삼성전자가 2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갤럭시 언팩 2026'을 열고 '갤럭시S26' 시리즈를 공개했다. 2026.2.25 © 뉴스1 이기범 기자
n만 화소 카메라, nGB 메모리, n나노 공정 프로세서.
숫자로 압도하는 '스펙'은 삼성 갤럭시폰의 자랑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기조는 변했다. '스펙 나열'은 사라졌다. '갤럭시S26' 시리즈가 소개된 '갤럭시 언팩 2026'에서 이는 더욱 뚜렷했다.
스펙 나열의 빈자리는 '인공지능'(AI)이 대신했다. 언팩의 시작을 알린노태문 삼성전자(005930)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사장)은 '갤럭시S26' 시리즈를 '에이전틱 AI 스마트폰'으로 소개했다. 사용자의 습관을 학습하고,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AI폰'을 추구했다는 얘기다.
이번 언팩 클로징 무대에 오른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사장)는 스펙 대신 '모두를 위한 AI'(AI for everyone)라는 '갤럭시 AI'의 비전을 열거했다.
'스펙 자랑'은 뒷전으로 밀렸다. AI를 뒷받침하는 '요소'로서 프로세서 성능이 짧게 소개될 뿐이다. 그마저도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AI 연산 처리를 위해 설계된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이 강조됐다. 역대 '울트라' 모델 중 최초로 7㎜대로 진입한 얇은 두께도 '무대 뒤편'으로 밀려났다. 일반 모델과 플러스 모델의 소개는 스펙 장표 한 장으로 대체됐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혁신이라고 하면 주로 하드웨어 스펙이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했다."
갤럭시S 시리즈와 갤럭시 폴드 등 대부분의 삼성 스마트폰 개발에 참여해 온 문성훈 삼성전자 MX사업부 하드웨어 담당(부사장)의 말이다. 언팩이 끝난 뒤 현지에서 언론 브리핑을 진행한 문 부사장은 갤럭시S26 시리즈를 "최고의 삼성 AI 경험"을 전달해 줄 스마트폰이라고 설명했다.
스펙 경쟁은 끝났다. 무대 위에서 경쟁사의 멱살을 잡고 스펙을 비교하며 수치를 줄줄 외는 건 중국계 스마트폰 제조사뿐이다. 이제 스마트폰은 AI를 담는 그릇(플랫폼)으로서 기능한다. 얼마나 AI 경험을 잘 전달하는 지를 경쟁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관건은 AI 경험이 얼마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지다. 노태문 사장은 "모바일 사용자 81%는 AI 사용이 가치 있다고 봤지만, 동시에 85%는 활용이 어렵다는 우려를 나타냈다"며 자체 조사 결과를 전했다. 이제 이 85%의 AI 경험을 채워주는 업체가 미래 스마트폰 시장의 룰을 바꿀 터다.
이기범 뉴스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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