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LG유플러스 신규영업 정지, 유심 대란 여부 보고 결정"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3월 22일, 오후 06:48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LG유플러스(032640)의 가입자 식별번호(IMSI) 체계가 허술하다는 논란이 확산하면서 정부가 유심 대란이 발생할 경우 한시적 신규영업 정지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최우혁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지난 20일 김장겸 의원실 대면보고에서 “SKT 전례가 있기 때문에 LG유플러스로부터 구체적인 계획을 보고 받고, 전례를 참고해서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SK텔레콤 유심 교체 과정에서 신규가입 중지 권고가 내려졌던 사례를 LG유플러스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5년 묵은 전화번호 기반 IMSI 논란

논란의 핵심은 LG유플러스가 LTE 상용화 이후 최근까지도 전화번호 기반 IMSI 부여 체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이다.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에게 제출된 보고서에는 이 같은 구조로 인해 가짜 기지국 장비를 활용한 가입자 동선 추적 가능성이 지적됐다. 보고서는 고객 프라이버시 침해 위험이 과도하게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유심 교체 필요성을 언급했다.

LG유플러스는 김장겸 의원실 보고에서 2011년부터 지난해 6월 이전까지 관련 문제를 인식하거나 개선 움직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공식적인 회의나 관련된 움직임은 없었다”고 답했다. 사실상 15년 가까이 별다른 내부 문제 제기 없이 운영해왔다는 의미다.

◇정부 인지도 늦었다…“2월 회의서 인지”

정부의 문제 인식도 늦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 실장은 같은 보고에서 “2월경 최민희 의원실 회의 과정에서 인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SK텔레콤과 KT 해킹 사태 당시에도 LG유플러스 점검은 있었지만, IMSI 체계나 전화번호 연계 가능성은 살피지 않았고 백도어 등 해킹 문제 중심으로 점검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위법성 여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최 실장은 “법에 규정이 없기 때문에 위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번호 부여 방식은 사업자 자율 영역”이라고 말했다. 위법 판단과 별개로 이용자 프라이버시 보호 측면에서의 리스크는 적지 않다는 게 정부 안팎의 시각이다.

LG유플러스가 통신 주민등록번호 가입자식별번호(IMSI) 설계 허점이 발견돼 1100만 가입자 대상으로 유심 교체를 하기로 결정한 지난 17일 서울 한 LG유플러스 대리점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LGU+는 OTA 병행 거론…정부는 “전면 교체”

대책을 두고도 정부와 LG유플러스의 설명은 온도 차가 난다. 최 실장은 “모든 기기의 유심을 교체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지만, LG유플러스는 일부 단말은 유심 교체 외에 OTA(통신망 자동 업데이트) 방식으로도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보안 업계에서는 대규모 OTA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더라도 실제 상용망에서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별개 문제라고 본다. 가입자 데이터베이스 연동, 번호이동 처리, 타 통신사 연계 등 코어망 전반의 정합성을 함께 맞춰야 해서다. 한 보안 전문가는 “유럽통신사 보다폰이 200만명 규모로 진행한 사례 정도만 있을 뿐, 이 정도 규모의 OTA는 해외에서도 드문 편”이라며 “서버를 추가하는 것보다 전체 시스템이 매끄럽게 작동하도록 만드는 일이 훨씬 어렵다”고 말했다.

서버 지연이나 데이터 누락이 발생하면 일부 가입자만 업데이트가 반영되는 혼선이 생길 수 있고, 업데이트 도중 유심 교체나 전원 종료 같은 변수가 겹치면 통화 불능이나 서비스 장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
◇정치권 “신규 가입자 이중 교체 막아야”

정치권은 신규 가입자의 ‘이중 교체’ 가능성을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LG유플러스가 전화번호 기반 IMSI 체계를 장기간 유지해온 점이 국민 불안을 키웠다”며 “4월 13일 이후 신규 가입자까지 다시 유심을 교체해야 하는 이중 불편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과기정통부가 유심 교체 안정화 때까지 신규 가입 제한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지난해 문제를 인지하고도 이용자 고지가 없었다는 걸 문제 삼으면서 4월 13일까지 신규 가입자 영업 정지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1100만 가입자 넘어 알뜰폰까지 영향권

한편 이번 사태에 따른 LG유플러스 유심 교체 규모는 상당할 전망이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LG유플러스 가입자 약 1100만명에 세컨드 디바이스 150만대, 알뜰폰 400만~500만 회선까지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LG유플러스로부터 유심 확보 물량과 교체 일정, 유통망 운영 계획 등 구체적인 로드맵을 보고받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가 얼마나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유심 교체 계획을 내놓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유심 확보 물량과 교체 속도, 알뜰폰·세컨드 디바이스 대응, OTA 적용 범위와 안정성까지 명확히 제시되지 않으면 과기정통부가 단순 점검을 넘어 신규영업 제한 같은 조치를 검토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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