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제주 스페이스닷원 전경(사진=카카오)
그러나 실적 잔치에도 불구하고 질의응답 순서에 나선 한 주주는 “코스피가 5000포인트를 넘보고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다는 말이 나오는데, 카카오 투자자의 96%는 손실 중이라는 집계가 있다”며 “카카오 주가는 대체 언제 12만원을 회복하느냐”고 지적했다. 카카오 주가는 2021년 6월 24일 장중 17만300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약 70% 하락한 4~5만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지속적인 주가 부진으로 심려를 안겨드려 대표이사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주주들의 답답함과 엄중한 질책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주가 회복을 위한 핵심 카드로 ‘에이전틱 AI’를 제시했다. 그는 “카카오톡과 AI로 정의된 핵심 사업의 성장 전략을 속도감 있게 실행하겠다”며 “전 국민이 매일 접할 수 있는 차별화된 AI 생태계를 구현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해 시장의 재평가를 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또 정 대표는 책임경영 자세도 강조했다. 그는 “경영진의 보상은 철저히 기업 가치의 제고와 연동되어 있다”며 “저 역시도 회사의 펀더멘털을 확신하면서 자사주 매수를 이어가고 있는데 임기 동안 이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또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국면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 부진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론도 제기됐다. 한 주주가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에 책임을 지고 경영진이 임금을 반납할 계획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신종환 CFO는 “현재로서는 임금 반납 등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대신 CEO와 CFO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와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고, 매출의 성장 잠재력을 증명하는 데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설명했다.
◇“기술보다 사용자 정서 헤아릴 것”...상반기 중 ‘카나나 연구소’ 설립
아울러 작년 카카오톡 친구탭 개편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카카오는 작년 9월 카카오톡 친구목록을 SNS형 피드로 바꾸는 대대적 변경을 단행했고, 이후 이용자 불만으로 2025년 12월 16일부터 순차적으로 ‘목록형’으로 복원·조정했다.
정 대표는 “지속 성장을 위해 ‘빅뱅’이라 불리는 내부 프로젝트는 중요한 시도였지만, 국민 메신저로서 사용자들이 느끼는 민감도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느낀 목소리를 겸허히 수용해 나가며, 향후에는 기술을 앞세우기보다 사용자의 수고로움을 줄이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카카오의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이용자로부터 직접 피드백을 받는 프로세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중 AI 관련 신규 기능을 정식 론칭하기 전, 카카오톡 내에서 이용자들이 미리 서비스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카나나 연구소’를 설립할 예정이다. 서베이 형식을 통해 이용자들의 실질적인 반응을 살피고, 선호도가 낮거나 원치 않는 기능은 과감히 제외할 계획으로, 사용자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반영해 카카오톡 생태계에 최적화된 에이전틱 AI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정 대표는 “단기적인 실적 개선을 넘어 주주와 사용자가 기대하는 성장의 잠재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사진=카카오)
카카오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정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포함한 주요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정신아 대표는 2년 임기의 두 번째 경영 체제를 본격 가동하게 됐다.
카카오 이사회는 정 대표가 그간 CA협의체 의장을 역임하며 그룹의 내실을 다지고 역대 최대 매출을 견인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AI 중심의 사업 재편을 이끌 최적임자라는 점이 이번 재선임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카카오는 이날 주총에서 정관 사업 목적에 ‘인공지능 개발 및 이용업’을 공식 추가했다.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를 넘어, AI를 모든 서비스의 엔진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공식화한 것이다.
정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카카오톡을 단순한 대화 소프트웨어를 넘어선 ‘새로운 플랫폼’으로 정의했다. 정 대표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서비스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AI가 그 흐름을 이해하고 돕는 구조를 만들겠다”며 기술보다는 사용자의 편의와 풍요로운 삶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실제로 카카오톡의 일평균 체류 시간은 팬데믹 이후 작년 하반기부터 반등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초기 단계인 AI 서비스가 이러한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대표는 “기존에 약속드린 카카오톡 체류 시간 20% 확대 목표는 충분히 가시권에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카카오는 작년 역대 최대 실적 성과를 바탕으로 카카오는 적극적인 주주 환원에 나선다. 우선 2025년 회계연도 배당금 총액을 전년 대비 10% 확대한다. 이어 보유 중인 자사주의 절반 이상을 소각하여 주당 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다. 배당 가능 이익을 늘리기 위해 주식발행초과금 2000억원을 감액하기로 의결했다.
카카오는 올해 연간 연결 매출 10% 이상의 성장과 영업이익률 10%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설정했다. 정 대표는 “올해는 카카오 그룹이 성장주에 걸맞은 성장률을 보여드리기 위해 전략적 기조를 전환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임기 동안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해 카카오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주주총회를 온라인으로 실시간 생중계하며 주주 소통을 강화했다.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주주들도 홈페이지를 통해 의사결정 과정을 지켜봤으며, 사전에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