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대규모 인적 쇄신이 먼저 눈에 띄지만, 이번 개편의 핵심은 미디어와 지원 조직을 슬림화하는 대신 보안과 현장, 네트워크, AX(AI전환) 조직을 강화하는 데 있다. 박윤영 대표가 내건 ‘단단한 본질’ 회복 기조가 조직 개편 전반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윤영 KT 신임 대표. 사진=KT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B2C 축이다. 기존에는 커스터머 부문과 미디어부문이 별도로 운영됐지만, 개편 후에는 커스터머 부문으로 통합된다. 미디어 전략과 사업, 기술 기능은 커스터머 안으로 흡수돼 고객 전략·영업·서비스와 함께 운영된다. 미디어를 독립 축으로 키우기보다 통신과 고객 경험 중심으로 다시 묶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현석 커스터머부문장과 김채희 미디어부문장은 용퇴를 하고, 박현진 신임 커스터머부문장이 사내이사로서 새롭게임명됐다.
반면 보안은 대폭 강화됐다. 기존에는 정보보안 기능과 네트워크 산하 보안운용 기능이 분산돼 있었지만, 개편 후에는 정보보안실을 중심으로 정보보안기획그룹, 정보보안운용그룹, 개인정보보호그룹을 묶는 전사 통합 체계로 재편된다. IT와 네트워크에 흩어져 있던 보안 기능을 한데 모아 CISO 중심의 보안 거버넌스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박윤영 신임 대표는 보안 강화를 위해 금융결제원에서 CISO, CPO, CIO를 거친 이상운 전무(정보보안실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AX 강화...CTO와 CIO의 분리
AX와 기술 조직도 다시 짰다. 그동안 전략·사업컨설팅, 엔터프라이즈, 기술혁신부문 등에 분산돼 있던 AX 기능은 별도 ‘AX사업부문’으로 통합된다. 전략 수립부터 사업, 엔지니어링, 제안·이행, 기술 개발까지 하나의 책임 체계 아래 두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삼정KPMG 컨설팅부문장(제조/서비스/금융) 출신의 박상원 전무(AX사업부문장)를 영입했다.
동시에 AI 연구개발 조직은 ‘AX미래기술원’으로 재편하고, IT 개발·운영 기능은 따로 떼어 IT부문으로 분리했다. AI 연구와 전사 IT 운영의 역할을 구분해 전문성과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 과정에서 김영섭 전 대표가 영입했던 오승필 기술혁신부문장과 정우진 컨설팅부문장도 퇴사했다.
KT에 따르면 IT부문장(CIO)에는 옥경화 전무가 승진임명됐고, AX미래기술원장(CTO)은 조만간 영입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장 조직 개편도 강도가 높다. 기존 7개 광역본부 체제는 4개 권역으로 축소되고, B2C·B2B·네트워크 조직은 각 사업부문 직속으로 편입된다. 본사와 현장 사이 단계를 줄여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직접영업 조직인 토탈영업센터도 폐지된다. 관련 인력은 고객서비스 지원과 정보보안 점검 등 현장 인력이 부족한 분야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전무급 자리였던 7개 광역본부장은 사라지고 상무급이 맡게 됐다.
◇개인, 기업, 네트워크 등 부문장급 전부 물갈이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특징은 ‘물갈이’ 수준의 인적 쇄신이다. KT는 임원급 조직을 약 30%, 약 30여명 축소하고 CEO 직속 부서장도 전면 교체했다.
내부에서는 박현진 커스터머 부문장, 김봉균 엔터프라이즈 부문장, 김영인 네트워크부문장, 옥경화 IT부문장 등을 전면에 배치했다.
외부에서는 송규종 법무실장, 이상운 정보보안실장, 박상원 AX사업부문장 등을 영입해 법무·보안·AX 역량을 보강했다. 단순히 자리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핵심 분야에 전문성을 다시 채워 넣는 방식이다.
특히 이번 개편은 김영섭 전 대표 시절 대거 영입됐던 외부 인재들이 대부분 퇴장 수순을 밟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 당시 영입됐던 각 부문장과 본부장, 전략·인사·재무·법무·브랜드·대외협력 라인의 상당수가 교체되거나 조직개편 과정에서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박윤영 체제가 사실상 새로운 진용을 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현석 커스터머부문장, 안창용 엔터프라이즈부문장,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 배순민 AI퓨처랩장, 정우진 전사컨설팅부문장, 강성권 클라우드 리드 본부장, 김채희 미디어 부문장, 박효일 전략실장, 장민 재무실장, 추의정 감사실장, 이용복 법무실장 등이 자리를 떠났다. 허태원 준법지원실장 정도를 제외하면 전부 교체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외부 수혈 중심이었던 전임 체제와 달리 이번 인사는 내부 승진과 선별적 외부 영입을 병행한 것이 특징이다.
박윤영 대표 체제의 첫 조직 수술은 외형 확대보다 통신 본업 경쟁력과 고객 신뢰 회복, AI 전환의 실행력 강화에 무게를 둔 개편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