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양방향 의료데이터 중계플랫폼 등 독보적 기술 보유 [레몬헬스케어 대해부②]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4월 03일, 오전 08:21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레몬헬스케어는 스스로를 시스템통합(SI) 회사가 아닌 레몬 데이터 브릿지(LDB) 실시간 양방향 의료데이터 중계 플랫폼 기술 기업이라고 정의한다. 이 선언의 진의를 이해하려면 먼저 의료데이터가 왜 그토록 다루기 어려운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레몬헬스케어 기술 개요 (자료=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왜 의료데이터는 특수한가

병원마다 전자의무기록(EMR),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의 데이터 구조와 코드 체계가 모두 제각각으로 알려졌다. 공통 표준이 없고 의료정보시스템은 애초에 폐쇄형 구조로 설계됐다. 외부 서비스가 의료데이터에 접근하려면 병원마다 개별 분석과 연동 개발을 반복해야 한다. 그 비용과 시간은 웬만한 기업이 감당하기 어렵다.

이것이 바로 대부분의 의료 정보기술(IT) 서비스들이 예약·결제·알림 같은 표면적 기능에 머물러 온 이유다. 레몬헬스케어는 창업 첫날부터 이 장벽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길을 택했다. 레몬헬스케어의 기술적 핵심으로 LDB(Lemon Data Bridge), 즉 의료데이터 실시간 양방향 중계 플랫폼이 꼽힌다.

LDB는 세 가지 핵심 기술의 결합으로 완성된다. 먼저 레몬 프라이빗(Private API)는 서비스 용도별로 API를 표준 규격으로 설계하고 요청·응답 데이터를 'JSON' 표준 형식으로 정형화·정합성 검증·자동 변환하는 기술이다. 병원마다 다른 데이터 구조를 표준 규격으로 재정의해 상호운용성과 재사용성을 확보한다.

QAB(Query Agent Box)는 병원 내부에 직접 설치되는 표준 연동 모듈이다. 폐쇄형 의료정보시스템과 망 분리 네트워크 환경에서도 의료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안전하게 외부 플랫폼으로 중계할 수 있도록 한다. 병원 내부 시스템을 건드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 다음으로 'F-Flow'는 의료데이터의 흐름 전체를 관제하고 운영하는 통합 플랫폼 운영 구조로 짜여 있다.

세 기술은 병원 스마트 서비스(LDB-H)와 전자문서·증명(LDB-E), 데이터 중계(LDB-D) 3개 솔루션 라인업으로 구현된다. 공통 아키텍처 기반이기 때문에 신규 병원이 추가될 때 추가 개발이 필요하지 않다. 계정 확장 방식으로 즉시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것이 SaaS 구조의 핵심이다.

레몬헬스케어의 기술적 해자는 특허 숫자가 아니라 130개 병원과 10년 가까이 쌓아온 연동 운영 경험의 복합체에 있다. 각 병원의 HIS 개별 특성, 예외 케이스, 데이터 패턴을 모두 체득한 이 경험은 단기간에 복제할 수 없다.

레몬헬스케어는 국내 약 30건, 해외 약 10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핵심 특허군은 △다수 병원 및 컨소시엄 서버 동시다발 연동 클라우드 기반 API 스펙 관리 방법 △이기종 시스템 API 자동 규격화 방법 △보험사-의료기관 실시간 API 스펙 관리 방법 등이 꼽힌다. 미국·중국·일본·유럽에도 특허 등록을 완료한 상태로 글로벌 시장 진출 시 기술 보호 장벽으로 기능한다.

보안도 최고 수준으로 유지된다. 전체 인프라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공인 보안 기술과 금융존 내 최상위 단계의 보안 표준하에 운영된다. 의료데이터를 다루는 병원이 외부 플랫폼 연동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인 '보안 불신'을 정면으로 해소한다.

레몬헬스케어 청구의 신 서비스 개요 (자료=레몬헬스케어)




◇레몬헬스케어는 SI인가, SaaS인가

레몬헬스케어 IPO의 최대 쟁점 중 하나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으로 볼 수 있는지가 꼽힌다. 지난해 매출 기준 구축형(SI) 매출 비중이 약 70%, 구독·수수료 기반의 반복 매출이 약 30% 수준으로 파악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SI 비중이 높다는 이유로 SaaS 밸류에이션 적용을 회의적으로 보기도 한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명확한 논리로 반박한다. 홍병진 레몬헬스케어 대표는 "SI는 수익모델이 아니라 시장 진입 방식(Go-to-Market 전략)"이라며 "레몬헬스케어는 SI를 통해 SaaS를 심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실제 회사의 시스템 구축 이후 제증명 발급, 의무기록 사본, 전자문서 인증, 모바일 의료영상 발급 등 월 구독형 서비스가 지속 추가되는 구조다. 반복 매출 비중 전환 로드맵은 △올해 40% △2027년 50% △2028년 60%로 설계돼 있다.

병원의 SaaS 전환은 세 단계 전략으로 진행된다. 먼저 보험 청구 시간 단축, 수기·팩스 업무 제거, 민원 리스크 감소 등 정량화 가능한 업무 절감 효과를 제시한다. 다음으로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사용 빈도 높은 기능부터 구독 전환하는 단계적 소프트 마이그레이션을 적용한다. 마지막으로 의료 마이데이터 전송요구권 등 규제 환경 변화에 별도 개발 없이 구독 추가만으로 즉시 대응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병원에 전달한다.



◇AI 로드맵, 데이터 유통 인프라 기업으로

레몬헬스케어의 AI 전략은 경쟁적이지 않다. 홍 대표는 "우리는 AI 기술 자체를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의료 AI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데이터 유통·거래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즉 LDB를 통해 분산된 130개 병원을 AI 학습용 데이터 생태계로 초연결하고, 표준 규격화된 의료데이터를 AI 기업들에 안정 공급하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청구의 신 앱 기반으로 환자 동의를 거쳐 확보한 의료데이터는 이미 약 1억2000만건에 달한다.

기술 경쟁력의 본질은 '세상에 없는 기술'이 아닌 '단기간 복제 불가능한 운영 경험의 복합체'다. 그는 "10년간 130개 병원과 함께 쌓아올린 이 경험의 장벽은 자금력으로도 쉽게 넘을 수 없는 진입장벽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이것이 대기업과도 경쟁할 수 있게 하는 근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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