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 조영영상 기반 기능평가 소프트웨어 'MPFFR'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으로부터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 기술로 선정되면서 병원이 환자에게 비급여로 검사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메디픽셀이 2017년 창업 이후 9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얻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이는 단순한 인허가가 아니라 의료기관이 이 제품을 구매할 이유가 생겼다는 뜻이다. 뷰노(338220)의 딥카스가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 진입 이후 매출이 5배 이상 급등하며 연매출 10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한 전례가 있는 만큼 매출 증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는 한국디지털헬스케어산업협회·한국바이오협회의 공동기획 시리즈인 헬스케어 아기유니콘의 일환으로 송교석 메디픽셀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송교석 메디픽셀 대표가 서울 강남 메디픽셀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AI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 받은 메디픽셀...매출 급등 가능성 살펴보니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 제도는 혁신 의료기기 기업에게 사실상 패스트트랙으로 여겨진다. 정식 신의료기술 평가를 받기 전이라도 임상 현장에서 한시적으로 비급여 청구가 가능해진다. 매출 상한선 제한 없이 병원과 협의해 수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으로 꼽힌다.
송교석 대표는 "보험이 적용돼야 병원에서 진입 장벽이 낮아진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위해 사력을 다해왔다"며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 선정이 매출 측면에서 분명히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뷰노의 딥카스 사례를 보면 그 파급력이 명확하다. 제도 수혜 이전인 2021년 뷰노 전체 매출은 22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2023년 매출이 133억원으로 급증했다. 2024년에는 매출 258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95% 증가했다. 딥카스 단일 제품이 성장을 주도했다.
메디픽셀 MPFFR도 같은 경로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심혈관 분야는 전 세계 사망 원인 1위 질환 관련 분야로 보험 재정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AI의료기기 약 1000개 중 보험(CPT 코드)을 받은 제품이 10개 남짓인데 그 중 절반이 심혈관 관련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는 "일반적인 다른 AI 의료기기 수가보다는 좀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몇만원대에서 몇십만원대까지 될 수 있는 사례들이 이미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산화단층촬영(CT) 기반 심혈관 AI인 하트플로우는 검사 1건당 약 1017달러(약 150만원)를 받으며 지난해 23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이 2023년 1100억원, 2024년 1600억원에서 매년 40% 이상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송 대표는 "이 성장의 핵심 동력이 바로 보험 CPT코드"라고 설명했다.
메디픽셀은 올해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시장 저변이 확대되면 내년쯤에는 유의미한 숫자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손익분기점(BEP) 달성은 2029년을 목표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메디픽셀은 임상 근거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메디픽셀은 국내 다기관 협력 기반으로 22개 병원, 2100명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무작위 대조시험에 착수했다. 상당수는 상급 종합병원들로 구성됐다. 이 임상은 3년간 진행된다. 기존 침습적 FFR 와이어 방식과의 성능 동등성, 환자 예후(아웃컴) 동등성 두 가지를 검증한다.
송 대표는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를 먼저 받은 기업들이 이제 3년이 지나 정식 평가를 받아야 하는 시점이 오고 있다"며 "그 문턱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이 정도 규모의 RCT를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비급여 청구를 넘어 정식 건강보험 급여 등재까지 내다본 포석이다.
메디픽셀의 관상동맥 조영영상 기반 기능평가 AI 솔루션 MPFFR 구동 모습 (사진=메디픽셀)
◇글로벌 경쟁사 캐스웍스와 차별점 뚜렷...해외 시장도 눈독
침습적 FFR을 소프트웨어로 대체하는 시장에는 메디픽셀 외에도 여러 경쟁자가 있다. 메디스 메디컬의 'QFR', 파이 메디컬의 'vFFR', 펄스 메디컬의 'μFFR' 그리고 최근 글로벌 의료기기 공룡 메드트로닉에 인수된 캐스웍스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캐스웍스는 메드트로닉이 약 8000억원 규모에 인수하며 업계 주목을 받았다. 하드웨어 기반 장비로 시술실에 직접 배치되는 방식이다.
메디픽셀 차별화의 핵심은 자동화와 속도 두 가지로 요약된다. 그는 "심혈관을 다루는 시술실은 전쟁터 같은 공간"이라며 "의사들이 이것저것 누를 시간이 없다. 순식간에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쟁 제품들은 결과가 나오는 데 수분이 소요된다. 반면 MPFFR은 7초 만에 분석 결과를 내놓는다. 송 대표는 "실제 MPFFR를 사용하는 의료진들은 "기존 제품은 불편해서 못 썼는데 메디픽셀 건 훨씬 수월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기반이라는 점도 경쟁 무기로 여겨진다. 공간 제약이 없고 하나의 서버로 여러 시술실에 동시 연결할 수 있다. 필립스·지멘스·캐논 등 글로벌 영상 장비 회사와의 임베디드 파트너십도 쉽다. 그는 “다수의 심혈관 조영실을 갖춘 대형 병원 환경에서는 단일 장비로 여러 검사실을 연결할 수 있어 비용 및 운영 효율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심혈관 FFR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동종 경쟁 기업은 아직 없다. 즉 메디픽셀이 국내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송 대표는 "저희가 알기로는 아직 국내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메디픽셀은 해외 시장도 진출도 추진한다. 메디픽셀은 미국 시장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메디픽셀은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다. 하지만 보험 없이 병원 진입 장벽이 너무 높다는 현실을 이미 경험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메디픽셀은 미국 현지 파트너사와 공동 개발 계약도 추진하고 있다. 송 대표는 "단순 유통이 아닌 공동 개발 방식"으로 "그들의 보험 취득 노하우와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CPT 코드까지 받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메디픽셀은 일본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네덜란드 메디스 메디컬의 QFR이 일본에서 약 70만원대 수가를 이미 받고 있다. 유사 기술로 인정받을 경우 메디픽셀도 동등한 수가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일본 내 허가 절차가 현재 진행하고 있다.
장기 비전은 단순 진단 보조를 넘는다. 메디픽셀은 '시술 전 진단→플래닝→시술→검증'에 이르는 중재시술 전 주기에 AI가 관여하는 컨티뉴어스 인텔리전스(Continuous Intelligence)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현재 보유한 MPXA(형태적 진단)와 MPFFR(기능적 진단)을 통합해, 어떤 스탠트를 어디에 넣어야 하는지부터 시술 후 결과 검증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AI가 지속적으로 안내한다.
그는 "결국 우리나라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미국 CPT 코드를 받지 않으면 천억 원대 매출은 불가능하다"며 "루닛이 볼파라를 레버리지해 미국 시장에 안착했듯 메디픽셀도 최적의 파트너십으로 반드시 그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