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확률 95%?…결함 열 차폐막 달고 귀환하는 아르테미스 2호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4월 10일, 오후 04:22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달 탐사를 마치고 귀환 중인 미국 나사(NASA)의 아르테미스 II(2호) 우주선이 결함이 확인된 열 차폐막(heat shield)에 의존해 대기권 재진입에 나선다. 일부 전문가들은 “5% 확률의 재난”을 경고하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아르테미스 II(2호)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아르테미스 2호는 시속 약 2만4000마일(약 3만8600킬로미터)의 속도로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게 된다. 우주인 4명이 탑승한 오리온(Orion) 캡슐은 현지시간 10일 오후 8시 7분(한국시간 11일 오전 9시 7분) 미국 샌디에이고 연안 해상에 착수(바다에 도착)할 예정이다. 달 왕복 10일 여정의 마지막 순간이다.

◇“아무 일도 없기를 기도할 수밖에”

전직 NASA 우주인이자 열 차폐막 전문가인 찰리 카마르다 박사는 아르테미스 2호를 처음부터 발사해서는 안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무 일도 없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마르다 박사는 우주인들이 안전하게 귀환할 확률을 95%로 추정하면서 “재난 발생 확률이 5%”라고 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산출한 민간 항공기 사고 사망 확률(약 900만분의 1)과는 비교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열 차폐막은 대기권 재진입 시 수천 도에 달하는 마찰열에서 우주선과 탑승자를 보호하는 핵심 장치다. 이것이 실패하면 내부 금속 구조물이 녹아 우주선이 공중분해된다. 비상 탈출 수단도, 백업도 없다.

이번 임무에 사용된 열 차폐막 소재는 ‘애브코트(Avcoat)’로, 50여년 전 아폴로 프로그램에서도 쓰인 물질이다. 설계상 재진입 열을 흡수하며 서서히 소각되는 방식으로 캡슐을 보호한다.

◇아르테미스 1호에서 발견된 결함, 그대로 비행

해당 결함은 2022년 아르테미스 I(1호) 무인 비행에서 발견됐다. 당시 오리온 캡슐은 재진입에서 살아남았지만, 바다에서 인양된 후 열 차폐막에서 예상치 못한 구멍이 확인됐다. 상당한 크기의 조각들이 떨어져 나간 흔적이었다.

수년간의 조사 결과, 열 차폐막 내부에 가스가 축적되어 균열이 생기고 애브코트 조각이 갑작스럽게 이탈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 사진은 NASA 감찰관의 독립 보고서가 나온 2024년 5월에야 공개됐다.

향후 임무용으로는 애브코트 배합을 구멍이 많은 다공성 구조로 개선했다. 문제는 아르테미스 2호의 열 차폐막이 이미 오리온 캡슐에 부착된 상태였다는 점이다. 교체하면 발사가 크게 지연되는 상황에서 NASA는 열 차폐막 교체 대신 더 짧은 재진입 경로를 선택했다. 고온 노출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지난해 12월 NASA를 퇴직한 열 차폐막 엔지니어 댄 라스키는 이 결정을 “신중하지 않다, 사실상 무모하다”고 비판했다. “타이어 조각이 떨어져 나가고 있는데 그냥 고속도로를 달리겠느냐”는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II(2호) 승무원인 크리스티나 코크(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미션 스페셜리스트, 제레미 핸슨 미션 스페셜리스트, 리드 와이즈먼 사령관, 빅터 글로버 조종사가 지난 7일(현지시간) 달 뒷면 비행을 마친 뒤 귀환하는 길에 우주선 내부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NASA “충분한 분석 거쳐”…검토단도 ‘조건부 동의’

NASA는 충분한 안전 여유가 확보됐다는 입장이다. 재러드 아이삭먼 NASA 국장은 “광범위한 분석과 시험을 통해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밝혔다.

NASA의 요청으로 독립 기술 검토를 수행한 전직 우주인 대니 올리바스 박사도 결국 NASA의 판단을 지지했다. 그는 NASA의 시뮬레이션이 균열 발생 시 애브코트 블록 전체 층이 이탈하고, 그로 인해 생긴 공동(빈 공간)에서 가열이 가속화되는 최악의 연쇄 반응을 가정한 ‘보수적’ 조건에서도 충분한 열 차폐막이 생존한다는 결론을 냈다고 설명했다. 애브코트 블록 전체 이탈을 가정한 추가 분석에서도 탄소섬유·티타늄 구조물이 승무원 캐빈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올리바스 박사는 검토 과정에서 NASA 엔지니어들이 2003년 대기권 재진입 도중 공중분해된 컬럼비아호 사고를 끊임없이 의식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제가 의심하고 반박을 요구했을 때 오히려 감사해했다”고 말했다. 올리바스 박사는 아르테미스 2호 사령관 리드 와이즈먼에게 “NASA가 위험을 훌륭히 완화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반면 카마르다 박사는 이같은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NASA는 안전하다는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다. 챌린저, 컬럼비아 때와 같은 결함 있는 사고방식”이라는 입장이다. 올리바스 박사마저도 “이 소재의 특성상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며 완벽한 물리학적 모델이 없다는 점은 인정했다고 NYT는 전했다.

◇챌린저·컬럼비아호의 그림자

이번 논란은 NASA 역사상 최악의 두 사고를 떠올리게 한다. 1986년 챌린저호는 발사 73초 만에 공중분해됐고, 2003년 컬럼비아호도 대기권 재진입 도중 공중분해됐다. 두 사고 모두 이전 비행에서 경고 신호가 있었지만, 관리자들은 앞선 비행의 ‘무사 완료’에 안도하며 대응을 미뤘다.

아르테미스 2호의 핵심 물음도 “균열이 치명적인 속도로 확산될 수 있는가”로 같다. 극초음속 재진입 환경을 정밀하게 시뮬레이션하는 것은 최고 성능의 컴퓨터도 버겁게 만드는 작업이다. 애브코트 내 균열의 생성과 확산은 특히 예측이 어렵다.

카마르다 박사는 “발사 전에 임무를 멈추고 완전한 물리학적 분석 체계를 갖췄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제 세계의 시선은 아르테미스 2호가 귀환할 태평양 착수 지점을 향하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타이터스빌에서 한 남성이 NASA의 아르테미스 II(2호) 달 비행 임무에 투입된 차세대 달 탐사 로켓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과 오리온 유인 캡슐이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뒤 달을 배경으로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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