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바이두가 선택한 딥엑스…‘피지컬 AI 인프라’로 판 바꾼다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4월 14일, 오후 07:23

김녹원 딥엑스 대표가 14일 경기도 성남 판교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피지컬 AI 전략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딥엑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시스템 반도체 스타트업 딥엑스(DEEPX)가 단순 칩 설계를 넘어, 실물 세계와 AI를 연결하는 ‘피지컬 AI 인프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차세대 AI 반도체인 NPU(신경망처리장치)를 기반으로 로봇,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 지능을 탑재하는 ‘AI 두뇌 인프라’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14일 경기도 성남 판교 본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AI를 학습시키는 영역은 엔비디아가 주도하고 있지만, 이를 실제 세계에 적용하는 ‘피지컬 AI’ 시대에는 딥엑스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와 옴디아에 따르면 피지컬 AI 반도체 시장은 2030년 약 183조원(123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딥엑스 전략의 핵심은 NPU 칩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레고형 풀스택’ 인프라다. 고객이 환경에 맞게 블록처럼 조립하듯 AI 기능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김 대표는 “단순 칩 공급을 넘어 피지컬 AI 시대의 기술 기반 전체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이 목표”라고 밝혔다.



◇현대차·바이두 선택 ‘전성비’...피지컬 AI 시장의 실전 증명

딥엑스 기술은 로보틱스 분야에서 빠르게 상용화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과 협력해 온디바이스 AI ‘에지 브레인(Edge Brain)’을 개발 중이며, 배송 로봇 ‘달이(DAL-e)’와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에 NPU가 적용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전 세계 칩을 검토한 결과, 전력 대비 성능(전성비)에서 딥엑스가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알고리즘 이식 후 즉각적인 안정적 구동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향후 시각언어모델(VLM)까지 적용하는 차세대 로봇 개발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바이두는 딥엑스 NPU 도입을 확정하고 초도 물량 3만 장을 주문했다. 자체 테스트 결과, GPU 대비 성능은 2~3배 높고 전력 소모는 100분의 1, 가격은 20분의 1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딥엑스는 지난해 12월 2건에 불과했던 양산 계약을 올해 3월 기준 30건 이상으로 확대하며, 불과 3개월 만에 글로벌 공급망을 빠르게 확보했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가 14일 경기도 성남 판교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피지컬 AI 전략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딥엑스)


◇삼성 2나노 협력...글로벌 인프라 기업 ‘안착’

딥엑스는 전성비, 가격, 특허, 양산력, 생태계로 구성된 ‘5대 제권’을 확보해 피지컬 AI 시장 주도권을 노리고 있다.

원가 경쟁력도 두드러진다. 칩 다이(Die) 크기를 경쟁사 대비 4.3분의 1 수준으로 줄였고, 삼성전자 5나노 공정에서 수율 91%를 확보해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했다. 이미 글로벌 상위 1~3위 유통사와 계약도 완료했다.

특허 경쟁력 역시 강점이다. 포브스 집계 기준 미국 내 NPU 특허 등록 수 1위를 기록하며 기술 장벽을 구축했다.

향후 딥엑스는 삼성전자 2나노 공정을 활용한 차세대 칩 ‘DX-M2’를 2027년 양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손바닥 위의 챗GPT’ 수준의 고성능 온디바이스 AI 구현을 목표로 한다.

김 대표는 이를 전쟁의 ‘제공권’에 비유하며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는 치킨 게임이 벌어지더라도, 우리가 가장 저렴하게 공급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기에 피지컬 AI 시장의 최후 승자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녹원 대표 등 딥엑스 경영진이 14일 경기도 성남 판교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하고 있다. (사진=딥엑스)
◇IPO 추진…“피지컬 AI 글로벌 인프라 기업으로”

딥엑스는 IPO도 추진 중이다. 단순 자금 조달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내부 결속도 강하다. 임직원들이 회사가 이익을 내기 전까지 주식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정도로 성장에 대한 확신이 크다.

김녹원 대표는 “딥엑스는 기존 시장을 따라가는 기업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퍼스트 무버”라며 “대한민국 시스템 반도체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1위에 도전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