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창업, 혼자선 못 버틴다”…KAIST ‘공유 실험’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4월 15일, 오후 08:18

[대전=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개발 단계의 ‘데스밸리’보다 상용화 이후가 더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상장이나 투자 유치 이후가 진짜 시작입니다.”

공경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겸 엔젤로보틱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5일 대전 스타트업 파크 본부에서 열린 ‘2026 K-로보틱스 스타트업 컵’ 킥오프 행사에서 딥테크 창업의 현실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마다 공통적으로 필요한 기술을 각각 개발하는 방식은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며 “액추에이터나 데이터처럼 산업 전반에 공통으로 필요한 요소는 공유하고, 각 기업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경철 KAIST 교수가 15일 대전 스타트업 파크 본부에서 열린 ‘2026 K-로보틱스 스타트업 컵’ 킥오프 행사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신영빈 기자)
KAIST가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피지컬 인공지능(AI) 기반 로봇 창업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기술·데이터·인프라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초기 스타트업 사업화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KAIST는 이날 ‘2026 K-로보틱스 스타트업 컵’ 킥오프 행사를 열고 프로그램 운영에 돌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대전광역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KAIST홀딩스, 대전테크노파크,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가 공동 추진하는 사업으로, 로봇 분야 예비 창업자와 초기 기업 10개 팀을 선발했다.

프로그램은 과기정통부 ‘딥테크 스케일업 밸리 육성사업’ 일환으로, 연구개발(R&D)부터 사업화, 투자까지 이어지는 창업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선발된 팀은 약 두 달간 KAIST 연구진과의 기술 멘토링과 사업화 교육을 받으며, 최종 경진대회를 통해 투자자 및 산업 파트너와의 연계를 추진한다.

특히 로봇 구동기(액추에이터)와 데이터, 플랫폼을 공유하는 방식이 도입된 점이 특징이다. 초기 창업 기업이 핵심 부품이나 인프라를 자체 구축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KAIST는 연구진과 기업이 확보한 구동기 기술과 데이터, 개발 플랫폼을 일부 개방해 이러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창업팀이 기술 개발보다는 응용과 사업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공 교수는 커뮤니티 구축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피지컬 AI 분야 지식과 경험을 축적·공유하기 위한 플랫폼 ‘원파이(OnePhai)’를 소개하며 “창업 과정에서 나온 고민과 시행착오를 기록해 다음 창업자들에게 전달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연구자와 스타트업, 산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기술 개발과 사업화 경험이 지속적으로 확산되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KAIST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로봇 창업 생태계를 확장하고 피지컬 AI 기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기술 중심 창업이 실제 시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고도화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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