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에 들어온 AI…지멘스, ‘자율 제조’ 시대 제시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4월 15일, 오후 08:09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인공지능(AI)은 공장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숙련 작업자’처럼 움직인다. 설계 도면을 바탕으로 가공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만들고 생산 과정에서는 공구 상태를 분석해 속도와 조건을 스스로 조정한다. 실제 생산에 들어가기 전 가상 환경에서 전체 공정을 미리 점검하는 역할도 한다.

제조 현장 상황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제품 종류는 계속 늘어나고 개발 주기는 짧아지는데 이를 감당할 숙련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결국 제조 경쟁력은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하느냐’로 이동하고 있고, 그 중심에 AI가 자리 잡고 있다.

진형준 한국지멘스 차장이 13일 ‘심토스 2026’에서 지멘스 부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한국지멘스디지털인더스트리)
독일 엔지니어링 기업 지멘스는 13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공작기계 산업 전시회 ‘심토스 2026’에서 AI와 디지털 트윈, 에너지 관리까지 결합한 ‘자율 제조’ 전략을 선보였다. 설계부터 생산, 운영까지 전 과정을 데이터로 연결한다.

핵심 기술은 생성형 AI 기반 엔지니어링 도구인 ‘인더스트리얼 코파일럿’이다. 자연어로 명령하면 PLC 코드 생성이나 문서 작업, 화면 설계 등을 자동으로 처리해 반복 업무를 줄여준다. 여러 산업 특화 AI가 함께 작동하는 구조로 복잡한 자동화 작업까지 지원한다.

생산 현장에서는 실시간 데이터 기반 공정 최적화 기술이 적용된다. ‘ACM 스위트’는 가공 중 절삭 조건을 자동으로 조정해 작업 시간을 줄이고 공구 마모나 파손을 미리 감지해 공정 안정성을 높인다. 기존 프로그램을 바꾸지 않고도 적용할 수 있다.

지멘스 ‘심토스 2026’부스 전경 (사진=한국지멘스디지털인더스트리)
디지털 트윈 기술도 중요한 축이다. 실제 공작기계를 가상 공간에 그대로 구현해 설계와 시운전, 가공 과정을 미리 검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엔지니어링 시간을 약 30% 줄이고, 충돌이나 오류를 사전에 막는다. ‘런 마이버추얼 머신’을 활용하면 실제 장비와 거의 동일한 환경에서 가공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차세대 CNC 플랫폼 ‘시누메릭 원’과 업그레이드된 ‘시누메릭 828D’를 공개했다. 시누메릭 원은 디지털 트윈에 최적화된 CNC로, 소프트웨어 기반 개선을 통해 가공 시간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 828D 역시 처리 성능이 40% 이상 향상됐다.

지속가능성도 주요 메시지로 전했다. 지멘스는 에너지 관리와 사이버 보안을 제조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에너지 관리 솔루션 ‘컨트롤 이’는 설비 전력 사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비용 절감과 탄소 저감을 동시에 지원한다.

한국지멘스 관계자는 “AI를 단순한 실험 단계가 아니라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디지털 트윈과 산업용 AI를 통해 제조 전 과정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