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17계단 오른 ‘로이’…스카이런서 휴머노이드, 피지컬 AI 가능성 입증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4월 20일, 오후 01:44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롯데이노베이트(286940)가 휴머노이드 로봇 ‘로이(ROI)’를 ‘2026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런’에 투입하며 피지컬 AI 기술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단순 시연을 넘어 실제 환경에서 로봇의 이동·인지·제어 역량을 검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런’은 123층(555m), 총 2,917개 계단을 오르는 국내 최고 높이의 수직 마라톤 대회다. 2017년 시작된 이 행사는 지난 4월 19일 개최됐으며, 대회 역사상 휴머노이드 로봇이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이노베이트, ‘2026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런’서 휴머노이드 로봇 ‘로이’ 투입.
로이는 대회 하루 전인 4월 18일 공식 유니폼을 착용하고 실제 코스를 따라 계단 등반에 나섰다. 배터리 효율과 안전을 고려해 전체 구간이 아닌 일부 구간을 주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불규칙한 계단 환경에서도 균형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보행을 이어갔다.

휴머노이드의 계단 등반은 높은 수준의 균형 제어와 환경 인지가 요구되는 고난도 작업이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실제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반복 시뮬레이션과 강화학습을 수행하고, 계단 높이와 간격 등 다양한 변수를 반영해 로이의 동작을 최적화했다.

특히 로봇 관절의 위치·속도·토크 등 내부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활용하는 ‘고유 감각 정보(proprioceptive feedback)’ 기반 제어 기술이 핵심 역할을 했다. 이를 통해 로이는 상황에 맞는 다음 동작을 스스로 결정하며 안정적인 보행을 구현했다.

해당 기술은 물류·배송·보안 등 층간 이동이 필요한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하다. 향후에는 양손으로 물품을 운반하며 계단을 오르내리는 수준까지 발전해, 다층 건물 내 순찰·점검·배송 자동화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 현장 인력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로이는 대회 당일 현장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참가자들과 함께 스트레칭을 진행하고 출발 지점에서 응원 퍼포먼스를 선보였으며, 시상식에서는 시상품 전달과 기념 촬영에 나서며 현장과의 상호작용을 강화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이번 실증을 계기로 피지컬 AI 고도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다양한 제조사의 휴머노이드 하드웨어를 도입하고, 자체 개발 중인 VLA(Vision-Language-Action) 모델과 강화학습 기반 제어 기술을 결합해 범용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한 자사 AI 플랫폼 ‘아이멤버(iMember)’를 연계해 자연어 기반 명령만으로 로봇이 현실 환경을 인지하고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구조를 구현할 계획이다.

나아가 VLA, 강화학습 제어, 통합 AI 플랫폼, 실시간 관제 서비스를 결합한 ‘RaaS(Robot as a Service)’ 모델을 통해 유통·물류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에 맞춤형 로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피지컬 AI 생태계 확장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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