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협회 "카드사의 ‘티메프’ 환급 비용 전가···신용카드 제도 근간 흔들어"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4월 20일, 오후 02:13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전자지급결제협회(PG협회)가 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해 카드업계가 소비자 환급 비용을 PG사에 전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카드사의 책임 있는 역할 수행을 촉구했다.

PG협회는 20일 성명을 통해 “지급결제업계가 티메프 사태 당시 선제적 환불로 수천억 원대 손실을 감내했다”며 “카드업계는 최근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티메프 피해 소비자에 대한 카드사의 책임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상권 청구와 정산금 상계를 운운하며 부담을 다시 PG사에 전가하려는 등 책임 회피에만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메프와 티몬 셀러 대금 정산 지연 사태 당시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는 모습.(사진=이데일리DB)
협회는 또 “카드사는 그간 PLCC(특정 브랜드가 카드에 표기된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발급 등 제휴 할인, 무이자 할부 등을 통해 결제를 유도하며 신용카드사들만 수익을 극대화해 왔음에도 위기 상황에서는 스스로를 ‘단순 전달자’로 축소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소비자가 신용카드를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 결제 편의가 아니라 카드사가 제공하는 ‘신용 보강’과 ‘거래 안전성’에 대한 신뢰 때문”이라며 “이 신뢰에 수반되는 비용과 리스크를 PG사에 전가하는 것은 신용카드 제도의 근간을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정부가 2024년 9월 ‘PG사 미정산자금 100% 별도 관리 의무’를 도입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한 부분도 사례로 언급했다. 이는 사고 당시 제도가 플랫폼 리스크까지 PG사가 부담하도록 설계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협회는 “제도적 공백 속에서 발생한 초대형 플랫폼 사고의 책임을 사후적으로 특정 사업자에게 집중시키는 것은 정책적·규범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며 “결제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실패를 PG업계에 전가하는 것은 시장 원리를 왜곡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현재 구조가 지속될 경우 카드사가 사실상 위험을 외주화한 중개사업자로 전락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카드사는 소비자 보호의 최종 책임 주체로서 환급 비용을 직접 부담하고 PG사 대상 구상권 행사 철회할 것 △결제 참여자 간 수익 구조에 비례한 합리적 리스크 분담 체계 마련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일방적 정산 차감 중단을 요구했다.

협회 관계자는 “카드사는 거래를 확대할 때는 적극 시장을 주도하면서 거래가 붕괴된 이후에는 책임에서 후퇴하는 이중적 구조를 반복해 왔다”며 “신용을 기반으로 한 결제수단이라면 그 신뢰에 상응하는 책임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만약 카드사가 자신들의 고유 권한인 신용공여의 결과로 발생한 책임을 PG사에 전가하려 한다면 이는 스스로 신용카드업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리스크를 감당하는 주체에게 그에 걸맞은 라이선스와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시장 정의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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