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원 반데르발스 자성체가 여는 새로운 물리적 현상.(과기정통부 제공)
국내 연구진이 2차원 평면 상태에서도 자석의 성질을 발현하고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와 같은 내용이 물리학계에서 권위 있는 학술지에 게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박제근 서울대학교 연구팀이 '2차원 자성 발데르발스' 분야의 연구 성과와 향후 전망을 집대성한 논문을 미국물리학회(APS) 발행 학술지 '리뷰스 오브 모던 피직스'(RMP)에 22일 게재했다고 밝혔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자석은 부피를 가진 3차원 형태로, 원자가 입체적으로 쌓여있어 자기적 성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원자 한층 두께에 불과한 2차원 평면 상태에서도 자석의 성질을 발현하고 유지할 수 있는지는 물리학계의 오랜 난제였다.
1943년 노르웨이 물리학자 라르스 온사거가 이론적으로 가능성을 제시했으나, 전 세계 누구도 이를 실제로 증명하지 못하였다. 70여 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박제근 교수 연구팀이 실험으로 입증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지난 2016년, 삼황화린철(FePS3)을 박리해 영하 118도 이하에서 자성 원자층을 추출해 2차원 자성 반데르발스 물질을 구현함으로써, 온사거의 이론을 세계 최초로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박제근 교수는 이 실험을 통해 2차원 자성 반데르발스 연구 분야를 처음으로 개척하며, 지난 10여년간 이 분야의 연구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왔다.
이번 논문은 박제근 교수가 2010년부터 연구한 발자취를 총 88페이지 분량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2차원 스핀 해밀토니안의 실험적 구현부터 자기 엑시톤, 플로케 조작 등 새로운 양자 현상까지 총망라했다. 또한 미해결 과제와 유망 연구 방향을 선제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향후 전 세계 관련 학계의 표준 지침서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성과는 학술적 가치를 넘어 산업적 응용 가능성까지 제시하고 있다. 반데르발스 자성체 내 스핀 기반 양자 현상 제어 기술은 차세대 스핀트로닉스 및 양자소자 기술의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독보적인 연구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독일 막스플랑크 양자물질 국제협력센터(KOMQUEST)를 서울대에 유치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한편 이번 논문이 게재된 RMP는 물리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로서, 세계적 학자로 알려진 한국인 물리학자 고(故) 이휘소 교수가 학계에 이름을 알리게 된 것도 RMP에 게이지 이론(Gauge Theory) 관련 논문을 주저자로 게재한 것이 계기가 됐었다.
박 교수는 "2010년부터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척한 연구가 이제 매년 1000편 이상의 논문이 발표되고, 미국, 유럽, 중국 등 전 세계 주요 연구기관들이 경쟁하는 글로벌 핵심 분야로 성장했다"며 "이번 RMP 게재와 막스플랑크 양자물질 국제협력센터 유치를 발판 삼아 대한민국이 양자물질 및 차세대 스핀소자 분야의 세계적 허브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은 "기초연구는 눈에 보이는 성과를 당장 얻기 어려운 무한도전과 실패의 영역이지만, 연구의 과정과 결과는 상상하지 못한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분야를 발굴하고 심화시켜 나가는 리더급 연구자들이 기초과학의 패러다임을 주도할 수 있도록 안정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yjra@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