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일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 이사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학술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윤영 기자)
김 이사장은 “디지털자산은 그 자체가 대상 대상이 범죄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다른 범죄를 위한 결제, 은닉 자산의 이전, 그리고 현금화에 환전에 활용되는 주된 수단이기도 한다”며 “디지털자산이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런 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디지털자산 범죄의 흐름 변화도 짚었다. 그는 “과거에는 비트코인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이 전체 세탁 자산의 63%를 차지하고 있다”며 “범죄자금의 수취, 이동, 은닉, 환전 등 전 과정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범죄의 ‘산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이사장은 “자금세탁이 조직화되고 서비스화되는 추세가 뚜렷하다”며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탁 네트워크 조직 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구조를 고려할 때 범죄 대응은 자금 흐름을 중심으로 재설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디지털자산 범죄는 준비, 접근, 실행, 이동 및 난독화, 현금화의 5단계를 거치는데, 이 과정에 자금세탁이 필수적으로 포함된다”며 “범죄 대응 인프라는 자금세탁 과정에 집중해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금세탁 과정은 기존 가상자산 인프라의 특성이 악용되면서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믹싱(mixing) 기법을 비롯해 크로스체인 브릿지, 롤업 구조 등이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어렵게 만드는 데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파생상품 거래소를 통한 거래 역시 세탁 수단으로 이용되는 사례나 스테이블코인과 분할 거래 방식 등이 결합되는 등 자금세탁 수법은 점차 다양화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김 이사장은 제도적 대응을 ‘속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도 짚었다. 그는 “가상자산은 특성상 법원의 판단을 거쳐 집행하는 방식으로는 대응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며 “자금을 적시에 보존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금세탁 조직에 대한 직접 제재 필요성과 민관 공조의 중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자금세탁이 조직화·서비스화되고 있는 만큼 관련 조직을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간이 정보를 포착해도 민사 책임 우려로 적극적으로 제공하기 어려운 구조이기도 하다”며 “정보 공유에 대한 면책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해외 거래소와 탈중앙화금융(DeFi) 영역을 통한 자금 유출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했다. 김 이사장은 “비준수 해외 거래소를 통한 현금화가 이뤄지고 있고, 탈중앙화 거래소는 규제 적용이 어려운 영역”이라며 “국제 논의에 적극 참여해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