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CEO "AI, 신규 코드 75% 생성"…'에이전틱 제미나이' 선언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4월 22일, 오후 09:20

순다르 피차이 구글 및 알파벳 CEO (사진=AFP)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세계 최고 수준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보유한 구글이 자사 내부 신규 코드의 75%를 인공지능(AI)이 생성한다는 파격적인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는 단순히 업무를 돕는 보조 도구를 넘어, AI가 개발의 핵심 주도권을 쥐는 ‘에이전틱(Agentic) 시대’가 빅테크의 심장부에서부터 이미 현실화됐음을 시사한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연례 기술 콘퍼런스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6(Google Cloud Next 26)’에 맞춰 공개한 블로그 기고문을 통해 이 같은 비전을 발표했다. 피차이 CEO는 AI가 스스로 인지하고 추론하며 목표를 완수하는 ‘에이전틱 제미나이’를 비즈니스의 새로운 표준으로 정의했다.

◇“인간은 승인만”…구글 내부 개발 공정의 거대한 변화

기고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구글 내부 개발 문화의 변화다. 피차이 CEO는 “오늘날 구글 내부에서 생성되는 모든 새로운 코드의 75%가 AI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으며, 엔지니어는 이를 검토하고 승인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지난해 가을 50% 수준이었던 이 수치가 불과 몇 달 만에 급격히 상승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이러한 변화를 위해 자사 에이전틱 개발 플랫폼인 ‘안티그래비티(Antigravity)’ 등을 실무에 전면 도입했다. 그 결과 복잡한 코드 마이그레이션 작업에서 에이전트와 엔지니어의 협업이 인간 단독 작업보다 6배나 빠른 속도를 기록했다. 이는 개발자의 역할이 ‘직접적인 코드 기술’에서 ‘AI 에이전트가 생성한 결과물을 검증하고 조율하는 고차원적 관리’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지표다.

◇8세대 TPU와 ‘커스터머 제로’…실전에서 증명된 인프라 혁신

피차이 CEO는 에이전트 시대를 뒷받침할 하드웨어 혁신으로 8세대 맞춤형 텐서 프로세서 유닛(TPU)인 ‘TPU 8t’와 ‘TPU 8i’를 전격 공개했다. 학습 전용인 TPU 8t는 단일 클러스터에서 100만 개 이상의 칩을 연결해 수개월이 걸리던 모델 학습 기간을 수주 단위로 단축하며, 추론 전용인 TPU 8i는 이전 세대 대비 달러당 성능을 80% 향상시켜 기업이 동일 비용으로 두 배의 고객 수요를 감당할 수 있게 설계됐다.

특히 구글은 스스로 자사 기술을 가장 먼저 사용하는 ‘커스터머 제로(Customer Zero)’ 전략을 통해 기술의 실효성을 입증하고 있다. 보안 분야에서는 보안 운영 센터(SOC) 에이전트가 위협 대응 시간을 90% 이상 단축했으며, 마케팅 분야에서는 크롬 출시 캠페인 당시 제미나이를 활용해 수천 개의 크리에이티브 자산을 자동 생성, 작업 속도를 70% 높이고 전환율을 20% 상승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에이전트 생태계 확장을 위한 투자도 파격적이다. 구글은 7억 5000만 달러(약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전 세계 파트너사들이 제미나이 기반 에이전트를 구축하고 배포하는 과정을 전폭 지원할 방침이다.

Google bikes. (AFP)
◇“데이터는 실행 근거”…카뱅·올리브영 등 국내외 도입 속도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CEO 역시 기고문을 통해 에이전틱 기업을 위한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했다. 쿠리안 CEO는 데이터가 단순히 쌓여 있는 창고가 아닌, 에이전트가 즉각 행동할 수 있는 근거인 ‘실행 시스템(Systems of action)’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미 글로벌 현장에서는 거대 에이전트 군단이 가동 중이다. 세계 최대 광고 그룹 WPP는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10만 개의 에이전트를 구축해 캠페인 제작 속도를 2배 높였고, NASA는 아르테미스 2세 미션의 비행 준비와 우주비행사 안전 확보에 제미나이 에이전트를 도입했다. 맥쿼리 은행은 에이전트 도입으로 팀 업무 시간 10만 시간 이상을 절감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카카오뱅크는 금융 규제 요건을 충족하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데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를 활용하고 있으며, CJ올리브영은 전사 업무 환경에 이를 도입했다. 특히 올리브영은 모든 구성원이 직접 AI 에이전트를 구축해 상품 기획 및 매장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에이전틱 AI 환경’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구글은 업무 전반의 맥락을 통합하는 ‘워크스페이스 인텔리전스’를 발표하며 생산성 도구의 혁신을 예고했다. 여기에는 수많은 에이전트의 활동을 한곳에서 모니터링하는 ‘AI 인박스(Inbox)’와 프로젝트의 맥락을 유지하는 ‘프로젝트(Projects)’ 기능이 포함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 365에서의 이전을 5배 빠르게 돕는 마이그레이션 툴도 함께 공개됐다.

쿠리안 CEO는 “이미 구글 클라우드 고객의 75%가 AI 제품을 활용하고 있으며, 35개 고객사는 무려 10조 개 이상의 토큰을 우리 모델로 처리했다”며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닌 이미 현장에 배치된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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