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미지의 영역이지만, 외계 생명 연구는 더 이상 공상과학에 머무르지 않는다. 탐사 기술과 관측 데이터가 빠르게 축적되면서, 이제는 ‘존재 가능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 스틸컷
외계 생명 탐사는 △태양계 내 직접 탐사 △망원경 기반 원거리 관측 △운석·우주 화학 분석 등으로 이뤄진다. 이러한 연구를 통합하는 우주생물학(astrobiology)도 독립 학문으로 자리 잡았다. 기후·지질·생물 데이터와 머신러닝을 결합해 생명 친화적 행성 조건을 모델링하는 등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지적 생명 탐색(SETI) 역시 병행되고 있다.
가장 먼저 ‘탐사’는 화성을 중심으로 성과가 축적되고 있다. 화성에서는 과거 하천·호수 지형이 발견됐고, 유기물과 메탄이 검출됐다. 최근 연구에서는 화성에 한때 행성 표면의 3분의 1을 덮을 만큼 거대한 바다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연구진은 이를 지구의 대륙붕과 유사한 ‘해안 대륙붕’이라 칭했다.
◇우주 얼음, 우주의 탄생부터 생명체의 기원 연구
‘관측’ 분야에서는 우주망원경을 통한 데이터 축적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국내 연구진이 활발히 성과를 내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최근 국내 연구진은 지난해 발사한 전천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를 통해 얼음 등 유기 물질 관측 연구를 활발히 이어나가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스피어엑스의 기획단계인 2016년부터 참여해 전체 예산의 5%인 150억 원을 투입했다.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성간 혜성 3I/ATLAS에서 관측한 주요 물질이 방출된 결과를 보여주는 사진 /(사진=한국천문연구원)
박윤수 천문연 선임연구원은 “생명체의 기원이 되는 물질들이 태양계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존재하는지 발견됐고, 외계 생명체와 확실한 연결은 자신할 수 없지만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는 씨앗이 될만한 존재는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피어엑스가 우주 하늘을 넓게 보는 전천 망원경이라면,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은 깊고 좁게 관찰하는 망원경이다. 최근 과학자들은 JWST를 이용해 지구에서 약 630광년 떨어진 분자 구름에서 물·이산화탄소·메탄올 등 얼음 성분을 확인했다.
박윤수 연구원은 “유기물이 얼마만큼의 양이 들어있고 우리 태양계에 있는 천체와는 어떻게 다른지, 태양계가 뭔가 특별한 것인지 다양한 모든 것들이 사실 다 궁금하고 앞으로의 연구 대상”이라면서 “스피어엑스는 넓은 영역을 볼 수 있지만 자세한 걸 알 수 없어 제임스웹과 알마라는 전파망원경을 통해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우주 미생물 연구…지구 의학·바이오로 확장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에서 주인공 그레이스가 우주선 안에서 ‘아스트로파지’를 배양하고 연구했던 것처럼, 우주 극한 환경에의 미생물, 생명 기술 연구도 우주생물학의 주요 분야 중 하나이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는 미세중력과 우주 방사선 환경에서 세포, 박테리아, 식물, 동물, 인체 조직(근육·뼈·혈관 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다양한 실험이 진행돼 왔다. 이러한 연구는 외계 생명 탐사뿐 아니라 지구의 의학·바이오·환경 분야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관련 데이터가 모두 공개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자체 연구 데이터 확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누리호에 실린 차세대중형위성 3호에 탑재된 우주바이오 실증을 위한 '바이오캐비넷'. (사진=우주항공청 제공)
국내에서도 우주 생물학 연구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우주 생물학 실험 장비 ’바이오캐비넷(BioCabinet)‘이 누리호 4차 발사를 통해 우주로 보내졌다. 해당 장비는 차세대중형위성 3호에 탑재돼 우주 환경에서의 생명 실험을 수행 중이다.
바이오캐비넷은 3D 바이오프린터와 줄기세포 배양·분화 시스템을 결합한 장치로, 우주에서 생체 조직을 직접 배양하고 관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은 줄기세포가 지상보다 우주 환경에서 더 활발히 분화하는 경향도 확인했다.
바이오캐비닛 개발팀을 이끈 박찬흠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교수(이비인후과)는 “2027년~2030년이면 달에서도 사람이 거주한다고 하는데 만약 그 중에 심근경색 등 심장병이 발생하면, 지금의 연구가 치료제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아직 우주에서 3D 프린팅 심장을 관측한 데이터가 부족한 데, 우주에서 획득한 모든 방사선·습도 등의 데이터가 생물학 연구와 연결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