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정치적 후견주의 여전…방송 3법 서둘러 작동해야"

IT/과학

뉴스1,

2026년 4월 23일, 오후 06:11

방미통위는 23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방송 3법 후속조치의 실효적 이행을 위한 제도 설계'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뉴스1 이민주 기자

출범 6개월 만에 가동에 들어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첫 전체 회의에서 방송 3법 후속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그간 지연됐던 공영방송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 구조 제도 개편이 본격화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질적 작동을 위해서는 방송사별 여건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일부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방미통위는 23일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방송 3법 후속 조치의 실효적 이행을 위한 제도 설계'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행사는 방미통위 전체회의에 보고된 '방송 3법' 후속 조치에 대한 전문가 및 국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이 10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제1차 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4.10 © 뉴스1 이광호 기자

방미통위 가동 직후 방송 3법 후속 조치 속도
방미통위에 따르면 방송 3법은 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으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보도·제작·편성 자율성 강화를 골자로 한다.

방미통위는 이달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방송법 시행령과 관련 규칙 제·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10일 방미통위 제1차 전체 회의에서 보고·의결한 데 따른 조치다.

개정안은 공영방송 이사회 규모를 확대하고 정당뿐 아니라 시청자위원회·임직원·미디어 학회·변호사 단체 등으로 이사 추천 주체를 다양화한 것이 핵심이다. 정당 추천 비율은 40%로 제한된다.

또 노사 동수로 구성되는 편성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하고 편성위원회 심의·의결사항 미이행이나 편성규약 미준수 등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기준도 신설했다. 편성책임자 미선임, 편성규약 미준수 때에 1000만 원을 부과한다.

아울러 방미통위 규칙을 통해 편성위원회에 참여하는 종사자의 범위를 취재·보도·제작·편성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정규직으로 한정하고, 종사자 대표는 직접 투표로 선출하거나 과반 노조가 지정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공영방송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 구성을 맡을 여론조사기관 기준도 마련됐다. 일정 수준 이상의 전국 단위 조사 실적과 국가승인 통계 경험을 갖춘 기관으로 제한해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장대호 방미통위 방송정책국장 직무대리는 "후속 조치 입법 행정 예고안은 입법 취지를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현실적인 제도 설계를 통해 현장 적용 가능성을 확보하고자 한 결과물"이라며 "초기에는 명확성과 안정성을 중심으로 운영하되 향후 운영 성과와 현장 의견 등을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 KBS차량이 주차돼 있다. © 뉴스1 유승관 기자

"방송 자생력 갖추는 거버넌스 개편 첫걸음" 환영 목소리
참석자들은 개정안에 대해 공영방송을 특정 정파의 대리기구가 아닌 사회적 다양성과 전문성을 반영하는 독립적 의사결정기구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조치라며 환영했다.

권형둔 공주대 교수는 "방송은 외부 세력이나 권력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성을 갖춰야 한다"며 "그러나 우리나라 공영방송에서는 인적·물적 지배구조가 정치권력과 자본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고 프로그램 제작·편성 과정에서 내부 민주주의가 부재해 정치적 후견주의로 변질된 형태로 기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정 방송3법과 하위법령은 이런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보장을 위한 방송계와 학계의 요구가 상당히 반영됐다"며 "방송이 스스로 자생력을 갖춰가면서 존속·발전하는데 거버넌스 개편이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윤기 한국PD연합회장은 "방송3법의 핵심 입법 정신이기도 했던 방송사 지배구조 개선은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한 채 답보상태에 머물러있었다"며 "그런 점에서 최근 방송3법에 대한 후속 조치로 입법·행정예고안이 제·개정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다"고 했다.

"정치적 후견주의 그늘 여전…서둘러 연착륙시켜야"
다만 제도 실효성을 담보하고 현장에 잘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들은 늦은 만큼이나 빠른 안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윤기 PD는 "편성 규약 위반 시 부과되는 1000만 원이라는 과태료가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향후 면밀한 조사와 검토를 통해 실효성 있는 처벌 조항에 관한 심층적인 연구가 동시에 필요하다"고 했다.

강 PD는 "법시행 이후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고 방송사를 정파적 도구로 인식해 온 정치적 후견주의의 그늘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따라서 지금 서둘러 방송3법의 연착륙을 견인하고 산적한 미디어 업계의 현안들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찬행 건국대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1000만 원의 과태료가 적정하다고 본다. 지역 민영방송의 상황 등을 현실적으로 고려해서 규칙들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또 학회 3곳이 합의해 (공영방송) 이사를 추천하도록 한 구조는 현실적으로 참여가 제한될 경우 작동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원 전국언론노조 정책실장은 "더 잘 만들어서 빨리 시행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또 빨리 시행이 됐으면 하는 양가적 마음이 든다"며 "후속 조치와 보완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빨리할 수 있는 부분은 빠르게 시행해서 현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장대호 방송정책국장 직무대리는 "앞으로도 많은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며 "다만 각자가 속한 방송사의 특수한 상황을 반영해달라는 주장이 많은데 규칙이나 시행령 개정에서는 공통 사항을 중심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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