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코리아 프로젝트, 특정평가서 ‘부실 기획·IP 공백’ 추가 확인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4월 25일, 오전 08:0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정부가 ‘보스턴코리아 공동연구사업’ 신규 과제 선정을 중단하고 사업 기간을 단축하기로 한 데 이어, 해당 사업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 특정평가 결과가 추가로 확인됐다.

사업 실효성 논란으로 조기 종료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기획·성과·지식재산권(IP)·연구비 관리 전반에 걸친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전면적인 재점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보스턴코리아 프로젝트란

보스턴코리아 프로젝트는 미국 보스턴 지역의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등 세계적 연구기관과 협력해 첨단 바이오 분야 공동연구를 추진하기 위해 2023년 시작된 글로벌 R&D 사업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보스턴 방문을 계기로 추진됐으며, 한국 정부가 주요 재원을 부담하고 해외 연구기관과 공동 연구를 수행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해민 의원(조국혁신당 사무총장)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년도 하반기 국가연구개발사업 특정평가 보고서(글로벌 R&D 사업군)’에 따르면, 보스턴코리아 사업은 부실한 기획과 미흡한 성과지표 설계, IP 보호장치 부족, 연구비 관리 허점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평가됐다.

앞서 정부는 사업 실효성과 재원 분담 구조 논란 등을 이유로 신규 과제 선정을 중단하고, 사업 종료 시점을 기존 2030년에서 2028년으로 앞당기기로 한 바 있다. 여기에 이번 특정평가 결과까지 더해지면서, 단순한 사업 축소를 넘어 구조적 한계를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해민 의원(조국혁신당)
평가 대상은 2025년 기준 2,873억 원 규모의 글로벌 R&D 12개 사업이다. 이 가운데 보스턴코리아 공동연구지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가 공동 추진한 다부처 사업으로, 글로벌 R&D 예산이 단기간에 급증하는 과정에서 제도적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이 문제의 출발점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특히 사업 설계 단계의 미흡함을 지적했다. 지원 분야와 원천기술 확보 영역 간 구분이 불명확한 데다, 기술성숙도(TRL) 제한 없이 바이오 전 분야를 자유공모 방식으로 선정하면서 과제 간 연계성과 체계적인 성과 창출이 어려운 구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원천기술 확보와 상업화 성과를 동시에 목표로 설정하면서도 기술이전 지표가 빠져 있는 등 성과지표 설계 역시 완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IP 관리 문제도 핵심 리스크로 부각됐다. 해외 연구기관과의 계약 체결이 지연됐고, 해외 기관 단독 성과에 대해 국내 기관의 권리를 보장하는 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아 성과 독점 및 국내 활용 제한 가능성이 제기됐다. 분쟁 발생 시 해외 법률과 중재 절차를 따르도록 한 구조 역시 국내 기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소로 평가됐다.

연구성과 관리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공동연구가 본격화되기 이전 단계이거나 해당 사업 성과로 보기 어려운 논문이 실적으로 반영된 사례가 확인됐고, 연구 착수 시점과 성과 등록 시점이 맞지 않는 문제도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성과 관리의 엄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고서는 국제공동연구 필요성이 불분명하거나 IP 협약이 미흡한 과제, 해외 개발분에 대한 실시권 확보가 어려운 사업 등은 향후 특별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단순한 ‘글로벌 협력’ 명분만으로는 예산 투입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연구 구조와 성과 환류 체계까지 정밀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해민 의원은 “신규 사업 중단과 기간 단축 결정에 이어 이번 특정평가를 통해 그간 제기된 우려가 사실로 확인됐다”며 “보스턴코리아 사업은 기획부터 성과관리, IP 보호, 연구비 집행까지 전반적인 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 세금이 투입된 대형 사업인 만큼 추진 경위와 관리 실태를 끝까지 점검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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