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3일 표층처분시설 준공을 앞두고 호주, 베트남, 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랍에미리트 등 5개국이 교육과 공동연구 협력을 요청하면서 방폐장 수출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원자력 업계에 따르면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일대에 표층처분 방식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2단계 건설을 완료했다. 2012년 착공해 지난해 12월 공사를 마쳤으며, 최근 방사능 방재 훈련까지 마치고 준공과 본격 운영을 앞두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표층처분시설이 구축돼 운영을 앞두고 있다.(자료=KORAD 홈페이지)
이번에 조성된 표층처분시설은 지표면에 공학적 방벽을 구축해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총 20개 처분고에 약 12만5000드럼 규모를 수용할 수 있다. 기존 지하 130m 깊이의 동굴처분시설과 함께 지상·지하를 병행하는 처분 체계를 갖추게 됐다.
해외에서 한국 방폐장 기술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안정적인 운영 경험과 기술 고도화가 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지난 10여 년간 동굴처분시설을 안전하게 운영하며 신뢰를 확보했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로봇, 센서 기반 스마트 처리 시스템을 도입해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폐기물 반입부터 검사, 저장, 처분까지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디지털 트윈 기반 저장관리와 드론 점검 등 첨단 기술도 적용했다.
안전성 역시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오주호 KORAD 중저준위사업본부장은 “저장용기, 그라우트, 처분고, 덮개, 암반으로 이어지는 5중 방호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규모 7.0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전 세계 처분 시설 중 성능이 가장 우수한 편에 속한다”며 “지난 10여년 동안의 동굴처분시설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보다 효율적으로 폐기물을 관리할 수 있게 된 것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체코 원전처럼 ‘팀코리아’ 결성 기대
현재 5개 협력 대상국 가운데 호주와 베트남은 주로 인력 양성과 교육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만과는 공동연구 협력이 논의 중이며, 인력 파견과 공적개발원조(ODA) 등 다양한 협력 방식도 검토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이미 바라카 원전을 통해 한국형 원전을 운영 중인 만큼, 방사성폐기물 처리 기술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상업용 원전을 운영 중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역시 준공식 참석을 검토할 정도로 관심이 큰 상황이다.
앞서 한국수력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팀코리아’가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을 수주한 경험이 있는 만큼, 향후 방폐장 수출에서도 유사한 협력 모델이 기대된다. 이번 표층처분시설 건설에는 한국전력기술을 비롯해 대우건설, 한화오션, KG엔지니어링, 벽산엔지니어링 등이 참여했다. 여기에 100여 개 중소·중견기업이 협력한 만큼, 향후 컨소시엄과 공급망 구축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오는 8월 인수 작업을 거쳐 10월부터 처분을 통해 표층처분시설 운영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특히 해외 강국에게 기술 자문과 협력을 요청해야 했던 한국이 그동안의 방폐장 운영경험을 발판으로 새로운 시설을 확보했고, 최신기술도 접목한 만큼 시설 안전에 주력하면서 수출 가능성도 타진할 방침이다.
다만, 아직 방폐장 시장은 초기 단계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민간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방사성폐기물 관리 시장은 지난해 51억 달러(7.5조원) 규모에서 오는 2033년까지 60억 달러(8.9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 후발국 대상의 교육·공동연구·ODA·운영기술 패키지에 대한 수요는 점차 커질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관련 시장을 중심으로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조성호 이사장은 “한국만큼 우수한 중저준위 방폐장을 갖춘 국가는 찾아 보기 어렵다”며 “지난 15년 전 한국은 프랑스, 스웨덴에 손을 빌려야 했지만, 이제는 후발주자 5개국들이 서로 업무협약(MOU)을 맺고 싶어하는 국가로 발전한 만큼 다양한 기회를 모색하겟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