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과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이하 방미통위) 청사 앞에 딜라이브, LG헬로비전, ktHCN 등 국내 주요 케이블방송(SO) 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정부의 IPTV 중심 정책과 규제 불균형으로 인해 케이블방송 산업이 고사 직전에 몰렸다며, 출범 6개월을 맞은 방미통위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사진=케이블방송 노동조합)
이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방송통신협의회와 전국언론노조 스카이에이치씨앤지부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케이블방송 활성화와 지역성 회복을 위한 대정부 요구안’을 발표했다.
현장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지인웅 희망연대본부 딜라이브지부장은 “기술 중립성이라는 미명 하에 케이블방송의 고유 가치인 지역성이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다”며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함에도 매체별로 규제의 무게가 다른 불공정한 운동장에서 케이블 노동자들이 생존할 방법이 없다”고 성토했다.
특히 LG헬로비전 등 대기업 통신사에 인수된 SO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신지은 LG헬로비전지부장은 “2019년 인수 승인 당시 정부가 내걸었던 ‘지역성 강화’ 조건은 온데간데없다”며 “수익성을 이유로 지역채널은 비인기 대역으로 밀려났고, 제작 인력은 20%나 감축됐다”고 비판했다.
(사진=케이블방송 노동조합)
노조 측은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의 ‘공약 미이행’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후보 시절부터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미디어발전위원회(가칭)’ 구성을 통해 통합 미디어 규제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에 따르면 출범 후 6개월간 방미통위 회의 안건이나 정책 로드맵에서 케이블방송 회생 방안이나 통합 규제 논의는 찾아볼 수 없었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기구 명칭만 바뀌었을 뿐 ‘낡은 규제를 해소하겠다’는 진부한 레토릭만 반복되고 있다”며 “정작 중요한 법제 논의는 비공개적인 방식으로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꼬집었다.
안성제 언론노조 스카이에이치씨앤지부장은 “거대 통신 자본이 결합상품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하면서 콘텐츠 다양성과 지역 정보 접근권이 무너지고 있다”며 “이 피해는 결국 요금 인상과 서비스 질 저하라는 형태로 시청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책 결정 과정에 노동자 참여 보장해야”
기자회견을 마친 노조 대표단은 방미통위 뉴미디어정책과 관계자들을 만나 정책 의견서를 전달하고 김종철 위원장과의 면담을 공식 요구했다.
이들이 제시한 핵심 요구사항은 △노동자·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미디어발전위) 즉각 구성 △IPTV 중심의 유료방송 정책 재편 △OTT 등 신규 플랫폼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균형 규제 마련 △지역성·공공성 회복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 제시 등이다.
노조 관계자는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은 산업 재편의 풍파를 온몸으로 겪으며 현장의 모순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주체”라며 “사업자와 정부 중심의 밀실 행정을 중단하고, 노동조합의 참여를 보장하는 투명한 정책 수립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