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현대차-BD’ 손잡고 피지컬AI 가속…제미나이1.6 로봇 韓 상륙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4월 29일, 오후 04:01

캐롤리나 파라다(Carolina Parada) 구글 딥마인드 로보틱스 총괄(시니어 디렉터)이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구글 포 코리아(Google for Korea) 2026 with 구글 딥마인드'에서 'AI 기반 로보틱스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구글 딥마인드가 최신 로봇 추론 모델 ‘제미나이 로보틱스-ER 1.6’을 앞세워 한국 산업 생태계와의 접점 확대에 나섰다. 10년 전 알파고가 바둑을 통해 AI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이제는 제미나이를 탑재한 로봇으로 한국의 산업 현장을 혁신하는 ‘피지컬 AI’ 시대를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캐롤리나 파라다(Carolina Parada) 구글 딥마인드 로보틱스 총괄은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구글 포 코리아(Google for Korea) 2026 with 구글 딥마인드’에서 “제미나이의 멀티모달 세계 이해력을 로봇의 ‘행동’으로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며 “자동차와 전자 산업의 메카인 한국은 구글의 로보틱스 기술을 실제 현장에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파트너 시장”이라고 밝혔다.

제미나이 로보틱스-ER 1.6은 로봇이 단순히 지시를 따르는 것을 넘어,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고 추론하는 ‘체화된 추론(Embodied Reasoning)’ 능력을 극대화했다. 파라다 총괄은 “제미나이 로보틱스는 제미나이가 텍스트와 이미지, 코드를 생성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로봇의 행동 시퀀스를 생성한다”며 “이를 통해 로봇이 일반적이고 상호작용적이며 정교하게 움직이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모델은 학습 데이터에 없는 새로운 환경에서도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파라다 총괄은 로봇이 처음 보는 장난감 농구대에 덩크슛을 성공시키는 사례를 언급하며 “로봇이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을 결정하는 데 0.25초도 걸리지 않았다”며 “환경이나 조명, 물체가 조금만 바뀌어도 무너졌던 기존 로봇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 시설 점검에 특화된 ‘계기판 판독(Instrument Reading)’ 기능은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이다. 로봇은 ‘에이전틱 비전’을 통해 복잡한 아날로그 압력계나 사이트 글라스의 눈금을 스스로 확대(Zoom-in)해 읽어낸다. 단순히 수치를 식별하는 수준을 넘어, 구글 검색과 내부 지식을 활용해 해당 수치가 정상 범위인지, 혹은 위험한 과열 상태인지를 판단하고 후속 조치까지 직접 결정하는 ‘에이전트’ 역할을 수행한다.

공간 지능 역시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포인팅(Pointing)’ 기술을 활용해 이미지 속 사물의 개수를 정확히 세고 최적의 파지 위치를 식별하는데, 이전 모델들이 겪었던 ‘환각 현상’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또 천장 카메라와 로봇 손목 카메라의 영상을 동시에 분석하는 ‘다중 시점(Multi-view)’ 이해 능력을 갖춰, 가려지거나 복잡한 환경에서도 정밀한 상황 인식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과 시너지…‘스팟’ 넘어 휴머노이드 ‘아틀라스’까지

구글의 강력한 AI 모델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하드웨어와 만나 실질적인 산업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현재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은 제미나이 1.6을 탑재해 시설 내부를 자율 순찰하며 위험 요소를 감지하고 계측기를 모니터링하는 전문 검사관 임무를 수행 중이다.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 (사진=보스턴 다이내믹스 유튜브 갈무리)
파라다 총괄은 “스팟은 이제 자연어로 된 복잡한 명령을 이해하고 스스로 작업 순서를 계획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며 “단순한 지시 수행을 넘어 인간의 의도를 이해하고 실제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에이전트 시스템으로 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신형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에도 최첨단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통합할 계획이다. 파라다 총괄은 “우리는 아틀라스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해, 진정한 범용 휴머노이드의 약속을 실현하고자 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실제 현장 투입의 핵심인 안전성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강화됐다. 제미나이 로보틱스-ER 1.6은 구글의 엄격한 안전 정책을 준수하도록 설계됐으며, 실제 사고 보고서를 기반으로 한 시나리오 학습을 통해 위험 요소 인식 정확도를 이전 모델 대비 최대 10% 이상 높였다.

로봇은 “액체를 다루지 말 것”이나 “무게 한도 준수”와 같은 물리적 제약 조건을 공간 정보와 결합해 스스로 해석한다. 위험한 시도는 시작조차 하지 않도록 설계된 ‘역대 가장 안전한 모델’이라는 것이 구글 측의 설명이다.

파라다 총괄은 “우리는 모든 형태의 로봇이 인간과 함께 일하며 사회를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는 미래를 꿈꾼다”며 “알파고 이후 10년, 이제 우리는 지능형 물리 AI의 새로운 물결을 맞이하고 있으며, 한국 특유의 독창성과 우리의 기술을 결합해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해당 모델은 구글 API와 AI 스튜디오를 통해 전 세계 개발자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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