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앤다커' 5년 분쟁 마침표…게임업계 영업비밀 기준 세웠다

IT/과학

뉴스1,

2026년 5월 04일, 오전 05:5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2026.3.12 © 뉴스1 이호윤 기자

'다크앤다커'를 둘러싼 5년간의 분쟁이 넥슨의 일부 승소로 일단락됐다. 사법부는 이번 재판 과정에서 '영업비밀'의 범위를 명확히 규정했다. 이는 이직과 창업이 잦은 게임업계에서 지식재산권(IP)의 경계선을 설정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판례로 남게 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지난달 30일 넥슨코리아가 아이언메이스 등을 상대로 낸 영업비밀 및 저작권 침해금지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넥슨의 미공개 게임 자료인 'P3' 관련 소스코드, 그래픽 리소스, 기획자료 등에 관한 아이언메이스의 영업비밀 침해 행위를 인정한 2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저작권 침해 주장에 관해서는 원심과 마찬가지로 개별 구성과 게임 장르의 차이를 들면서 실질적 유사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부정경쟁행위를 인정하지 않은 원심 판단도 옳다고 봤다.

앞서 넥슨은 자사 신규개발본부 개발팀장으로 재직하던 최주현 아이언메이스 대표가 미공개 프로젝트 'P3' 정보를 유출해 '다크앤다커'를 개발했다면서 2021년 소를 제기했다.

다크 앤 다커(아이언메이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뉴스1

업계는 사법부가 '소스 코드'와 '빌드 파일'을 '영업비밀'로 규정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게임 소프트웨어의 핵심 요소인 소스 코드와 빌드 파일은 주로 오픈소스 기반으로 제작한다. 이처럼 공개 기술을 활용하다 보니 어디까지가 기업 고유의 성과인지를 가려내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영업비밀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본 P3 프로그램과 소스 코드, 빌드 파일은 영업비밀로서 특정 가능하다고 본다"고 판단했다. P3 구성요소의 구체적인 내용과 조합은 보유자인 넥슨을 통하지 않고는 입수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법원은 해당 파일이 누구나 구할 수 있는 '오픈소스'라 하더라도 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게임 개발에 활용되는 이상 전체적으로는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도 설명했다.

즉, 오픈소스 기술을 참고했더라도 이를 조합해 게임 개발에 실질적으로 활용했다면 기업 고유의 성과물로 인정해야 한다는 해석이다.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5'가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5.11.13 © 뉴스1 윤일지 기자

법원의 이러한 판단은 단순 장르적 유사성과 표절의 경계가 모호한 국내 게임업계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넥슨 관계자는 "게임 개발의 근간을 이루는 자료들(소스코드, 빌드 파일)을 보호받아야 할 영업비밀로서 인정한 점이 게임 개발사의 자산 보호에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장은 "그동안 재직 중 습득한 기획안이나 아이디어를 퇴사 이후 활용해 게임을 만드는 행태가 업계 관행처럼 존재했다"며 "이번 판결은 이러한 행동에 제동을 거는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수출액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게임 산업은 영화·음악 등 다른 콘텐츠 분야에 비해 영업비밀 보호 체계와 판례 축적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픈소스 활용과 자체 기술 자산이 혼재된 개발 환경에서 권리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를 보다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minj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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