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통신사 대리점에 알뜰폰 유심 판매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4.12.2 © 뉴스1 민경석 기자
이동통신 3사의 유심 교체 이슈를 계기로 번호이동(MNP) 시장에 다시 관심이 쏠렸지만, 알뜰폰(MVNO)은 번호이동 시장에서 가입자 순감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 간 단말 보조금 경쟁에 정부의 저가요금제 확대 기조까지 맞물리면서 알뜰폰 업계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4월 1일부터 29일까지 이동통신 번호이동 발생량은 54만3316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알뜰폰은 7537명 순감했다.
반면 이동통신 3사는 모두 순증을 기록했다. SK텔레콤(017670)은 551명, KT(030200)는 4632명, LG유플러스(032640)는 2354명 각각 늘었다. 이통3사 순증분을 합치면 7537명으로 알뜰폰 순감 규모와 같다.
업계에서는 이달 번호이동 시장에서 이통3사가 알뜰폰 가입자를 일부 흡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심 교체·업데이트 이슈 이후 유통 현장에서 단말 지원금 경쟁이 이어지면서 가격 민감도가 높은 알뜰폰 가입자 일부가 이통3사로 이동했다는 해석이다.
번호이동 시장은 기존 번호를 유지한 채 통신사를 바꾸는 이동 수요를 보여주는 지표다. 단말 지원금이 확대되거나 특정 통신사 가입 혜택이 커질 경우 번호이동 규모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단말 가격 부담이 크거나 교체 수요가 약하면 번호이동도 둔화한다.
다만 이를 소비 심리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달 번호이동 발생량은 29일까지 54만3316건으로, 시장 전체가 급격히 확대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조금 경쟁이 단기적으로 번호이동을 자극했지만, 고가 단말 부담이 여전해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알뜰폰 업계는 단말 보조금 경쟁에서 이통3사보다 불리한 구조다. 알뜰폰은 주로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워 가입자를 확보하지만, 최신 단말 구매와 결합한 지원금 경쟁에서는 대형 통신사 대비 대응 여력이 제한적이다. 소비자가 단말 구매 비용을 우선 고려할 경우 이통3사로 이동할 유인이 커질 수 있다.
정부가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저가·중저가 요금제 확대를 요구하는 점도 알뜰폰 업계가 주시하는 변수다. 이통3사가 2만원대 등 저가 요금제 라인업을 넓히면 가격 경쟁력을 핵심 무기로 삼아온 알뜰폰의 차별화 여지는 줄어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보편요금제 도입 논의 때도 알뜰폰 업계가 도매대가 인하 등을 요구하며 반발한 바 있다"며 "이번에도 이와 비슷한 요구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통사와 알뜰폰이 같은 저가요금제 시장에서 경쟁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구조적인 상생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알뜰폰은 그동안 이통3사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앞세워 중저가 통신 수요를 흡수해 왔다. 그러나 이통3사가 온라인 전용 요금제, 청년·시니어 특화 요금제, 저가 5G 요금제 등을 확대하면 알뜰폰과 이통3사 간 가격 격차가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소 알뜰폰 사업자는 마케팅 비용과 단말 조달 능력에서 대형 사업자보다 불리하다. 단말 보조금 경쟁과 저가요금제 경쟁이 동시에 전개될 경우 가입자 확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xmxs410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