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대리인 신고 기업은 엔스로픽 1곳뿐...조인철, 해외 AI기업 책임 강화 추진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5월 13일, 오전 10:02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챗GPT 개발사 오픈AI, 제미나이 운영사 구글 등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의 국내 법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입법이 추진된다. 해외 AI 서비스가 국내 시장과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사고나 위법행위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 책임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서구갑·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은 13일 해외 AI 사업자의 국내대리인 지정 및 관리 절차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해외 AI 기업의 국내 책임 주체를 보다 명확히 해 국내 이용자 보호와 정부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재 AI 챗봇, 생성형 AI, 추천 알고리즘, 자동화 의사결정 시스템 등은 국민 생활과 산업 현장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해외 본사를 둔 AI 기업의 경우 국내 법 집행이나 자료 제출 요구, 후속 조치 이행 등을 강제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반면 국내 AI 기업들은 AI 기본법에 따라 자료 제출, 시정 요구, 제재 등 각종 규제를 적용받고 있어 “국내 기업만 규제 부담을 지고 해외 기업은 사실상 책임 공백 상태에서 사업을 영위한다”는 역차별 우려도 제기돼 왔다.

현행 AI 기본법은 국내에 주소나 영업소가 없는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AI 사업자에게 국내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고 있다. 대상은 △전년도 매출 1조원 이상 △AI 서비스 매출 100억원 이상 △국내 일평균 이용자 100만명 이상 등의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이다.

그러나 실제 제도 운영은 미흡한 상황이다. 조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국내대리인을 신고한 해외 AI 기업은 앤스로픽 단 1곳뿐이다.

특히 현행법에는 국내대리인 변경 신고 의무나 정부와의 상시 연락 유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해외 AI 기업이 국내 법인을 보유하고 있어도 해당 법인을 우선 지정하도록 하는 규정이 없어 ‘형식적 대리인’만 두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안은 이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국내대리인 변경 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변경 신고 의무화 ▲국내 법인이 있는 경우 해당 법인을 국내대리인으로 우선 지정 ▲대리인 성명·주소·연락처·담당자 정보를 인터넷 사이트 등에 공개 및 정부 통보 등을 담았다.

또 국내대리인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상시 연락 체계를 유지하도록 의무를 부여하고, 관련 의무를 위반할 경우 3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조 의원은 “AI 서비스는 이미 국경을 넘어 국민 일상과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책임 체계는 여전히 해외 본사의 선의에 기대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대리인 신고 기업이 엔트로픽 단 한 곳이라는 점은 제도의 실효성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명확한 신호”라며 “국내대리인은 단순한 우편함이나 연락창구가 아니라 국내 이용자 보호와 정부 대응을 위한 실질적 책임창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해외 AI 기업의 책임 공백을 메우고 국내외 기업이 동일한 기준 아래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