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유료방송산업 진흥을 위한 규제 합리화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유료 가입자가 4000만 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방송사들이 받고 있는 규제는 전혀 받지 않는 '사각 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동일서비스, 동일규제'라는 방송계 '수평규제' 요구가 다시금 수면 위로 부상하는 중이다.
다만 과거 수평규제가 '뉴미디어' 사업자에게도 새로운 규제 의무를 부과하라는 요구였다면 현재 요구는 기존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부과된 규제로 인해 OTT에 역차별 받지 않도록 규제를 혁파해달라는 형태다.
전문가들은 OTT와 유료방송이 같은 서비스임에도 다른 규제를 받아 시장 왜곡이 발생하고 있다며 신고 중심의 '사후 감독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유료방송산업 진흥을 위한 규제 합리화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박성순 서울예대 교수는 유료방송을 규제 대상이 아닌 콘텐스 산업 성장의 '인프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 규모는 3600만 단자 이상으로 여전히전국 단위의 미디어 플랫폼 지위를 갖고 있다. 하지만글로벌 OTT 확산과 광고시장 침체 등으로 성장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같은 기간 유료방송 전체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0.45% 감소했다.
박 교수는 "국내 유료방송은 방송사와 제작사, PP 등을 연결하는 콘텐츠 가치사슬의 핵심 플랫폼"이라며 "3600만 단자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전국 단위 핵심 미디어 인프라를 시대 변화에 맞춘 규제 개선 없이 그대로 사양 산업으로 두는 게 맞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용자들이 이미 OTT와 유료방송을 동일한 콘텐츠 소비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규제 체계는 여전히 이원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유료방송의 법적지위는 방송사업자, OTT는 부가통신사업자로 돼 있다. 이에 따라 진입규제도 유료방송은 허가제를 따르고 있지만 OTT는 없다. 요금규제와 채널 규제도 유료방송에만 국한돼 있으며 콘텐츠 규제는 두 분야 모두에 적용되지만 OTT에는 제한적인 규제만 받고 있다.
박 교수는 "이용자들은 OTT와 유료방송을 대체 가능한 동일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어 이미 시장은 통합 경쟁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며 "하지만 규제는 여전히 분리된 이원 구조에 머물러 있어 동일 콘텐츠 시장 안에서 비대칭 규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순 서울예대 교수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유료방송산업 진흥을 위한 규제 합리화 방안'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았다.
이를 근거로 규제를 현재의 사전 규제 중심 체계를 신고 기반의 사후 감독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유료방송은 요금제와 서비스 약관 변경 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수리를 요하는 신고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반면 OTT는 별도의 사전 승인 없이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상품과 서비스를 설계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할 때마다 정부 협의와 수리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면서 OTT와의 경쟁에서 대응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정부 지원이 아니라 새로운 영역을 시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제약을 풀어달라는 것이다. 허가·약관·상품 설계 단계에서의 과도한 개입은 줄이고 투명성·이용자 보호·공정거래 위반 등에 대한 사후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희 선문대 교수도 "과거에는 규제가 사업자의 수익을 일정 부분 보호하는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투자와 혁신을 가로막는 외생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며 "지금의 규제 체계는 산업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채 누적돼 왔다. 규제를 하나씩 미세 조정하는 수준을 넘어 대규모 프레임워크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유료방송은 국내 방송산업 생태계의 핵심 기반"이라며 "이 상태로 산업 활력이 계속 약화되면 국내 콘텐츠 산업 전체가 침식될 수 있다. 규제 개선은 단순 사업자 지원이 아니라 이용자 선택권 확대와 콘텐츠 투자 활성화를 위한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전했다.
유용화 한국IPTV방송협회장은 "동일 이용자를 두고 경쟁함에도 플랫폼마다 다른 규제가 적용되는 제도적 불균형은 산업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라며 "미디어 환경 변화에 발맞춘 규제의 합리적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며 지원을 약속했다. 김우영 의원은 "현재 미디어 플랫폼 사업장 적용되는규제는 여전히 과거 시장 환경을 전제로 설계된 것이 많다"며 "오늘의 토론이 미래지향적인 미디어 생태계 조성을 위한 실질적 대안과 정책 실천의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 저도 실질적 입법과 정책적 결실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해민 의원은 "급변하는 디지털 생태계를 담아내지 못하는 낡은 틀이 산업 혁신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며 "유료 방송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게 규제를 걷어내는 일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전했다.
정부는 IPTV 등 유료방송과 OTT 등을 아우르는 통합 미디어법 제정 과정에서 업계 목소리를 듣겠다고 했다.
강동완 방미통위 뉴미디어정책과장은 "OTT 등 경쟁 사업자 출현으로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가 발생한 만큼 방송·IPTV·OTT를 아우르는 통합 미디어법 제정안을 정부도 마련 중"이라며 "이르면 5월 중 사업자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minju@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