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 본사. (사진=GC녹십자)
◇카나프테라퓨틱스로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
GC녹십자는 올해 3월 코스닥에 상장한 카나프테라퓨틱스(0082N0) 주식 142만4333주를 보유하고 있다. 상장 과정에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보통주로 전환하며 확보한 물량이다.
공모전 지분율은 13.06%였으나, 신주 발행에 따른 희석으로 현재는 10.99% 수준으로 파악된다.
최대주주인 이병철 카나프테라퓨틱스 대표(12.11%)에 이어 2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3대 주주는 강정석 동아쏘시오그룹 회장(7.15%)으로 파악된다.
보유 지분 일부는 장기적 협력 관계를 전제한 전략적 성격을 띤다. GC녹십자는 카나프테라퓨틱스 보유 지분의 절반(5.50%)에 대해 3년간 의무보유를 약정했고, 주요 주주들과 의결권 공동 행사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희귀의약품 전문 바이오벤처 노벨파마의 RCPS 약 23억원(지분 1.9%)가량을 지난해 처분한 것과 대비된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무한 확장하기보다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자금을 선별적으로 집중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GC녹십자는 카나프테라퓨틱스를 통해 기존 백신·혈액제제 중심 사업 구조에서 나아가 차세대 항암 신약 개발 역량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의 기존 사업은 안정적인 매출을 창출하는 대신 원가 부담과 가격 규제 영향으로 높은 마진을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 GC녹십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9913억원, 영업이익은 691억원에 이른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매출 규모를 고려하면 영업이익률이 약 3.5%에 그쳐 수익 창출 효율은 높지 않은 셈이다. 지난해 기준 29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최근 3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라는 점에서도 수익성 개선을 위한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가 필요하다.
2019년 설립된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인간 유전체 기반 신약 개발 기술을 바탕으로 항암제와 안과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중항체, 저분자 화합물, 항체-약물 접합체(ADC) 등 다양한 모달리티를 기반으로 총 7개의 파이프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황반병성 치료 이중항체 ‘ KNP-301’과 KRAS 표적항암제 저분자 화합물 ‘KNP-503’은 현재 기술이전을 논의하고 있다. GC녹십자와는 이중항체 기반 ADC 치료제 ‘KNP-701’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재무적 성과 역시 가시화했다. 녹십자가 보유한 카나프테라퓨틱스 지분의 장부가는 약 85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카나프테라퓨틱스의 적자 구조가 투자 가치에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최근 주가를 반영한 지분가치는 5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평가된다.
장부가 대비 3배 이상의 평가가 이뤄진 셈으로 초기 바이오 기업 특성상 잠재 평가이익이 존재한다. 카나프테라퓨틱스가 GC녹십자의 관계기업으로 편입된 만큼 지분법 적용도 기대된다. 향후 카나프테라퓨틱스가 기술이전이나 마일스톤 수익을 창출할 때 GC녹십자의 손익에 긍정적인 반영이 이뤄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미래 성장성 베팅’ 이모코그로 디지털 헬스케어 확장
카나프테라퓨틱스가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현재형 투자라면 이모코그는 미래 성장성에 대한 베팅 성격이 짙다.
GC녹십자의 지주사 녹십자홀딩스는 2021년 12월 이모코그의 시리즈 A 투자에 참여했다. 현재는 이모코그의 우선주 1만3888주(2.8%)를 보유하고 있다. GC녹십자그룹은 신사업과 헬스케어 관련 투자의 경우 지주인 차원에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설립된 이모코그는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으로 인공지능과 바이오 기술을 융합해 치매의 조기 선별·예방·치료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모코크는 현재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 대상 디지털치료기기 ‘코그테라’(Cogthera)는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한 뒤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모코그의 주요 주주에는 딥테크와 디지털 전환(DX)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스톤브릿지벤처스와 정보기술(IT) 기업 네이버, 카카오(035720)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가운데 전통 제약사인 녹십자홀딩스가 투자자로 참여한 점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녹십자홀딩스는 이모코그 투자를 통해 기존 의약품 중심 사업에서 데이터 기반 헬스케어로 확장하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와 제약의 결합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는 만큼 선제적인 포지셔닝인 셈이다.
이모코그 관계자는 “투자 이후 이모코그는 GC그룹 관계사들과 디지털 헬스케어 및 인지건강 관련 영역에서 협업 가능성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협업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GC녹십자그룹은 전반적으로 사업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GC녹십자웰빙은 지난해 2월 보툴리눔 톡신 전문기업 이니바이오를 인수하며 미용 의료로 사업을 확장하기도 했다.
이모코그를 포함해 녹십자 그룹이 투자 중인 바이오벤처가 상장에 성공할 경우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도 기대된다. 특히 GC녹십자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향후 상장 가능성이 거론되는 바이오벤처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차세대 항암신약 개발기업 사이러스테라퓨틱스와 면역항암제 개발 전문기업 넥스아이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