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3강 꿈꾸는 업스테이지…포털 '다음'이 넘어야 할 3가지 과제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5월 17일, 오후 07:0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업스테이지가 포털 다음(Daum) 인수를 계기로 인공지능(AI) 기반 플랫폼 기업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검색 점유율 급락, AI 플랫폼 경쟁 심화, 조직 혼란과 규제 강화 등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카카오는 팔고, 네이버는 물러서고, 업스테이지는 올라섰다-2026 한국 AI 삼각 구도’라는 제목의 블로그 글 이미지를 공유하며 상당한 통찰력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카카오, 네이버, 업스테이지. 이 세 이름이 한 문장 안에 나란히 놓이는 게 이제 자연스러워졌다”며 “업스테이지에는 아직 많은 시험대가 남아 있지만 하나씩 멋지게 서사를 만들면서 판 자체를 바꿔 보겠다”고 적었다.

해당 글은 국내 AI 시장이 기존 포털 경쟁에서 ‘AI 플랫폼 경쟁’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는 다음을 넘기고 업스테이지 지분을 확보해 투자 중심 구조로 전환했고, 네이버는 초거대 AI 모델 자체 경쟁보다 검색·커머스 중심의 실용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글은 업스테이지가 다음 인수를 통해 플랫폼·데이터·브랜드를 확보하며 “기술 기업에서 대중 플랫폼 기업으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실제 업스테이지는 지난 7일 카카오로부터 AXZ 지분 전량 인수를 완료했다. 회사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솔라(SOLAR)’를 다음 검색·콘텐츠 데이터와 결합해 키워드 검색을 넘어 맥락 기반의 ‘콘텍스트 AI’ 서비스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최근에는 정부 사업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심사 과정에 업스테이지의 솔라 모델 기반 ‘예산심의 특화 AI’를 도입하기로 했다. 국민성장펀드의 5600억원대 투자 추진 소식까지 더해지며 업스테이지의 기업가치 확대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인터넷 업계에서는 단순한 AI 접목만으로 다음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0%서 3%로…쪼그라든 다음의 현실

가장 큰 변수는 시장 지위다.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국내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가 68.52%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고, 구글이 23.53%로 뒤를 이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 빙(Bing)이 4.30%로 3위에 올랐고, 다음은 3.06%까지 떨어졌다.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했던 2014년 당시 점유율이 20~30%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존재감이 크게 축소된 셈이다. 특히 빙이 AI 검색 기능 ‘코파일럿’을 앞세워 다음을 제친 점은 AI 시대 검색 시장 판도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포털 시장에서 1위를 놓친 기업이 다시 정상에 오른 사례는 사실상 없었다”며 “AI 검색 강화만으로 이용자 습관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챗GPT 독주 속 ‘솔라’ 승부수

문제는 검색 시장 열세가 AI 플랫폼 경쟁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트렌드 기준 국내 AI 플랫폼 시장 점유율은 오픈AI 챗GPT가 70.17%로 압도적 1위를 기록 중이다. 이어 구글 제미나이(15.20%), 퍼플렉시티(9.01%)가 뒤를 잇고 있다.

업스테이지는 자체 AI 모델 ‘솔라(SOLAR)’를 차별화 카드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검색 시장 1위인 네이버 역시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AI 브리핑 확대와 검색·커머스 연계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AI 플랫폼 시장에서는 아직 챗GPT 수준의 영향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후발주자인 업스테이지가 다음 플랫폼을 AI 중심 서비스로 전환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스테이지가 B2B AI 기술력에서는 존재감을 보여왔지만, 대규모 이용자를 상대로 한 AI 플랫폼 운영 경쟁과 AI 에이전트 경쟁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말했다.

◇조직 혼란·규제 리스크도 부담

내부 조직 안정화 역시 시급한 과제다. 업계에서는 다음(Daum)의 매각가 저평가 논란과 장기화된 사업 부진으로 인한 조직 피로감, 인력 이탈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양주일 AXZ(다음 운영사) 대표가 이달 말 퇴사를 앞둔 상황에서, 노조는 고용 안정성과 매각 과정의 투명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향후 AI 포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물리적·화학적 조직 통합을 이끌어낼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오는 7월 시행을 앞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상당한 부담이다. 일명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으로 불리는 이 개정안은 플랫폼 사업자의 불법·허위정보 차단 의무를 대폭 강화했다. 허위·조작 정보가 반복해서 유통될 경우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고,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까지 지게 된다. 플랫폼 기업으로서는 콘텐츠 모니터링 비용과 법적 리스크 대응 부담이 급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AI 에이전트 시대에는 단순한 검색 성능보다 정보의 신뢰성과 규제 대응 역량이 생존을 가를 수 있다”며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가 90년대 중반 한글 로봇 검색엔진 ‘까치네’를 개발한 인터넷 1세대이자 머신러닝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지만, 대형 플랫폼 운영 경험과 대규모 조직을 아우르는 리더십에 대해서는 시장에 증명해 보여야 하는 시험대에 오른 셈”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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