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전사적 AI 전환 추진…직원 30% 에이전트OS 업무"[일문일답]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5월 19일, 오후 01:12

김연수 한컴 대표를 비롯한 한컴 경영진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전략발표회에서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광범 기자)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한글과컴퓨터’라는 오랜 사명을 버리고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한컴은 19일 “전사적인 기술 전환을 추진 중”이라며 전사 인력의 약 30%가 에이전트 OS 업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진행한 전략발표회 ‘HANCOM : THE SHIFT’에서 한컴의 ‘소버린 에이전틱 OS’ 전략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한컴은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으로 전사 인력의 약 30%를 에이전트 OS 직접 개발 및 기획에 투입했으며, 나머지 인력 역시 AI 기능 접목 및 기술 모듈 개발에 배치하는 등 전사적인 기술 전환을 추진 중이다. 한컴은 오는 6월 에이전트 OS의 베타 버전을 공개하고, 하반기 실제 도입 환경에서의 개념검증(PoC) 버전을 거쳐 내년 상반기인 2027년 정식 출시를 목표로 삼고 있다.

한컴은 이날 전략발표회를 통해 36년 동안 사용된 ‘한글과컴퓨터’라는 사명을 ‘한컴’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단순히 부르기 쉬운 이름으로의 교체를 넘어, 과거의 유산이었던 ‘국내용 PC 패키지 워드프로세서 기업’이라는 틀을 완전히 깨고 글로벌 AI 기업으로 완벽하게 재탄생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와 함께 한컴은 ‘한컴오피스 2024’를 마지막으로 지난 수십 년간 이어온 연식제 패키지 발매를 전격 종료하기로 했다. 향후 한컴오피스는 AI 기능 고도화가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형태로 진화한다.

다음은 김연수 한컴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지난해 AI 패키지 매출 성과와 관련해 어떤 매출이 AI 매출로 분류되는지 그 기준이 궁금하다. 아울러 어떤 고객사에 공급했는지도 밝혀달라.

△김연수 한컴 대표=한컴이 말하는 AI 매출은 단순히 AI 기능이 일부 포함된 제품의 매출이 아니라, 한컴의 AI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솔루션, SDK 및 오픈소스, 개발 도구, 그리고 플랫폼 전반에서 발생하는 기술 매출을 의미하며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는 온프레미스 AI 솔루션 매출이다. 자체 인프라를 중시하는 기업과 공공기관을 위한 ‘한컴 어시스턴트’, ‘한컴피디아’, ‘데이터 로더’ 등의 구축형 솔루션이 여기에 해당한다. 긴 시간 개념검증(PoC)을 진행하면서 많은 고객이 솔루션 매출로 전환했다. 둘째는 API, SDK 등 개발 모듈 공급 매출이다. 한컴의 문서 편집 기능 및 AI 기능을 기업 시스템에 직접 연동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발자 도구다. 셋째는 클라우드와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플랫폼 매출이다. AI 웹 데이터 독스 AI를 포함해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는 AI 플랫폼이 여기에 포함된다.

-AI 솔루션 매출의 수익성은 기존 설치형 소프트웨어와 대비해 어느 정도 수준인가. 앞으로도 3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겠다고 했는데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구체적인 전략을 설명해달라.

△진성식 한컴 사업 총괄=AI 솔루션 매출 총이익률이 기존 설치형 오피스 매출 구조보다 구조적으로 훨씬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기존 오피스 사업은 배포, 설치, 유지 비용 등이 수반되지만, AI 모듈의 경우 API 호출량과 데이터 처리 볼륨에 따른 구독 가공 방식이기 때문에 원가 부담이 매우 가볍다. 또한 30% 영업이익률 유지의 핵심은 한컴이 확보하고 있는 20만 고객에 대한 AI 전환 전략에 있다. 신규 고객 유입에 대규모 비용을 쓰는 대신,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업셀링(추가 판매) 방식을 취해 단위 고객당 매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에 따라 AI 매출이 늘어날수록 수익 구조가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AI 사업이 본격화된 2025년 하반기를 되돌아봐도 수익률을 유지하면서 매출 볼륨을 확대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김연수 한컴 대표=첨언하자면, ‘오픈데이터로더(ODL)’를 오픈소스로 전환 출시해 글로벌로 배포한 이유는 고객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는 한컴의 강력한 기반이 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상당한 비용이 들 수도 있었으나, 한컴은 뛰어난 기술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글로벌 개발자들이 거대언어모델(LLM) 데이터 추출 개발 툴을 검색하면 모든 LLM이 한컴을 독보적인 모범 답안으로 제시한다. LLM이 오히려 사용을 권장하는 툴이 되었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중요한 교두보가 마련됐다.

-한컴오피스를 정기 출시 방식에서 상시 업데이트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기존 구매 고객의 라이선스 정책은 어떻게 변경되는가. 또한 이에 따른 매출 변동은 어떻게 예상하는가.

△장승현 기획 총괄=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한컴오피스 계약 구조는 대다수가 이미 연간 구독 모델로 전환을 완료한 상태다. 2025년 기준 오피스 라이선스 중 연간 계약 비중은 약 70~80% 수준에 달한다. 연간 계약 고객은 계약 주기에 맞춰 상시 업데이트가 자동으로 수행되므로, 별도의 조치 없이 항상 최신 오피스 및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영구 사용권을 이용 중인 고객에 대해서는 제품 지원이 종료되는 운영체제(OS) 시점에 맞춰 자연스럽게 구독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보상 및 전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매출의 70% 이상을 연간 구독으로 전환 완료했기 때문에 현재의 안정적인 구조가 유지될 것이다. 따라서 매출에 미치는 타격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컴은 이 같은 안정성을 바탕으로 개발 리소스를 신성장 동력인 ‘한컴 소버린 에이전틱 OS’로 전환하고 있으며, 인력을 더 투입해 향후 공공 및 기업 시장에서 AI를 더욱 공격적으로 드라이브할 계획이다.

-한컴의 에이전트 OS 제품이 가진 타사 대비 경쟁력이나 강점은 무엇인가. 아울러 유럽과 아시아는 소버린 AI를 바라보는 환경과 관점이 다른데, 유럽 진출 시 국가별 규제 차이를 기술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방침인가.

△정지환 한컴 개발 총괄/CTO=한컴이 준비 중인 에이전트 OS는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업무를 대신 수행할 수 있도록 에이전트를 생성, 관리, 공유하는 전 과정을 단일 플랫폼에서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인증, 권한 관리, 데이터 접근, 외부 도구 연동, 안전한 실행 등 AI 업무 수행에 필요한 핵심 기능들을 통합 제공함으로써 기업들이 AI 에이전트를 보다 쉽고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돕는다. 현재 여러 업체가 에이전트 OS 분야에서 시도를 이어가고 있으나, 한컴은 L1, L4, L6 세 가지 영역에서 뚜렷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첫째는 비정형 데이터에 대한 원천 기술 보유다. 한컴이 36년간 축적한 문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AI가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구조적 데이터로 정제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 덕분에 한컴의 에이전트는 타사 제품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동작한다. 둘째는 실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통합 실행 엔진을 확보했다다는 점이다. ‘한컴 어시스턴트’, ‘한컴피디아’ 등 다양한 AI 솔루션과 기술 모듈을 시장에 공급하고 사업화하는 과정에서 통합 엔진의 기술력을 입증했다. 셋째는 데이터 주권 보장이다. 공공기관이나 금융, 의료 등 외부로 데이터를 유출하기 어려운 민감한 분야에서 한컴의 에이전트 OS는 온프레미스 환경을 통해 데이터 거버넌스를 유지한 채 구동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수요가 있는 기관에 신속하게 대응하며 시장을 확장할 수 있다.

접근성 규제 대응과 관련해서는, 유럽의 유럽접근성법(EAA)과 미국의 미국장애인법(ADA)을 중심으로 접근성 시장에 대한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두 규제가 상호 독립적이라기보다는 글로벌 전역에서 PDF에 대한 접근성 규제가 공통적으로 강화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PDF 포맷에 대해, 한컴은 ODL을 통해 접근성을 담보하는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초 AI 기술을 활용한 오토태깅 기능을 배포했다. 현재 유럽과 미국에서 많은 문의가 접수되고 있으며, 다양한 협력 사례를 만들기 위해 소통 중이므로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반기에는 이 접근성 시장을 타깃으로 ‘PDF UA’ 포맷 유료 애드온을 배포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수익화할 예정이다.

-에이전트 OS와 관련한 연구 인력 규모와 향후 출시 계획을 설명해달라.

△김연수 한컴 대표=현재 에이전트 OS를 직접 개발하거나 기획하는 인력은 모두 CTO 직속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사 인력의 약 30%가 이 분야에 집중 배치되어 있다. 나머지 인력 역시 AI 기능을 접목하거나 에이전트 OS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모듈(내부 명칭 ‘카파빌리티’)을 개발하는 등 기술 전환을 진행 중이다. 사실상 한컴의 인력 대부분이 에이전틱 OS 생태계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일정의 경우, 올해 6월에 베타 버전을 먼저 선보인 후 하반기에는 실제 도입 환경에서 검증하는 버전(PoC)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러한 개념검증 과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인 2027년 정식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버린 에이전트 OS는 기존 AI 플랫폼이나 업무용 AI 솔루션과 비교해 어떤 차별성을 갖는가. 또한 ODL과 관련해 오픈 코어 전략을 취할 경우 핵심 기술이 경쟁사에 노출될 리스크가 존재하는데, 지식재산권(IP) 보호와 오픈소스 전략 간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계획인가.

△정지환 한컴 개발 총괄/CTO=지난해부터 AI 사업을 전개하며 다양한 기술을 모듈화하고 이를 한컴 생태계로 확산하기 위해 ‘애드온’ 전략을 취해왔다. 이는 기존에 보유한 기술을 외부에 공개해 API를 연결하고, 파트너들이 한컴 생태계 내에서 활동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었다. 반면 에이전틱 OS는 한 단계 더 나아가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고객사가 AI 에이전트를 업무에 도입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통합 플랫폼 시스템이다. 표준화된 기술을 외부에 오픈함으로써 수많은 기업이 도구, 기술 모듈, API를 매개로 에이전트 OS 위에서 협업할 수 있는 구조를 지닌다.

오픈 코어 전략의 경우, 한컴의 기술 오픈 전략은 모든 기술을 무차별적으로 공개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생태계 조성에 필수적인 코어 기술(엔진)만 선별적으로 개방해 글로벌 개발자 커뮤니티를 리드하고, 한컴의 노하우가 집약된 핵심 기술은 유료 애드온이나 확장 솔루션 형태로 제공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수익화할 방침이다. 핵심 IP를 유료 영역에 배치함으로써 오픈소스 생태계 확산과 지식재산권 보호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이는 이미 글로벌 기업인 레드햇이나 엘라스틱 등이 검증한 오픈 코어 비즈니스 모델과 유사하며, 한컴 역시 이와 같은 방식으로 안정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AI 패키지 침투율이 4.2% 수준이라고 밝혔다. 출시 초기임을 감안해도 95% 이상의 기존 고객이 아직 전환하지 않은 셈인데 그 원인을 어떻게 보고 있으며 어떻게 대응할 방침인가. 아울러 언급한 유럽 파트너 3사의 사명이 공개되지 않았는데, 해당 MOU들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져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과 향후 유럽 사업 계획을 추가로 구체화해달라.

△김연수 한컴 대표=침투율이 4.2%에 머무는 가장 큰 이유는 제품을 출시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빅테크 기업과 유사한 침투율이라고 설명한 것은, 2023년부터 상용화를 시작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초기 전환율과 비교했을 때 동일한 수준의 속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무적인 지표는 전체 연간 라이선스 갱신 모델 중 절반 이상(54%)이 AI 패키지를 함께 선택했다는 점이다. 기존 고객들이 AI 기술을 도입할 때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자체 인프라 환경이 받쳐주어야 하므로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즉, 한컴의 전환 속도가 느린 것이 아니라 고객사의 예산 확보 및 인프라 조성 타이밍에 맞춰 순차적인 침투가 이루어지고 있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

유럽 사업의 경우 현재 한 곳과 MOU를 체결했고 두 곳과 추가 서명을 진행 중이다. 비밀유지계약(NDA)으로 인해 현 시점에서 사명을 공개하기는 어려우나, 각기 다른 형태의 파트너십과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한컴의 ODL과 에이전틱 OS를 활용해 현지에서 성공적인 PoC(개념검증) 고객 사례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번 간담회 이후 2주 내로 계약 내용을 구체화할 예정이며, 오는 6월 중에는 구체적인 계약 성과를 명확하게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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