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9일 울산 울주군 새울 원자력발전소에서 불법 드론 침투 시 대응 훈련과 새울 4호기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05.20/뉴스1
원전 드론 대응훈련에서 실제 '재머'를 쓰기 어려웠던 제도적 공백이 오는 10월 일부 해소될 전망이다. 실제 위협 상황에서는 공공안전 목적의 전파차단장치 사용이 예외적으로 허용되지만, 교육·훈련 목적의 사용 절차는 명확하지 않아 현장 훈련에는 제약이 있었다.
재머는 드론과 조종기 사이의 통신 신호나 위성항법 신호를 방해해 드론을 무력화하는 장비다. 원전 주변 불법드론이 탐지된 뒤 부지 경계에 접근할 경우 대응 수단으로 쓰인다.
실제 상황은 예외 허용…훈련 목적 사용은 절차 미비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장은 19일 울산 울주군 새울원전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훈련 과정의 제약을 설명하며 "재머가 있어도 실제 현장에서 재머를 못 쏜다"며 "지역 주민에게 전파 장애 피해가 갈까 봐 전파법에 의해 못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실제 위협 상황에서 재머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는 뜻은 아니다. 현행 전파법은 전파 혼신·간섭으로 타인의 전파 이용을 방해하거나 차단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공공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는 전파차단장치 사용 예외를 둔다.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상 물리적방호도 예외 사유에 포함된다.
쟁점은 훈련이다. 원전 물리적방호 훈련에서 재머를 실제 방사하려면 주변 전파 혼신 가능성을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교육·훈련·장비정비 등 목적으로 전파차단장치를 사용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없어 불법드론 등에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최 위원장은 지난해 고리원전 재머 훈련 사례를 들었다. 그는 "과기정통부에 한시적으로 재머 사용을 요청했고, 울산전파관리소 입회와 전파감시 실시 등 조건부 허용을 받아 재머를 실제 훈련 시 방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건부 허용 방식은 훈련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부작용이 있었다. 최 위원장은 "전파감시 차량이 배치되고 하다 보니 드론 침투 경로 등이 예상될 수밖에 없어서 훈련 실효성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새울원전에서 운용하는 불법드론 대응 장비. 왼쪽부터 배터리 분리형 재머, 배터리 일체형 재머, RF스캐너. 재머는 드론 조정 주파수와 위성항법 신호를 차단하는 장비이며, RF스캐너는 드론과 조종기 사이의 무선 주파수 신호를 포착해 드론 위치 등을 확인하는 탐지 장비다. 2026.05.20/뉴스1(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10월 개정 전파법 시행…신고 거쳐 지정 장소서 사용
이 같은 문제는 오는 10월 22일 시행되는 개정 전파법으로 일부 해소될 전망이다. 개정법은 공공안전 목적 활동을 위한 교육·훈련, 장비정비, 시험 목적 전파차단장치 사용 절차를 새로 마련했다.
개정법에 따라 해당 기관장은 전파차단장치의 안전한 사용 계획을 세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사용 장소는 과기정통부 장관이 교육·훈련 등을 위해 지정·고시한 곳으로 제한된다.
과기정통부 장관은 전파 혼신·간섭 우려가 크거나 훈련 목적을 벗어난다고 판단하면 계획 수정을 명하거나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있다. 사용 과정에서 감독과 사용중지 명령, 사용 결과 제출 요구도 할 수 있다.
최 위원장은 "관련 법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해 개정했다"며 "올 하반기 법이 시행되면 그 이후부터는 재머를 훈련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원전 드론 대응은 탐지와 무력화로 나뉜다. 새울본부 브리핑 자료에 따르면 탐지 장비인 RF 스캐너는 드론과 조종기 사이의 무선 주파수 신호를 포착해 등록된 드론의 경우 드론 위치와 조종자 위치 등을 확인한다.
새울본부 RF 스캐너는 반경 3㎞ 이상, 360도 전방위 탐지가 가능하다. 대응 장비인 휴대용 재머는 드론 조정 주파수와 위성항법 신호를 차단하는 장비로, 배터리 분리형과 배터리 일체형 등이 운용된다.
최 위원장은 장비 보강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RF 스캐너 라이브러리에 등록된 드론의 경우 드론 기종이나 조종자 위치까지 모든 정보를 알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한계가 있다"며 "주파수와 상관없이 드론을 잡을 수 있는 레이더, 카메라를 세트로 들여놓는 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울원전은 아직 레이더가 설치되지 않았지만 월성에는 올해 중 설치될 예정"이라며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kxmxs410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