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숨통 트였다”…정액수수료 확대·中企 의무편성 완화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5월 22일, 오후 05:21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TV 시청자 이탈과 모바일 커머스 급성장으로 고사 위기에 처한 홈쇼핑 업계의 규제 빗장이 대거 풀린다.

리모컨으로 주문하는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화면의 절반을 답답하게 채우던 데이터 영역 의무 비율이 25%로 확 줄어들어 일반 TV홈쇼핑처럼 시원한 화면 연출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홈쇼핑사가 매출 리스크 없이 안정적인 고정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정액수수료’ 방송 편성 제한도 완화된다. 중소기업 상품 의무 편성 비율도 인하해 홈쇼핑 회사의 이익률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22일 제12차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홈쇼핑 상생·활력 제고 방안’을 보고받고 확정했다. 이번 대책은 방미통위가 정부 국정과제인 ‘미래지향적 디지털·미디어 생태계 구축’ 이행을 위해 유료방송 진흥 업무를 이관받은 후 내놓은 첫 번째 종합 진흥 정책이다.

2026 홈쇼핑 규제 완화 정리
◇화면 75%까지 영상 송출 가능…T커머스 숨통 트이나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기술 환경 변화를 반영한 ‘데이터홈쇼핑 화면비율 규제 완화’다.

기존 규정에 따르면 T커머스 사업자는 화면의 최소 50% 이상을 반드시 텍스트나 상품 목록 등 ‘데이터 영역’으로 구성해야 했다. 영상과 데이터의 경계가 무너진 현시점에서 이 같은 규제가 오히려 시청자 몰입도를 방해하고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꾸민 제기돼 왔다.

방미통위는 시청자 편익 증진을 위해 데이터 영역 최소 확보 비율을 현행 50%에서 25%로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데이터홈쇼핑사들도 화면의 최대 75%까지 영상을 꽉 채워 송출할 수 있게 됐다. 사실상 일반 TV홈쇼핑과 다름없는 다채로운 화면 연출과 시각적 마케팅이 가능해져 T커머스 업계의 매출 전환율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적 수익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정액수수료(고정 수수료) 방송 허용 비율’도 확대된다.

그동안 홈쇼핑 업계는 신규·중소 브랜드의 마케팅 수요를 고려해 정액방송 편성에 제한을 받아왔다. 방미통위는 홈쇼핑사들의 수입 예측 가능성을 높여주기 위해 정액수수료 방송 허용 비율을 데이터홈쇼핑은 20%, TV홈쇼핑은 25%까지 소폭 상향 조정했다. 방미통위는 향후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한 뒤 완전 자율화로의 전환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홈쇼핑 사업자에게 지워졌던 연간 중소기업 상품 의무 편성비율(55~80%)은 홈쇼핑사의 자체적인 중소기업 발굴·육성을 조건으로 단계적으로 인하(1단계 8%p, 2단계 2%p)해 행정적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가운데)이 2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2026년 제12차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방미통위)
◇“송출 중단 금지는 과도한 개입” vs “정부가 조정자 역할 해야” 설전

이날 회의에서는 매년 반복되는 유료방송 사업자(SO·위성·IPTV)와 홈쇼핑사 간의 ‘송출수수료 갈등’에 대한 정부의 개입 수위를 두고 위원들 간의 공방이 벌어졌다.

윤성옥 비상임 위원은 “홈쇼핑은 공영방송이 아닌 사적 거래 영역인데, 처음부터 정부가 송출 중단 금지를 공표하며 강하게 개입하는 것은 플랫폼 사업자의 자율성을 지나치게 제한하고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방미통위 사무처는 “홈쇼핑도 방송사업자로서 송출 중단이 되면 시청자들에게 보편적인 시청권 저해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민수 상임 위원은 “일방적으로 송출업체인 SO가 홈쇼핑사의 송출을 막아버린다고 했을때도 자율계약 관계로 봐야 하는 거냐”며“대등한 지위의 계약관계라면 문제없겠지만 대등한 지위 아니고, 균등한 영향력 미칠 수 없다면 조정자로서 정부가 개입하는 건 충분히 적절하고 타당하다”고 정부 개입의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정책적 조정 기능 기능이 일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의 지상파·종편 등 콘텐츠 사용료 협상에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대형 PP사들의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 요구와 이에 따른 블랙아웃 위기에 직면한 유료방송사에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야한다는 뜻이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송출수수료 협상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조정 기능이 강화되는 만큼, 유료방송사와 PP의 콘텐츠 사용료 협상에도 동일한 원칙과 기준이 적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홈쇼핑 산업이 그동안 우리 방송 생태계와 중소기업 판로 확대에 기여해 온 공헌이 크다”며 “미디어 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번 방안으로 업계가 상생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생동감과 활력을 조금이나마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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