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메탄 누출을 추적하는 AI”… UNIST, 온실가스 감시 패러다임 바꾼다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5월 25일, 오전 09:5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지구온난화의 핵심 요인 중 하나인 메탄(CH₄) 누출을 우주에서 자동으로 탐지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사람이 직접 위성 영상을 분석하지 않아도 인공지능(AI)이 대기 중 메탄 누출 지점을 식별하는 방식으로, 위성 기반 환경 감시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구를 이끈 것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임정호 교수 연구팀이다.

(좌측부터) 임정호 교수, 양세영 연구원(제1저자), 김예진 연구원(제1저자),추민기 연구원, 최현영 연구원.
◇초분광 위성 데이터에 딥러닝 결합

임 교수팀은 NASA 국제우주정거장(ISS) 관측 센서 EMIT 등에서 수집된 초분광 위성 데이터를 활용해 딥러닝 기반 영상 분할 모델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대기 중 메탄이 형성하는 ‘플룸(plume)’ 형태의 누출을 자동으로 탐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메탄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특정 적외선 파장을 흡수하는 특성이 있다. 연구팀은 수백 개의 파장 정보를 포함하는 초분광 데이터를 AI가 학습하도록 설계해, 단순 이미지 분석을 넘어 물리적 흡수 특성과 공간적 분포를 동시에 인식하도록 했다.

이 모델은 미국, 중국, 투르크메니스탄, 알제리 등 주요 석유·가스 생산지뿐 아니라 폐기물 처리장과 석탄 채굴지에서 발생하는 메탄 누출을 정밀하게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메탄 플룸 탐지를 위한 두 가지 접근 방식. (a) 초분광 위성 자료를 활용한 복사휘도(radiance) 기반 접근 방식과 (b) 메탄(CH4) 농도 강화(enhancement) 기반 접근 방식를 비교한 그림이다. 복사휘도 기반 방법은 위성 관측 신호를 직접 활용해 빠른 탐지가 가능하며, 메탄 농도 강화 기반 방법은 메탄 농도 정보를 활용해 보다 정밀한 플룸 경계 탐지가 가능하다. 또한 서로 다른 위성 자료에서도 안정적으로 적용 가능함을 보여준다.
◇“속도와 정확도 분리”… 산업 적용 기준 제시

이번 연구의 특징은 탐지 목적에 따라 AI 활용 방식을 구분한 점이다. 연구팀은 두 가지 데이터 기반 접근법을 비교 분석했다.

첫째는 위성의 원시 신호인 복사휘도(Radiance)를 직접 활용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복잡한 전처리 없이 빠르게 분석할 수 있어 대규모 지역을 신속하게 스크리닝하는 데 적합하다.

둘째는 배경 대비 메탄 농도를 강조한 농도 강화(Enhancement) 데이터 방식이다. 처리 과정은 복잡하지만 누출 범위와 배출량을 정밀하게 산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두 방식의 특성을 정리해, 산업 현장과 규제 기관이 목적에 따라 ‘신속 탐지’ 또는 ‘정밀 검증’ 모델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제시했다.

◇설명 가능한 AI로 신뢰성 확보

기존 AI(인공지능) 기반 위성 분석 기술이 내부 판단 과정을 알 수 없는 ‘블랙박스’라는 한계를 지녔던 것과 달리, 연구팀은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인 XAI 기법인 Grad-CAM(그레드 캠·판단 근거 시각화 기술)과 Integrated Gradients(인티그레이티드 그레디언트·기여도 분석 기법)를 적용해 분석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AI가 실제로 메탄의 적외선 흡수 특성을 기반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시각적으로 검증했다.

또한 해당 모델은 NASA(미 항공우주국) 데이터뿐 아니라 민간 위성인 Tanager-1(태너저 원) 데이터에도 동일하게 적용돼 높은 성능을 유지했다. 이는 특정 위성이나 센서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초분광 위성에 적용 가능한 확장성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환경부와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양세영·김예진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pj Climate and Atmospheric Science(네이처 파트너 저널 기후와 대기과학)에 게재됐다.

임정호 교수는 “메탄은 대기 체류 시간이 짧아 빠르게 위치를 찾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존에는 분석과 검증 과정에 시간이 오래 걸려 대응이 늦어지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기술은 초분광 위성과 AI를 결합해 전 세계 메탄 누출을 촘촘하게 감시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든 것”이라며 “향후 글로벌 탄소 규제와 배출 검증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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