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진 메디포스트 美법인 대표 “FDA 단일임상, 근본치료제 도전 기회 열었다”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6월 04일, 오전 08:41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미국 임상 3상을 하나로 줄인 것이 단순히 비용을 아끼고 기간을 단축하는 의미에 그친다면 이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진짜 의미는 한국과 일본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미국 허가 심사 과정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이승진 메디포스트(078160) 미국법인 대표는 최근 경기 성남시 메디포스트 본사에서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와 만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골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의 미국 임상 3상을 단일 임상(Single Study)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배경과 의미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메디포스트는 FDA와 협의를 거쳐 카티스템의 미국 임상 3상을 단일 피보탈 임상(Pivotal trial, 핵심 임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통상 미국에서는 동일한 설계의 확증 임상 3상을 두 차례 수행하는 듀얼 스터디가 사실상 표준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무릎관절염처럼 환자가 많은 적응증에서는 이번 FDA의 결정이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원래 FDA는 동일한 설계의 임상을 한 번 더 반복해 결과의 재현성을 확인하는 방식을 선호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하나의 잘 설계된 확증 임상과 다른 임상적 근거를 함께 활용하는 방향으로 규제 기조가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성남시 메디포스트 본사에서 최근 이데일리와 만난 이승진 메디포스트 미국법인 대표가 이데일리에 무릎골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 미국 임상 3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메디포스트)




◇韓·日 임상데이터, 美임상 반영 의미는?

FDA가 카티스템의 단일 임상을 수용한 배경에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FDA가 2023년 발표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단일 확증 임상과 보강 증거만으로도 신약의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여기에 카티스템과 같은 동종 중간엽줄기세포(MSC) 치료제인 메소블라스트(Mesoblast)의 라이온실(Ryoncil)이 지난해 12월 FDA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관련 세포치료제의 규제 선례가 마련됐다.

무엇보다 최근 카티스템이 일본 임상 3상에서 통증·기능성 개선과 연골 손상 회복 지표를 모두 충족한 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이 대표는 “FDA의 규제 기조 변화와 MSC 치료제 승인 선례, 일본 임상 3상 성공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맞물리면서 단일 임상 전략을 검토할 수 있었다”며 “FDA와 논의를 진행했고 최근 서면으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메디포스트가 이번 결정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일본 임상 데이터를 미국 허가 전략에 활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일본 임상 3상에서는 관절 내부에 카메라를 삽입해 연골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관절경(Arthroscopy)을 통해 실제 연골 재생 여부를 평가했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는 관절경을 활용한 임상 설계가 쉽지 않아 연골 재생을 직접 확인할 기회가 제한적이었다”며 “이번 결정으로 일본의 관절경 데이터와 한국의 장기 추적 데이터를 미국 허가 심사 과정에서 함께 검토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어 “골관절염은 환자 수가 매우 많아 FDA가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적응증”이라며 “희귀질환이 아님에도 피보탈 임상 이후 확인 임상(Confirmatory Trial)을 하는 대신 다른 국가에서 축적된 임상 결과와 실제 사용 경험을 함께 검토하겠다고 한 것은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메디포스트의 퇴행성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 (사진=메디포스트)




◇“DMOAD 인정 가능성도 높아져”

메디포스트가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향후 미국 허가 과정에서 DMOAD(Disease Modifying Osteoarthritis Drug·질환구조개선 골관절염 치료제, 근본치료제) 지위를 인정받을 가능성이다.

현재까지 미국 FDA로부터 공식적으로 DMOAD 지위를 인정받은 골관절염 치료제는 없다.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사들은 수십 년간 단순 통증 완화를 넘어 질병 진행 자체를 늦추거나 구조를 개선하는 치료제를 개발해 왔다. 하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기준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가장 큰 이유는 FDA가 인정한 바이오마커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골 분해 또는 재생과 관련된 다양한 혈액·소변 바이오마커가 연구됐지만 특정 수치 변화가 통증 개선이나 질환 진행 억제와 직접 연결된다는 점은 입증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개발사들은 통증이나 기능 개선 지표를 중심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반면 카티스템은 관절경을 통해 연골 재생 여부를 직접 확인한 일본 임상 데이터와 한국의 장기 추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는 것이 메디포스트 측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중요한 것은 단순히 연골이 재생됐다는 사실이 아니라 연골 재생이 장기간 유지되고 그 기간 동안 환자의 통증도 함께 개선됐다는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일본에서는 실제 연골 재생을 확인했고 한국에서는 장기간 추적 관찰 데이터를 확보했다. FDA가 아직 연골 재생을 인정한 것은 아니나 이런 자료들이 미국 허가 심사 과정에서 검토된다면 카티스템의 구조적 개선 효과를 설명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포스트는 현재 미국 임상 3상 환자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메디포스트는 2029년 3분기 임상 종료, 2031년 상반기 생물학적 제제 허가신청(BLA) 승인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임상 비용은 기존 계획 대비 20~30% 절감되고 개발 기간도 3~6개월가량 단축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이번 결정은 단순히 임상 하나를 줄였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한국과 일본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미국 허가 전략에 활용할 수 있게 된 만큼 카티스템의 글로벌 상업화 가능성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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