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시옹(Vincent Xiong) 샥즈 북미사업부 대표(CEO)는 22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샥즈 행사에서 이어폰 시장의 다음 변화 축으로 ‘오픈이어’와 ‘인공지능(AI)’을 제시했다. 스마트폰과 함께 TWS가 대중화된 지 10년 가까이 흐른 만큼, 이제는 장시간 착용과 귀 건강, 주변 환경 인지, AI 기반 상호작용이 새로운 수요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옹 대표는 “이어폰 업계와 기술의 혁명은 모두 만족하지 못한 새로운 요구에서 비롯된다”며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수요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부족한 부분도 함께 가져온다”고 말했다. 스피커에서 워크맨으로, 유선에서 블루투스로, 다시 TWS와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으로 발전해온 흐름이 결국 소비자의 새로운 불편을 해결하는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그가 주목한 변화는 사용 시간이다. 과거 이어폰은 음악을 듣는 기기였지만, 지금은 화상회의, 온라인 콘텐츠, 팟캐스트, 운동, AI 서비스와 연결되는 상시 착용형 기기로 바뀌고 있다. 시옹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하이브리드 근무와 운동 수요가 늘었고, 디지털 세계에서 오디오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이어폰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시간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내놨다.
빈센트 시옹(Vincent Xiong) 샥즈 북미사업부 대표(CEO)는 22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샥즈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영빈 기자)
샥즈는 오픈이어 경쟁력의 출발점으로 착용감을 꼽았다. 시옹 대표는 샥즈가 피부에 잘 밀착되는 저경도 실리콘 소재와 귀 형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을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소비자의 다양한 귀 모양에 맞추기 위해 3D 모델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음질 역시 오픈이어 제품이 넘어야 할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오픈이어는 귀를 밀폐하지 않는 구조상 저음 전달과 소리 누출, 외부 소음 대응에서 기존 커널형 이어폰보다 불리할 수 있다. 시옹 대표는 샥즈가 저음 보강을 위한 드라이버 구조, 스피커 설계, 자석 활용 등을 통해 이 문제를 개선해왔다고 설명했다.
노이즈 제어도 새 경쟁 포인트로 언급됐다. 기존 노이즈캔슬링은 외부 소리를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지만, 오픈이어 제품에서는 주변 소리를 모두 없애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소리는 남기고 불필요한 소음은 줄이는 방향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시옹 대표는 “어떤 때는 소비자가 주변 소리를 듣고 싶고, 어떤 때는 듣고 싶지 않다”며 “주변 환경 소리를 줄이면서도 사람의 목소리는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제품 로드맵도 공개했다. 샥즈는 오픈이어 제품군을 사용 시나리오별로 더 세분화할 계획이다. 클립형 제품은 애플 에어팟과 유사한 주요 기능 수준을 확보하면서도 오픈이어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설계하고, 스포츠 제품군은 러닝을 넘어 다양한 운동 환경에 맞춰 방수, 착용 안정성, 이탈 방지 기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샥즈가 자체 개발한 초저경도 실리콘 소재 (사진=신영빈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처럼 스마트폰·PC·웨어러블 생태계를 갖춘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자체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건강 관련 기능, 생체 컨디션 모니터링, 다른 웨어러블 기기와의 연계 가능성을 언급했다. AI 제품 출시 시점과 세부 사양에 대해서는 “대외비라 말씀드릴 수 없다”며 “적절한 시점에 공개하겠다”고 했다.
귀 건강도 중요한 화두로 다뤘다. 시옹 대표는 장시간 이어폰 사용이 청력 손실이나 귀 위생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오픈이어 구조가 귀를 막지 않아 생리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볼륨과 사용 시간이 청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커널형 이어폰은 귀 내부 피부와 직접 접촉해 위생·피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짚었다. 반면 오픈이어 제품은 귀 안쪽을 막지 않아 공기 흐름을 유지하고, 귀 내부 피부와의 직접 접촉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통역 기능에 대한 질문에는 AI 시대에 대부분의 이어폰이 통역 기능을 갖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옹 대표는 전문 통역 이어폰만 별도 시장을 형성하기보다, AI 에이전트가 이어폰에 탑재되면서 통역이 여러 기능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오픈이어 이어폰 시장에는 최근 보스, 소니, 화웨이 등 글로벌 브랜드가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도 클립형 오픈이어 이어폰을 준비 중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차별화의 기준은 제품 형태 자체보다, 장시간 착용 경험과 음향·건강·AI 기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결합하느냐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