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보다 소비가 강했다"…챌린저스, 커머스 피벗으로 날다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6월 10일, 오후 07:27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사람들의 좋은 습관을 만들어주는 앱으로 출발했지만, 생존을 위해 고민한 끝에 유저들이 가장 돈을 많이 쓰고 지속하는 영역인 ‘뷰티’와 ‘커머스’를 결합한 ‘커머스 미디어 플랫폼’으로 변신했습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위워크 선릉2호점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최혁준 화이트큐브 대표는 이같이 밝혔다. 화이트큐브가 운영하는 ‘챌린저스’는 당초 돈을 걸고 미션을 수행하며 올바른 라이프스타일을 형성하는 ‘습관 형성 앱’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지금은 브랜드의 마케팅과 실제 구매 전환을 완벽하게 연결해 주는 성과 연동형 ‘리테일 미디어’로 제2의 도약을 시작했다.

최혁준 화이트큐브
◇서울대 공대 출신 연구원, ‘행동경제학’에 매료돼 창업가로

최 대표는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서울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학·석사)를 졸업한 뒤 SK이노베이션 기술연구소에서 국책 과제를 수행하며 3년 반 동안 병역특례로 복무했다. 땅속에 묻힌 석유를 가장 효율적으로 추출하는 방법을 연구하던 공학도였던 그는 대기업 연구원으로서 안정적인 삶보다는 창업에 도전하는 삶을 선택했다.

그는 “창업 전 세계여행을 다니고 1000여 권의 독서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세상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특히 돈을 걸면 사람들이 행동을 바꾼다는 행동경제학적 원리에 깊이 빠지게 됐다”고 창업 동기를 설명했다. 학교 시절부터 뜻을 모았던 공동 창업자들과 대기업·스타트업 등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뒤, 2018년 8월 화이트큐브를 설립했다.

◇습관 앱의 변신…커머스로 돌파구

초기 챌린저스는 순항하는 듯 보였다. 2020년 12월에는 알토스벤처스 등 국내 유수의 VC로부터 5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기 개발 시장 만으로 확장성이 어렵다는 걸 깨달았고, 과감하게 피벗을 단행했다.

최 대표는 “영어학원이나 헬스장에 등록한 회원 중 5년 뒤까지 꾸준히 남아있는 비율은 5%도 안 된다”며 “습관 앱 역시 12개월 뒤 잔존율(리텐션)이 6%대에 머물렀다. 게다가 창업자인 나조차도 앱 내에서 습관을 고치는 데 단 돈 1원도 쓰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시장의 한계를 직감했다”고 털어놨다.

그가 찾아낸 돌파구는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꾸준히 돈을 쓰는 영역인 ‘건강관리(영양제)’와 ‘외모관리(화장품)’였다. 챌린저스는 기존의 미션 시스템을 커머스 구조로 변형했다. 유저들이 뷰티 제품이나 생활용품 등을 앱 내에서 구매한 뒤 실사용 및 영수증 인증 미션을 수행하면 구매 금액의 80% 이상을 캐시백(환급) 형태로 돌려받는 구조다.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최 대표는 “단순 리워드 앱은 유저가 돈을 벌어가지만, 우리는 물건을 파격적인 가격에 경험할 수 있게 도와준다”며 “커머스 모델 도입 이후 한 자릿수(6%)에 불과했던 1년 뒤 유저 리텐션이 현재는 60%로 10배 가까이 폭발적으로 뛰어올랐다”고 강조했다.

‘유료 구매’라는 허들을 둔 것이 핵심이다. 최 대표는 “100% 무료 체험이나 샘플 배포는 체리피커를 양산하지만, 직접 내고 사는 유저들은 이 제품에 진심인 ‘진성 고객’이기 때문에 브랜드사 입장에서도 훨씬 가치 있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챌린저스)
◇신생 브랜드 지원 특화…“아마존 진출까지 도울 것”

현재 챌린저스의 주요 기업 고객은 카카오 톡딜, 큐텐재팬 등 대형 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뷰티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이다. 주요 플랫폼에서 상위 노출(랭킹 순위)을 차지하고 초기 소비자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 브랜드의 생사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챌린저스의 200만 유저(2040 여성 중심)가 제품을 직접 구매하고 랭킹 알고리즘에 긍정적인 ‘마이크로 트렌드’를 만들어내면서, 브랜드사들 사이에서는 매출 성장을 보장하는 성과 연동형 광고 매체로 입소문이 났다. 국내 뷰티 대기업을 포함해 이미 1000개가 넘는 브랜드가 챌린저스의 손을 잡았다.

2023년 창사 이래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한 화이트큐브는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자생력을 키웠다.

글로벌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월 일본 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화이트큐브는 진출 1년 만에 180개 이상의 브랜드 고객사를 확보하며 현지에서만 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국내 유망 브랜드들이 글로벌 최대 커머스 플랫폼인 미국 아마존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화이트큐브는 2025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아기유니콘’에 이름을 올리며 대외적으로도 혁신성과 성장성을 인정받았다. 2024년 14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피벗 효과가 본격화된 지난해에는 27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최 대표는 “올해 목표 매출은 전년 대비 100% 성장한 500억원을 목표로 한다”며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 안에서 K-브랜드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돕는 파트너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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