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유(왼쪽부터) 교수, 로드 얀우브 교수, 이정우 연구원, 김건하 연구원, 정서영 연구원(사진=UNIST)
복잡한 의약품이나 기능성 소재는 작은 분자 조각을 차례로 이어 붙여 만든다. 이때 붕소가 붙은 분자는 다른 분자 조각과 연결할 수 있는 ‘손잡이’처럼 활용된다. 알카인은 두 개의 탄소가 삼중결합으로 연결된 분자다. 여기에 붕소를 붙이면 이후 다른 분자와 쉽게 결합시킬 수 있어 의약품이나 전자재료 합성의 중간 재료로 쓰인다.
연구팀이 개발한 합성법은 알카인의 삼중결합 중 하나를 열어 두 탄소에 수소와 붕소를 각각 붙이는 반응이다. 기존 합성법은 붕소가 주로 분자 끝쪽 탄소에 붙는 방향으로 진행돼 만들 수 있는 중간물질 구조에 제약이 있었다. 반면 이번 합성법은 붕소를 분자 안쪽 탄소에 선택적으로 붙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이 합성법으로 얻은 중간물질을 기존에 알려진 항암제 벡사로텐 합성 경로에 적용했다. 또 알카인 구조를 가진 약물인 파르길린의 일부 구조를 바꿔 유도체를 합성했다.
이번 반응에서 니켈은 붕소가 들어갈 자리를 임시로 맡아두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니켈은 수소가 알카인의 한쪽 탄소에 붙도록 유도하고, 자신은 반대쪽 탄소에 붙은 중간체를 만든다. 이후 붕소가 들어오면 니켈이 빠지면서 그 자리를 붕소가 이어받는 방식이다.
알카인에 '분자 조립용 손잡이 역할'의 붕소를 선택적으로 붙이는 니켈 촉매 반응(사진=UNIST)
이번 연구에는 이정우, 김건하, 정서영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로드 얀우브 교수는 “촉매 반응은 최종 생성물만으로는 과정을 알기 어려운데, 이번 연구는 짧게 나타나는 니켈 중간체를 직접 확인해 붕소가 특정 위치에 붙는 이유를 실험적으로 뒷받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중간체 정보를 쌓아가면 경험적으로 조건을 찾는 데서 나아가 원하는 반응 경로를 겨냥한 촉매 설계 연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성유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값비싼 귀금속 촉매에 의존하지 않고도 니켈이라는 저렴한 물질을 이용해 알카인에 붕소를 원하는 위치에 붙일 수 있음을 보인 사례”라며 “의약품 후보물질이나 기능성 유기분자의 합성 경로를 넓히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촉매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ACS 카탈리시스’에 4월 17일 게재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집단연구 ERC 과제인 미세플라스틱 대응 화공·바이오 융합 공정 연구센터와 개인기초연구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