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폐기폰 2000대로 친환경 데이터센터 구축 실험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6월 14일, 오전 11:03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구글과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 연구진이 퇴역한 픽셀 스마트폰 2000대를 재활용해 데이터센터급 컴퓨팅 플랫폼을 구축하는 실험에 나섰다.

SPEC 벤치마크 제품군을 사용하여 최신 스마트폰(2023년형 Pixel Fold)과 서버(ASUS RS720A-E11)의 싱글 스레드 성능을 비교한 결과다. 파란색 막대는 Pixel Fold의 고성능 코어당 성능이다. 대부분의 벤치마크에서 이 스마트폰은 기준이 되는 데이터 센터 서버의 코어당 성능을 앞섰다.(사진=구글 블로그)
구글은 12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를 통해 구형 픽셀 스마트폰을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폰 클러스터 컴퓨팅’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새 서버 하드웨어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사용이 끝난 스마트폰의 핵심 연산 부품을 다시 활용하기 위해 추진됐다.

UC샌디에이고 연구진은 퇴역한 픽셀 스마트폰에서 디스플레이, 배터리, 카메라, 케이스 등을 제거한 뒤 메인보드를 추출한다. 이후 이 메인보드들을 서로 연결해 범용 리눅스 운영체제 기반의 클러스터로 구성한다.

클러스터는 쿠버네티스로 오케스트레이션된다. 기존 안드로이드 사용자 공간을 표준 리눅스로 대체해 스마트폰을 범용 컴퓨팅 노드처럼 활용하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스마트폰의 체화 탄소 가운데 약 절반이 메인보드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체화 탄소는 제품 생산과 제조,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뜻한다.

따라서 스마트폰의 핵심 연산 부품인 메인보드를 폐기하지 않고 다시 활용하면 새 서버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 채굴과 제조 과정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구상이다.

초기 성능 평가도 이뤄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25∼50대 규모의 스마트폰 클러스터는 SPEC 벤치마크에서 최신 서버에 준하는 성능을 보였다.

특히 2023년형 픽셀 폴드 코어의 단일 스레드 성능은 코어당 기준으로 기본 데이터센터 서버와 같거나 이를 웃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UC샌디에이고가 추진하는 2000대 규모 배치는 새 칩을 추가로 제조하지 않고도 약 50대 서버에 해당하는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UC샌디에이고는 이 클러스터를 병렬 컴퓨팅과 시스템 프로그래밍 등 컴퓨터공학 강좌에 활용할 계획이다.

초기 실험에서는 스마트폰 20대로 구성한 클러스터가 75명 규모 수업의 과제 제출 피크 부하를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표준 아마존웹서비스(AWS) 백엔드보다 낮은 채점 지연 시간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측은 이번 배치를 교육 목적뿐 아니라 소비자용 하드웨어가 지속적인 서버급 워크로드를 견딜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연구용 테스트베드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전체 시스템은 올 가을 정식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컴퓨팅 인프라의 탄소 비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은 평균 4년마다 교체되지만, 핵심 컴퓨팅 기능은 여전히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구글은 폰 클러스터 컴퓨팅이 새 서버 제조에 따른 탄소 배출을 줄이고 원자재 채굴 부담을 낮추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청정에너지 활용과 데이터센터 효율 개선을 통해 운영 단계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기존 노력과도 맞물린다.

연구진은 퇴역 스마트폰을 단순 폐기하거나 부품 재활용에 그치지 않고 실제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으로 다시 쓰는 방식을 통해 지속가능한 컴퓨팅 인프라의 가능성을 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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