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리더십이 주목받는 까닭 [김현아의 IT 세상읽기]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6월 14일, 오후 07:33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국가 운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정치적 결단력과 정무적 감각이 지도자의 핵심 덕목이었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이 산업과 사회를 재편하는 지금은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하고 실행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년 만의 여성 총리 후보자라는 상징성 때문만은 아니다. 네이버를 대표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보여준 실무형 리더십과 디지털 전환 경험이 AI 대전환기 대한민국에 새로운 리더십 모델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IT 업계에서는 한 후보자를 ‘디테일에 강한 경영자’로 기억한다. 대표 시절 수많은 프로젝트의 사내 메신저와 단체 대화방에 직접 참여해 진행 상황을 챙겼고, 보고서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먼저 들었다. 문제가 생기면 실무자와 곧바로 해결책을 찾았다.

관가와 IT 업계에서 “장관들이 가장 긴장할 실무형 총리 후보자”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현장을 알아야 조직이 움직인다

최근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이런 면모가 드러난다. 정책 홍보보다 경제와 예산, 산업 현안 점검에 집중하고 있다. 첫 업무보고 대상도 경제 부처다. 국가 재정과 성장 동력부터 살피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는 기업 경영 현장에서 익힌 습관과 맞닿아 있다. 플랫폼 기업 경영자는 매일 수많은 데이터와 지표를 확인하며 문제를 해결한다. 숫자와 현장을 모르면 조직도, 서비스도 움직일 수 없다.

물론 기업과 국가는 다르다. 하지만 복잡한 조직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조율해야 한다는 점은 같다. 현장을 모른 채 내린 결정은 실행 단계에서 흔들리기 쉽고, 데이터 없는 전략은 구호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AI 시대 국가 경쟁력도 결국 실행력에서 나온다. 규제를 정비하고, 데이터 활용 체계를 개선하고, 공공 행정의 비효율을 줄여 기술이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AI 강국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으로 만들어진다.

◇AI가 던진 화두, 성장과 분배

하지만 AI 시대 정부의 역할은 산업 육성에만 머물지 않는다. AI가 창출한 성과를 사회 전체의 번영으로 연결하는 일 역시 중요한 과제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AI 초과이익의 사회 환원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과도한 규제가 투자와 혁신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AI 국가 전략은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혁신과 성과를 공유하는 포용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한성숙 후보자의 경험은 의미를 갖는다. 그는 네이버 대표 시절 검색, 커머스, 클라우드, AI 사업을 이끌며 기술과 정책, 시장의 균형을 고민해 왔다. 특히 플랫폼 기업은 이용자와 판매자, 소상공인,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공간이다. 한 후보자는 이 복잡한 생태계에서 갈등을 조정하고 협력의 접점을 찾아온 경험을 갖고 있다.

그가 제시한 국정 과제 역시 ‘민생경제 회복’, ‘AI 대전환’, ‘모두의 성장을 위한 구조 전환’이다. 성장과 혁신, 민생과 포용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물론 기업 경영의 성공이 곧바로 국정 운영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AI 시대에는 기술을 이해하고 복잡한 시스템과 이해관계를 조율해 본 경험 자체가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AI 시대 총리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연설이 아니다. 실행력이다.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디테일과 성장의 과실을 사회 전체로 연결하는 조정 능력. 한성숙 후보자를 둘러싼 기대의 본질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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