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CDMO·차세대 폐렴 백신 쌍두마차 앞세워 실적 반등 예고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6월 17일, 오전 08:41

[이데일리 홍주연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21가 폐렴구균 백신 후보물질 'GBP410'을 양대 축으로 실적 반등을 노린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이어진 실적 하락 흐름을 끊고 외형 확대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차세대 백신 상업화까지 성공할 경우 실적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R&PD 센터.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독일 CDMO·자회사 백신 유통 증가 성장 견인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 올해 1분기 매출은 16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했다. 독일 자회사 IDT 바이오로지카(IDT)의 CDMO 매출 확대와 백신 유통 매출 증가가 성장을 이끌었다. IDT의 1분기 매출은 12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늘었다. 연결 재무제표 매출에서 CDMO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5.8%에 달했다.

다만 백신 포트폴리오 확장과 연구개발(R&D)·제조 인프라 고도화 등 미래성장투자 367억원을 포함해 연구개발비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영업손실 445억원을 기록했다. CDMO 사업이 외형 성장을 이끄는 가운데 IDT는 그 중심축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IDT는 원액(DS)부터 완제(DP)까지 일관 생산이 가능한 유럽 CDMO 기업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2024년 인수했다. 인수 직후 1년간 적자가 이어졌지만 지난해 핵심 고객사 매출 확대와 생산성 개선을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IDT 인수를 통해 유럽 생산거점과 글로벌 규제 대응 경험을 확보했다.

이를 발판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프로젝트 수주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MSD 및 힐레만연구소와 추진 중인 2세대 자이르 에볼라 백신 개발과 관련해 IDT와 완제 위탁 개발·생산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에볼라 백신 원액을 자체 생산하고 IDT가 완제 개발 및 생산을 담당하는 구조로 국제기구 CEPI가 해당 프로젝트에 약 3000만달러 규모의 개발비 지원을 발표한 후 이뤄진 후속 계약이기도 하다.

올해 2월에는 IDT와 함께 유럽 집행위원회 산하 보건·디지털 집행기구(HaDEA)가 주관하는 차세대 백신 개발 이니셔티브 1단계 과제도 수주했다. IDT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글로벌 백신 개발·생산 네트워크의 핵심 거점으로 역할을 넓혀가고 있는 셈이다.



◇중장기 성장동력 21가 폐렴구균 백신이 맡는다

CDMO가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지는 한편, 중장기 실적 도약은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GBP410'에 달려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GBP410은 2014년 사노피와 공동개발 계약 체결 이후 2018년 임상 1상, 2020년 임상 2상을 거쳐 2024년 글로벌 임상 3상에 진입했다.

폐렴구균 백신은 포함 혈청형 숫자가 경쟁력과 직결된다. 혈청형이 많을수록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 예방 범위가 넓어지지만 항원 설계와 단백접합 공정 난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과거 세계 두 번째로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개발에 성공하며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 난제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글로벌 특허 장벽에 막혀 상업화에는 실패했지만 그 경험이 사노피가 SK바이오사이언스를 파트너로 선택한 배경이 됐다.

GBP410은 영유아 대상 임상 3상에 진입한 후보물질 중 최초로 20가를 초과하는 혈청형을 포함한다. 현재 한국·미국·중국·호주에서 생후 6주부터 만 17세까지 7700여 명을 대상으로 다국가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하고 있다. 임상 2상에서는 대조백신 프리베나13과 동등한 면역원성 및 안전성이 확인됐다.

영유아 권고 백신과의 병용 투약 시에도 동등한 결과가 도출됐다. 단백접합 백신 임상 2상에서 동등성을 확보한 후보물질이 3상에서 결과가 뒤집히는 사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바이오업계의 기대도 높다. 양사는 내년 중 톱라인 데이터를 발표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유럽의약품청(EMA) 허가 신청에 돌입한다. GBP410은 2028년에서 2029년 내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GBP410의 매출이 2028년 400억원 수준에서 2030년 2200억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 기회도 충분하다. 글로벌 폐렴구균 백신 시장은 2024년 약 81억5000만달러(약 12조4736억원)에서 2034년 약 155억9000만달러(약 23조8605억원)로 성장이 예상된다. GBP410이 직접 겨냥하는 소아 폐렴구균 백신 시장은 2030년 약 13조원 규모로 성장이 점쳐진다.

현재 화이자와 머크(MSD)가 이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GBP410은 영유아·청소년 시장에서 화이자 프리베나20과 직접 맞붙는 구도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노피는 2024년 12월 21가를 뛰어넘는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공동 개발 계약을 추가로 체결하며 협력 범위도 넓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사노피로부터 선급금 5000만 유로(888억원)를 수령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최대 3억 유로(5331억원)를 추가로 받는 구조로 계약했다. GBP410 임상 3상 돌입과 동시에 차세대 백신 계약까지 체결됐다는 점은 사노피가 이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국민성장펀드까지 가세했다.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달 28일 SK바이오사이언스에 3000억원 규모 저리대출을 승인했다. 정부 첨단전략산업기금 2500억원과 산업은행 자금 500억원으로 구성되며 신약·백신 개발사 중 국민성장펀드 지원을 받은 첫 사례로 꼽힌다.

자금은 GBP410 임상 3상 R&D 비용과 경북 안동 소재 백신 생산공장 증설에 투입될 예정이다. 글로벌 빅파마에 이어 정부 기금까지 베팅에 나선 것으로 GBP410을 둘러싼 외부의 신뢰가 두터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향후 IDT를 중심으로 CDMO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핵심 파이프라인 개발에 박차를 가해 글로벌 시장을 향한 본격적인 성장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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