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코어라인소프트는 지난 5월 한 달에만 21건의 신규 계약을 확보하며 지난해 연간 실적의 두 배를 넘어섰다. 독일 폐암검진이 건강보험 체계 안에서 본격 가동되면서 병원들의 인공지능(AI) 도입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5월에만 21건…독일 국가검진 시행 후 확산 속도 빨라져
14일 코어라인소프트에 따르면 병원 수 기준 회사의 독일 신규 계약은 지난해 연간 10건에서 올해 1분기 11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 4월 12건, 지난 5월 21건을 기록했다. 올해 1~5월 누적 계약은 총 44건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의 4.4배 수준으로 파악된다. 구체적인 AI 판독건수는 이르면 올해 3분기부터 데이터로 나타날 전망이다. 선행지표인 계약 건수가 하반기로 가면서 실제 사용량 기반 매출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한 영업 성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일 폐암검진 제도 시행과 맞물린 구조적 변화이기도 하다. 독일은 지난 4월 1일부터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LDCT) 기반 폐암검진을 법정 건강보험(GKV) 체계 안에서 공식 시행했다. 고위험 흡연군이 보험 지원을 받아 검진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검진 인프라 구축에 나선 병원들의 AI 도입도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독일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유럽 최대 의료시장 중 하나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독일은 폐암검진 과정에서 AI 기반 컴퓨터보조진단(CAD) 활용과 이중 판독 체계를 사실상 표준으로 도입했다. 전문의 판독과 AI 분석을 결합해 검진 정확도를 높인다. 의료AI업계에서는 이를 AI가 선택적 보조 도구를 넘어 공공 의료 시스템의 핵심 인프라로 편입된 사례로 평가한다.
◇“AI 정확도보다 운영 역량”…상급병원 레퍼런스 확보
독일 폐암검진은 단순히 폐결절을 찾아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이중 판독 △품질관리(QA) △장기 추적관리 △개인정보보호 규정(GDPR)에 따른 데이터 관리 △다기관 판독 워크플로우 등이 함께 요구된다.
코어라인소프트는 폐암검진 AI 솔루션 에이뷰 LCS플러스(AVIEW LCS PLUS)와 운영 플랫폼 에이뷰 허브(AVIEW HUB)를 앞세워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에이뷰 LCS플러스는 폐결절뿐 아니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관상동맥석회화(CAC) 등을 함께 분석할 수 있다. 에이뷰 허브는 다기관 판독과 품질관리, 데이터 연계 등을 지원한다.
레퍼런스(평판)의 질도 눈에 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유럽 최고 수준의 의료기관으로 평가받는 샤리테(Charité) 대학병원을 비롯해 하이델베르크 대학병원, MHH 등 독일 주요 상급병원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의료AI업계에서는 이러한 병원 레퍼런스가 향후 민간 병원과 지역 병원 확산의 기준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샤리테와 MHH의 경우 올해 폐암검진 예약이 조기에 대부분 마감될 정도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독일 국가 폐암검진이 시범사업 단계를 넘어 실제 운영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여겨진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리서치퓨처는 독일 내 의료 영상 소프트웨어 시장이 2035년까지 약 2억5410만달러(약 39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그랜드뷰리서치는 의료 영상 AI 기반 분석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35.9%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계약은 선행지표…하반기 PPU 매출 확대 기대
주목해야할 부분은 계약 증가 자체보다 향후 매출 구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다. 독일 폐암검진 시장은 병원 설치 이후 실제 검진 건수에 따라 사용량 기반 과금(PPU) 매출이 발생한다. 현재 계약 증가는 향후 반복매출 확대를 예고하는 선행지표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실제 코어라인소프트 유럽법인(Coreline Europe)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7% 성장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독일 폐암검진 시행 이후 병원 도입이 확대되면서 향후 사용량 기반 매출 비중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진국 코어라인소프트 대표는 “전체 매출은 올해 전년(43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더 중요한 변화는 매출 규모보다 매출의 질”이라며 “기존 일회성 라이선스 판매 중심 구조에서 국가 폐암검진 기반의 사용량 연동 매출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형 반복매출 중심 구조로 전환되는 첫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 성과는 단순히 계약 수가 늘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유럽 폐암검진 시장에서 AI가 선택재에서 운영 인프라로 바뀌는 구간에 먼저 진입했다는 의미”라며 “하반기로 갈수록 실제 검진 운영과 사용량 증가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