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자체 AI칩 ‘트레이니엄’ 외부 판매 검토…엔비디아 독주에 도전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6월 20일, 오후 04:54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 ‘트레이니엄(Trainium)’의 외부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AWS 클라우드 인프라에서만 활용해온 AI 칩을 외부 기업에 공급할 경우 엔비디아 중심의 AI 반도체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20일 테크크런치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피터 드산티스 AWS AI 총괄은 최근 인터뷰에서 “트레이니엄 칩을 다른 기업의 데이터센터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판매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고객사나 공급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검토는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4월 주주서한에서 밝힌 구상과도 맞닿아 있다. 재시 CEO는 “AI 칩 사업이 독립 회사였다면 AWS와 외부 고객 판매를 포함한 연간 매출 규모가 약 500억달러에 달했을 것”이라며 “향후 외부 기업에 서버 랙 단위로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동안 AWS는 트레이니엄을 클라우드 사업 경쟁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AI 칩 사용료뿐 아니라 스토리지, 네트워크, 보안, 모니터링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극대화해온 것이다.

하지만 생성형 AI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자체 AI 반도체 사업을 별도의 성장 축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이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AWS는 자체 AI 칩을 기반으로 비용 효율성과 성능을 동시에 확보하며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는 데 집중해왔다.

시장에서는 이를 아마존의 ‘수직계열화 전략’ 강화로 해석한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GPU를 넘어 AI용 CPU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자, 아마존 역시 칩 외부 판매를 통해 영향력을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생산 능력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재시 CEO는 주주서한에서 현재 트레이니엄 생산 물량이 사실상 모두 소진됐으며, 차세대 제품인 ‘트레이니엄4(Trainium4)’ 역시 출시 1년 이상 전부터 상당 부분 예약된 상태라고 밝혔다.

아마존이 외부 판매를 확대할 경우 생산 파트너인 TSMC의 첨단 공정 확보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TSMC의 주요 첨단 생산 능력은 엔비디아를 비롯한 대형 고객사들이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AWS의 트레이니엄 외부 판매 검토는 단순한 반도체 사업 확대가 아니라 AI 산업 주도권 경쟁의 연장선상에 있다”며 “AI 반도체 경쟁이 칩 성능 중심에서 클라우드 인프라와 생태계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AI 시장의 승자는 가장 뛰어난 칩을 보유한 기업이 아니라 칩과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한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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