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러스 헤들리 미국 국무부 사이버공간·디지털정책국 선임담당관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정책연구소(NBR) 세미나에서 “여러 국가가 AI 주권을 칩, 데이터, 모델, 인프라를 포함한 AI 스택 전체의 완전한 국내 소유로 이해하고 있지만 이는 막대한 비용이 들고 기술 발전 속도에서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스택은 본질적으로 매우 복잡하다”며 “모든 것을 국내에서 처음부터 구축하려는 시도는 다른 나라들이 빠르게 발전하는 동안 해당 국가를 뒤처지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스 헤들리 미 국무부 사이버공간 및 디지털정책국 선임담당관. 사진=연합뉴스
헤들리 담당관은 “한국에서는 AI의 빠른 발전이 정부 서버의 물리적 분리 요구와 포괄적인 데이터 현지화 정책 같은 장벽에 부딪혀 왔다”며 “이는 한국 자체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규제는 정부의 감독 능력을 강화하지도, 국내 경제를 강화하지도 않는다”며 “오히려 비용을 증가시키고 경쟁을 감소시키며 경우에 따라 안보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불필요하게 제한적인 데이터 현지화 요구, 외국 클라우드 사업자에 대한 포괄적 제한, 특정 플랫폼을 겨냥한 규제, 정부가 최적의 기술 공급업체를 선택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달 규칙 등이 과도한 AI 주권 정책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기업 차별에 대해서는 강한 어조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헤들리 담당관은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미국 기업을 배제하거나 차별하기 위해 설계된 디지털 주권에 대한 주장”이라며 “디지털 주권은 물리적 보유가 아니라 검증 가능한 통제를 의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논리적 서버 분리와 저·중간 등급 데이터의 국경 간 이동을 허용하는 현대화된 규제로 전환해야 한국이 공공부문과 사이버 방어 분야에서 AI의 혜택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AI 기업들과의 협력 필요성도 강조했다.
헤들리 담당관은 “미국 기업들은 안전한 공급망을 갖춘 대규모 독립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자체 기술을 개발하는 동안 현재 이용 가능한 최고의 기술 스택을 신속하게 채택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미국 기업보다 더 잘하는 곳은 없다”면서도 “민감한 데이터는 한국에 남기고 정책 결정권 역시 한국이 갖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AI 주권”이라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AI 인프라와 데이터 정책을 둘러싼 한미 간 시각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한국 정부와 산업계가 데이터 주권과 국가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소버린 AI와 국내 AI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자국 빅테크 기업의 시장 접근성을 제한하는 규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우려를 제기한 셈이다.
이번 발언은 워싱턴DC에서 열린 ‘한국의 AI 분야 디지털 인프라 안보’ 세미나에서 나왔으며, 관련 내용은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 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