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도 떠났다”…구글 AI 두뇌들, 오픈AI·앤스로픽으로 대이동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6월 25일, 오후 04:1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구글의 인공지능(AI) 연구진 이탈이 심상치 않다. 차세대 AI 모델 ‘제미나이(Gemini)’ 개발 핵심 인력은 물론 노벨 화학상 수상자까지 경쟁사인 오픈AI와 앤트로픽으로 이동하면서 글로벌 AI 업계의 인재 확보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구글 AI 조직의 핵심 연구원인 요나스 아들러(Jonas Adler)와 알렉산더 프리첼(Alexander Pritzel)이 구글을 떠나 앤스로픽에 합류한다. 두 사람은 제미나이 개발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 인물들이다.

아들러는 AI 코딩 기술 개발을 주도했고, 프리첼은 대규모언어모델(LLM) 사전학습(Pre-training)을 총괄해 왔다. 최근 생성형 AI 경쟁이 코딩 에이전트와 초거대 모델 성능 고도화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이탈은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구글 로고. 이데일리 DB
구글 로고. 이데일리 DB
◇트랜스포머 공동 창시자도 오픈AI행

구글은 앞서 또 다른 핵심 인재도 경쟁사에 내줬다.

노암 샤지어. 사진=캐릭터AI
노암 샤지어. 사진=캐릭터AI
생성형 AI 혁명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 ‘트랜스포머(Transformer)’ 논문의 공동 저자인 노암 샤지어(Noam Shazeer)는 최근 오픈AI 합류를 결정했다.

샤지어는 2000년 구글에 입사해 자연어처리 기술 발전을 이끌었으며, 이후 챗봇 스타트업 캐릭터AI(Character.AI)를 공동 창업했다. 구글은 지난해 약 27억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사실상 캐릭터AI를 재영입하며 샤지어를 제미니 프로젝트에 복귀시켰지만, 그는 1년여 만에 다시 회사를 떠났다.

샤지어의 이탈은 단순한 인사 이동이 아닌 AI 인재 시장의 주도권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이라는 평가다.

존 점퍼 전 구글딥마인드 수석연구원. 사진=이데일리 DB
존 점퍼 전 구글딥마인드 수석연구원. 사진=이데일리 DB
◇노벨상 수상자 존 점퍼도 앤스로픽 합류

더 큰 충격은 존 점퍼(John Jumper)의 이직이다.

점퍼는 구글 딥마인드 연구 책임자로, 단백질 구조 예측 AI ‘알파폴드(AlphaFold)’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딥마인드 CEO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와 함께 알파폴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202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AI 기술을 생명과학 연구의 핵심 도구로 끌어올린 상징적 인물인 만큼 그의 앤스로픽행은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생성형 AI를 넘어 과학 연구 AI 분야까지 인재 확보 경쟁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앤스로픽으로 향하는 ‘제미나이 드림팀’

최근 앤스로픽이 영입한 구글 출신 연구진 면면을 보면 사실상 제미니 개발 핵심 인력 상당수가 포함돼 있다.

요나스 아들러(Jonas Adler).
요나스 아들러(Jonas Adler).
요나스 아들러와 알렉산더 프리첼 외에도 제미니 2.5 개발과 AI 안전성 연구를 담당했던 아서 콘미(Arthur Conmy) 역시 앤스로픽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앤스로픽이 구글의 제미나이 드림팀을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외신들은 최근 인력 이동의 가장 큰 배경으로 보상 체계를 지목한다.

오픈AI와 앤스로픽 모두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핵심 연구진에게 제공되는 지분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든 빅테크보다 고성장 AI 스타트업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보상이 훨씬 크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GPU 등 연산 자원 확보 경쟁, 연구 우선순위를 둘러싼 내부 갈등, 대기업 특유의 관료주의 문화도 이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AI 업계 관계자는 “현재 AI 시장에서는 논문보다 사람이 더 중요해졌다”며 “최고 연구자 한 명이 수십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물론 구글의 경쟁력이 당장 흔들릴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구글은 여전히 세계 최대 규모의 AI 연구 조직인 딥마인드와 막대한 컴퓨팅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제미나이 역시 최상위권 모델로 평가받는다.

다만 업계는 최근 이어지는 핵심 연구진 이탈을 AI 패권 경쟁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오픈AI와 앤스로픽, 메타가 공격적으로 연구 인력을 영입하는 가운데 향후 AI 시장의 승부는 모델 성능보다 핵심 인재 확보 능력에서 갈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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