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공개한 개인 간 중고거래 분쟁 사례. (KISA 제공)
개인 간 중고거래 분쟁은 일반 전자상거래 분쟁과 성격이 다르다. 쇼핑몰 거래처럼 판매자가 사업자이고 구매자가 소비자인 구조에서는 전자상거래법이나 소비자보호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 반면 개인 간 거래는 판매자와 구매자의 법적 지위가 같아 소비자보호 규정을 적용하기 어렵다.
KISA는 개인 간 거래에서 적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민법상 하자담보책임 정도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분쟁에서는 하자가 언제 발생했는지, 판매자가 하자를 미리 알렸는지, 구매자가 언제 확인했는지 등을 따져야 해 단일 규정만으로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렵다.
분쟁 조정 과정에서도 한계가 있다. 플랫폼 안에서는 닉네임이나 아이디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상대방의 실명이나 연락처를 확인하기 어렵다. 조정 절차에 상대방이 응하지 않더라도 곧바로 참여를 강제하기도 쉽지 않다.
KISA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거래 분쟁 통계에서 개인 간 거래 비중은 62.4%를 차지했다. 개인 간 거래 분쟁 해결률은 73%에서 63%로 낮아졌다.
다만 KISA는 플랫폼 자율조정 단계에서 비교적 단순한 사건이 먼저 처리되면서 조정위원회에는 감정이 상하거나 해결이 어려운 사건이 넘어오는 구조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KISA는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과 자율분쟁조정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당근,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 플랫폼이 1차적으로 거래 당사자 간 분쟁을 조정하고, 해결되지 않은 사건을 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로 넘기는 방식이다.
전자거래분쟁조정위원회는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에 근거한 조정기구다. 당사자가 조정안을 받아들이면 조정조서는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갖는다. 조정 자체는 당사자 동의가 필요한 만큼, 플랫폼 단계에서 거래 기록과 당사자 정보를 바탕으로 1차 조정이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정부도 개인 간 거래 분쟁 해결 기준을 마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논의를 거쳐 '개인 간 거래 분쟁 해결 기준'을 정리했다. 일반 거래 기준은 과기정통부 기준을 중심으로 하고, 품목별 하자 판단과 환급 기준에는 공정위 의견을 반영했다.
해당 기준에는 판매자가 고지해야 할 사항, 구매자가 거래 전 확인해야 할 사항, 택배 거래와 직거래에서 하자를 판단하는 기준 등이 담겼다. 하자가 상품 사용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지, 거래 후 얼마 만에 하자 문제를 제기했는지에 따라 환급 범위도 달라질 수 있다.
개인 간 거래는 고물가 시대의 생활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았지만, 분쟁이 발생하면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려운 사각지대도 함께 커지고 있다. 거래 기록, 하자 고지, 조정 기준을 남기는 체계가 중고거래 시장 신뢰를 가르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kxmxs410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