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탓?" 애플 가격 인상 논란…램크루지·中 메모리 로비 역풍

IT/과학

뉴스1,

2026년 6월 30일, 오전 06:13

애플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급등한 메모리와 저장장치 비용으로 인해 맥북과 아이패드 등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2026.6.26 © 뉴스1 박정호 기자

애플이 최근 아이패드와 맥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30% 인상하면서 메모리 공급 부족을 원인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메모리 가격 상승폭을 고려해도 이번 가격 인상은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메모리 업계와 소비자들은 애플이 과거부터 메모리와 저장장치 업그레이드에 높은 마진을 붙여왔던 만큼 이번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비판한다.

흔들리는 슈퍼甲 애플…반도체 탓 하자 공급업체·소비자 반발
30일 IT 전문매체 씨넷(CNET)은 "애플이 이른바 '램마겟돈'(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메모리·저장장치 수요 급증)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보급형 맥북 네오의 램과 저장장치 구성을 감안하면 100달러 인상은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 25일 맥북과 아이패드, 애플TV, 비전 프로 등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15~30% 인상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메모리 가격 상승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애플이 메모리 가격이 낮았던 시기에도 램과 저장용량 업그레이드에 과도한 비용을 부과해 왔다며 이번 가격 인상 역시 단순히 메모리 가격 상승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애플은 기본 램 용량을 경쟁사보다 적게 제공하면서도 업그레이드 비용을 높게 책정해 '램크루지(RAM+스크루지)'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실제로 애플은 메모리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인 지난해 맥북 에어의 저장용량을 256GB에서 1TB로 늘리는 데 400달러를 받았다. 당시 삼성전자 1TB SSD의 시장 가격은 약 90달러 수준이었다.
메모리 업체들도 애플의 가격 인상 논리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수밋 사다나 마이크론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애플의 가격 인상 직후 "메모리 업황이 침체였던 시기 일부 고객사들은 시장 상황을 이용해 바닥 수준의 가격을 요구했고, 그 결과 반도체 업체들이 충분한 투자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다나 CBO가 특정 기업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애플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애플은 막대한 구매력을 바탕으로 공급업체와의 협상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부품 가격을 낮춰온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과거 공급망에 대한 강한 가격 압박이 AI 시대 메모리 공급 부족 국면에서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격 올리고 뒤에서는 美 정부 로비…애플 "中 메모리 사게 해줘"
애플의 최근 행보도 이런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애플이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D램을 사용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CXMT는 미국 국방부가 중국 인민해방군과의 연계 의혹을 이유로 '중국 군사기업' 명단에 올린 업체다.

다만 국가안보 문제와 생산능력 등을 고려하면 실제 공급망 편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메모리 가격이 낮았던 시기에도 램과 저장장치 업그레이드에 높은 비용을 부과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해 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가격 인상 이유를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만 설명하자 소비자들이 '변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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