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곧 탄약…국방AI 풀스택 갖춰야”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6월 30일, 오후 06:16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탄약이 없으면 전쟁을 수행할 수 없듯, 데이터가 없으면 국방 인공지능(AI)도 할 수 없습니다.”

심승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국가AI전략위) 국방안보분과위원장은 3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전략경제 포럼’에서 국방 인공지능전환(AX)의 핵심 자원으로 데이터를 꼽았다.

전쟁의 수단이 탄약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이동하는 만큼, 국방 AI 역시 단순한 무인체계 도입이 아니라 데이터·클라우드·AI 모델·서비스·거버넌스를 아우르는 ‘풀스택’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심승배 국가AI전략위원회 국방안보분과위원장이 3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전략경제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영빈 기자)
심승배 국가AI전략위원회 국방안보분과위원장이 3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전략경제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영빈 기자)
심 위원장은 이날 ‘국방 AI 풀스택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AI를 하려면 데이터가 필요하고, 국방 AI를 하는 이유는 우리 군의 미션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며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군 행정·군수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 데이터 탄약을 잘 관리하는 것처럼 데이터도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전쟁 양상이 이미 디지털·AI 기반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AI 에이전트와 무인체계에 탑재된 AI가 전쟁 수행의 일부를 대리하는 시대가 열렸다는 설명이다.

심 위원장은 “전방 GP·GOP나 후방 지역 부대에서 많은 데이터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 데이터를 끌어올 수 있는 데이터 파이프라인이 필요하고, 이를 분석·관리·정제할 수 있는 플랫폼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 AI 전환의 주요 병목으로는 ‘속도’를 지목했다. 현재 군 장병이 필요한 시스템이나 서비스를 요구해도 무기체계는 개발에 10년, 전력지원체계는 7~8년, 정보시스템도 2~4년 이상 걸리는 구조라는 것이다.

심 위원장은 “품질과 신뢰성을 양보할 수는 없지만, 속도는 빠르게 해야 한다”며 “파일럿과 프로토타이핑을 많이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군 내부에서 AI 서비스를 빠르게 실험할 수 있는 플랫폼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군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벼운 토이 프로젝트 형태로 AI 에이전트도 만들어볼 수 있는 플랫폼이 내부에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를 위해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이 필요하고, 우리 군의 클라우드 전환을 더 가속화해야 한다”고 했다.

망분리 제도 개선도 국방 AI 확산의 조건으로 언급했다. 심 위원장은 “저도 물리적 망분리 환경에 25년째 놓여 있다”며 “매일같이 하는 일이 전날 다운로드한 자료를 내부망으로 옮기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국정원의 물리적 망분리 개선 가이드라인과 국가 사이버보안 기본지침 개정으로 여건은 마련됐다”며 “이제 나아가는 일만 남았다”고 덧붙였다.

심승배 국가AI전략위원회 국방안보분과위원장이 3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전략경제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영빈 기자)
심승배 국가AI전략위원회 국방안보분과위원장이 3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전략경제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영빈 기자)
인재 양성 역시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심 위원장은 군 내부 AI 인재뿐 아니라 민간 인재가 국방 분야에 들어와 기여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에 ROTC·학사장교로 임관한 장교에게 AI 분야 석사학위를 부여하는 5년 트랙 과제가 포함돼 있다고 소개하며 “국방에 남으면 군에 기여하고, 사회에 나가면 사회에 기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심 위원장은 지난 2월 발표된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에 국방 분야 과제 7개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국방 AI 거버넌스 강화, 신속 획득을 위한 패스트트랙 제도화, 데이터·클라우드 활용 확대, AI 인재 양성, 국방 AI 보안 전략, 스마트 정예강군 구현,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등이 포함됐다.

특히 올해 조성되는 국방 AX 거점 5곳도 소개했다. 판교와 대전은 육군 중심, 양재는 공군 중심, 부산은 해병대·해군 중심, 용산은 합참 중심으로 운영된다.

심 위원장은 “이 거점을 중심으로 방산기업, 민간기업, AI 스타트업에 투자해 팔란티어와 헤이싱 같은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아젠다가 포함돼 있다”며 “이를 위해 계약이나 조달 제도도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방 AI 풀스택을 △인프라·하드웨어·전력 △데이터·통신 △AI 모델 △AI 서비스 △거버넌스·생태계 등 5개 축으로 정리했다.

전날 정부가 발표한 반도체·피지컬AI·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가 인프라와 데이터 기반을 깔고, 과기정통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와 국방 분야 파운데이션 모델 과제가 모델 계층을 담당하는 구조다.

심 위원장은 “국방 분야도 정부·공공 AX의 한 축”이라며 “국방부, 합참, 각 군의 거버넌스가 원활하게 돌아가야 하고, 안전하게 AI를 구축하기 위한 책임 있는 AI 규정과 지침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군이 함께 호흡하는 협력 거점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런 선순환 고리가 반복될 때 AI 강군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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