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2·블록체인 결합한 DSRV 농업 바우처…아프리카 주변국으로 확산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7월 01일, 오전 11:18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국내 블록체인 인프라 기술 기업인 DSRV가 마다가스카르에서 검증한 농업 전자바우처 시스템이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주변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월드뱅크와 아프리카 각국 정부가 현지 실증 성과를 바탕으로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한국형 디지털 공공 인프라(DPI) 수출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진행한 농업 전자바우처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 현지인이 NFC카드를 들고 있다. (사진=DSRV)
마다가스카르에서 진행한 농업 전자바우처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 현지인이 NFC카드를 들고 있다. (사진=DSRV)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15일 월드뱅크 관계자와 에티오피아 정부 대표단이 공식 방한해 DSRV의 농업 전자바우처(Agri-eVoucher) 시스템을 살펴보고 자국 도입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날 국내 유관기관과 금융사 등과 함께 아프리카 확산 모델에 대한 논의도 진행된다.

이번 에티오피아 대표단의 방한은 마다가스카르 실증 사업이 성과를 거두면서 이뤄졌다. DSRV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월드뱅크와 마다가스카르 정부가 공동 개최한 워크숍에서 블록체인 기반 농업 전자바우처 시스템의 기술 구조와 실증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워크숍은 마다가스카르의 국가 농업 디지털 공공인프라(DPI) 로드맵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농업·식량주권부와 축산부, 디지털개발·우정통신부 등 핵심 부처와 월드뱅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DSRV는 한국-월드뱅크 협력기금(KWPF)의 지원을 받아 약 90만달러 규모의 실증 사업을 수행했다. 농민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신원 등록부터 바우처 사용, 가맹점 정산까지 전 과정을 검증하며 종이 바우처 체계에서 발생하던 보조금 누수와 정산 지연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 시스템의 특징은 블록체인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기존 금융 시스템과 결합했다는 점이다. DSRV는 시스템의 대부분인 약 90%는 전통 금융(웹2) 방식으로 운영하고, 거래 추적과 감사가 필요한 핵심 영역에만 블록체인(웹3)을 적용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정호성 DSRV 글로벌사업실장은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인프라가 없는 환경에서도 실제로 작동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웹2 90%, 웹3 10%’ 구조로 블록체인은 신뢰 확보가 필요한 최소한의 영역에만 적용했다”고 말했다.

농업 전자바우처(Agri-eVoucher) 시스템 운영 과정 (사진=DSRV)
농업 전자바우처(Agri-eVoucher) 시스템 운영 과정 (사진=DSRV)
시스템은 크게 네 단계로 운영된다. 먼저 농민이 생체인증(KYC)을 거쳐 NFC 카드를 발급받는다. 이후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상점에서도 NFC 카드를 단말기에 접촉하면 보조금 잔액이 오프라인에서 자동 동기화된다. 구매 시에는 단말기 자체 생체인증(MFA)을 통과해야만 결제가 승인돼 도난이나 명의도용에 따른 부정 사용을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모든 거래 내역은 위·변조가 어려운 블록체인 원장과 정부의 바우처 관리 시스템(VMS)에 실시간으로 동기화돼 정산까지 이어진다.

DSRV는 통신망과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은 현지 환경을 고려해 NFC 카드 방식을 적용한 것이 실증 성공의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민감한 생체정보는 암호화 기술로 보호하고, 정부가 바우처 사용 현황과 농자재 재고, 수혜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해 데이터 주권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아프리카는 해외 송금 수수료가 평균 7%, 결제 수수료도 3% 수준으로 높은 데다 결제 인프라도 부족한 지역이 많다. 업계에서는 보조금 지급 이력이 디지털 기록으로 축적될 경우 향후 소액결제와 송금, 보험, 농업금융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의 기반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병윤 DSRV 공동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 스타트업의 블록체인 기술이 국제기구와 아프리카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 인프라 사업에 적용된 사례”라며 “정부와 금융권, 기업, 국제기구와 협력을 확대해 K-디지털 행정 인프라의 해외 확산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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