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넘어 '토큰 경제·AI 인프라'로…박윤영 KT, 미래 먹거리에 18조 원 베팅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7월 06일, 오후 04:51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글로벌 빅테크와 통신사들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으며 인공지능(AI)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KT(030200)가 철저하게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단순한 통신망 제공을 넘어 ‘AI 토큰 과금 기반의 새로운 경제 생태계’와 ‘실수요 중심의 AI 인프라’를 양대 먹거리로 삼아 확실하게 돈을 버는 ‘AX(AI 전환)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박윤영 KT 대표가 6일 서울 광진구 풀만 앰배서더 서울 이스트폴에서 열린 'kt AX 플랫폼 컴퍼니(Platform Company)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박윤영 KT 대표가 6일 서울 광진구 풀만 앰배서더 서울 이스트폴에서 열린 'kt AX 플랫폼 컴퍼니(Platform Company)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KT는 향후 5년간 정보보안과 네트워크 경쟁력 강화에 12조 원, AI 데이터센터(AIDC) 등 AI 인프라 구축에 6조 원 등 총 18조 원을 집중 투자한다고 6일 밝혔다.

이날 취임 100일을 맞은 박윤영 KT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AI 시대 KT의 본질은 사람과 AI, 그리고 AI와 AI를 연결하는 것”이라며 “고객이 가장 빛날 수 있는 무대와 조명을 제공하는 것이 KT의 AX 플랫폼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AI도 결국 돈이 돼야”…실수요 중심 AIDC 전략

KT의 전략은 글로벌 빅테크나 SK텔레콤의 대규모 선투자 방식과는 다르다. 기존 통신 인프라와 AI 소프트웨어를 결합하고, 실제 고객 수요에 맞춰 인프라를 확장하는 ‘실용주의’가 핵심이다.

KT는 향후 5년간 5조원을 투자해 1GW 규모의 AI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수도권은 선제적으로 확대하되, 비수도권은 입주 기업(테넌트)을 확보한 뒤 단계적으로 증설하는 이원화 전략을 택했다. 공실 위험을 최소화하고 투자 효율을 높이겠다는 판단이다.

전국 3500개 통신국사를 활용한 ‘AI 엣지’ 전략도 추진한다. AI 엣지는 데이터를 중앙 데이터센터가 아닌 이용자와 가까운 현장에서 실시간 처리하는 기술이다. KT는 기존 국사망을 활용해 피지컬 AI와 자율주행 시대의 초저지연 AI 추론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사진=KT)
(사진=KT)
◇AI 수요 감당할 해저케이블 투자 1조 단행...위성 주권도 지킬 것

AI 서비스가 확대될수록 국가 간 데이터 이동량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앞으로 5년간 1조원을 투자해 국제 해저케이블 용량을 현재 38Tbps에서 128Tbps 이상으로 확대한다. 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 고속도로’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박 대표는 “AI 확산으로 국제 데이터 트래픽이 8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제 수요가 큰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해저케이블은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뒷받침한다. 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은 대용량·저지연으로 무장된 글로벌 해저케이블을 글로벌 수출항로라고 불렀다.

위성 사업도 강화한다. KT는 국내 유일하게 정지궤도(GEO)와 저궤도(LEO) 위성 자산을 모두 보유한 KT SAT을 중심으로 6G 시대 위성 생태계를 확대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통신 주권은 대한민국이 가져야 한다”며 “저궤도 위성까지 생태계를 확장해 국가 연결 인프라를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박윤영 KT 대표가 6일 서울 광진구 풀만 앰배서더 서울 이스트폴에서 열린 'kt AX 플랫폼 컴퍼니(Platform Company)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박윤영 KT 대표가 6일 서울 광진구 풀만 앰배서더 서울 이스트폴에서 열린 'kt AX 플랫폼 컴퍼니(Platform Company)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미래먹거리는 ‘토큰 팩토리’와 ‘스테이블 코인’

KT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AI 토큰 기반 과금 사업도 제시했다. 토큰은 AI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처리되는 단위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 AI는 월 구독료를 내는 정액제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사용한 만큼 비용을 내는 종량제 시대가 열린다”며 “통신사가 가장 잘하는 분야가 과금인 만큼 핵심 플랫폼은 ‘토큰 게이트웨이’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성원 AX사업부문장은 “GPU와 NPU 활용을 최적화해 가장 저렴하게 AI 토큰을 생산하고, 문맥과 의도 기반 자동 라우팅으로 토큰 사용량 자체를 줄이겠다”며 “다양한 AI 에이전트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토큰 팩토리’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설명했다.

KT는 케이뱅크와 BC카드를 연계한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도 추진한다. 발행과 보관, 송금, 결제까지 연결되는 금융 플랫폼을 구축해 오는 2028년까지 아세안과 글로벌 사우스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보안 인력 2배 채용..9월 신입공채 140명 대폭 확대

KT는 AI 경쟁력의 기반으로 보안과 인재 투자도 확대한다.

전사 보안 인력을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늘리고, 서울대와 산학협력 과정을 신설해 그룹 차원의 보안 전문인력을 육성한다. BC카드와 케이뱅크 등 주요 계열사도 함께 참여한다.

신입사원 채용도 확대한다. 오는 9월 정기 공채 규모를 140명 이상으로 늘려 최근 수년간 유지해 온 채용 규모를 두 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박윤영 대표는 “경영 공백 속에서도 자리를 지켜준 임직원들에게 감사하다”며 “모든 구성원이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AX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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