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반도체 ‘전기 병목’ 해결 실마리 찾았다…AI 칩 전력 손실 줄인다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7월 13일, 오전 08:1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반도체 성능 저하와 전력 낭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전기 병목현상’을 해결할 새로운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금속 전극과 반도체가 만나는 경계에서 발생하는 접촉 저항을 줄이는 방식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초저전력 반도체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일 차세대 원천기술로 기대된다.

KAIST(총장 배충식)는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강기범 교수팀, 성균관대학교 조성범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2차원 반도체 소재 내부에서 전기가 막힘없이 흐르는 새로운 구조를 구현하고, 전류 이동 과정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직접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매터(Matter)’ 2026년 7월호에 게재됐다.

왼쪽부터) KAIST 강기범 교수, 견민승 박사, 김연규 박사과정, 홍승범 교수, (동그라미 왼쪽부터) 성균관대학교 홍지훈 박사과정, 조성범 교수. 사진=KAIST
왼쪽부터) KAIST 강기범 교수, 견민승 박사, 김연규 박사과정, 홍승범 교수, (동그라미 왼쪽부터) 성균관대학교 홍지훈 박사과정, 조성범 교수. 사진=KAIST
◇반도체 소형화의 난제 ‘접촉 저항’ 해결 도전

현재 반도체는 금속 전극과 반도체를 연결해 전류를 흐르게 하는 구조를 사용한다. 하지만 금속과 반도체가 맞닿는 경계에서는 접촉 저항(Contact Resistance)이 발생한다.

접촉 저항은 전류 흐름을 방해해 반도체 성능을 떨어뜨리고, 불필요한 전력 손실과 발열을 유발한다. 특히 반도체 크기가 나노미터 수준으로 작아질수록 영향이 커져 차세대 반도체 개발의 핵심 난제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기존처럼 금속 전극을 반도체 위에 붙이는 방식 대신, 하나의 2차원 소재 안에서 전기가 잘 흐르는 준금속 영역과 전류를 제어하는 반도체 영역을 연속적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구현했다.

원자층 두께의 2차원 소재인 백금 다이셀레나이드(PtSe₂) 내부에서 두 영역을 하나의 소재처럼 이어 붙여, 전류가 경계에서 막히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넙죽이가 설명해주는 연구개념도. 출처=KAIST. AI생성이미지
넙죽이가 설명해주는 연구개념도. 출처=KAIST. AI생성이미지
◇전류 흐름 나노미터 수준에서 세계 최초 관찰

연구팀은 원자힘현미경(AFM)을 활용해 박막 내부에서 전하가 이동하는 모습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직접 관찰했다.

그 결과 준금속 영역에서 반도체 영역으로 전류가 이동할 때 기존 구조처럼 흐름이 막히거나 방향이 꺾이는 현상 없이 저항 장벽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는 하나의 소재 안에서 형성된 계면이 전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세계 최초 사례다.

또한 연구팀은 반도체 영역에 전기장을 가해 실제 트랜지스터처럼 전류 흐름을 조절할 수 있는지도 검증했다. 그 결과 안정적인 전류 제어가 가능해 차세대 전자소자로 활용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이미지. 출처=KAIST. 생성형이미지
연구이미지. 출처=KAIST. 생성형이미지
◇AI 반도체·초저전력 칩 개발 핵심 기술 기대

이번 연구는 반도체 미세화 과정에서 가장 큰 기술적 한계 중 하나였던 접촉 저항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특히 대규모 연산으로 전력 소비와 발열 문제가 커지고 있는 AI 반도체를 비롯해 초저전력 반도체, 차세대 로직 반도체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홍승범 KAIST 교수는 “2차원 반도체 계면에서 전류가 흐르는 모습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직접 확인한 세계 최초 사례”라며 “단일체 계면이 전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한 만큼 다양한 차세대 반도체의 접촉 저항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원천기술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김연규 박사과정, 견민승 박사와 성균관대 홍지훈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STEAM연구사업 및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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