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 제1차관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대통령업무보고를 앞두고 하반기 중점추진 과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7.16 © 뉴스1 김명섭 기자
정부가 양자컴퓨터와 신약,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등 국가 전략기술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난제 해결에 나선다. 12개 분야의 기술 목표와 달성 시점을 담은 'K-문샷' 마일스톤은 8월 말 공개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 주재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12개 국가 난제' AI로 푼다
'K-문샷'은 성공 가능성이 낮더라도 성공했을 때 파급력이 큰 기술에 도전하는 국가 연구개발 프로젝트다.
정부는 양자와 신약, BCI, 에너지 등 전략기술 연구에 AI를 접목하고 분야별 성능 목표와 개발 일정을 설정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12개 분야의 세부 마일스톤을 마련하고 있다. 분야별로 목표 달성 시점과 단계별 관문을 정해 연구 진행 상황을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사전 브리핑에서 기존 연구개발 절차로는 답이 정해지지 않은 고위험·고난도 과제를 추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기존 제도와 상충하는 문제도 일부 발생해 관련 규정을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자·신약·BCI…'세계 최초·최고' 기술 도전
양자 분야에서는 올해 안에 50큐비트급 국산 양자컴퓨터를 확보한다. 2029년까지는 계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보정할 수 있는 100큐비트급 오류정정용 양자컴퓨터 개발을 목표로 한다.
양자 클러스터도 지정해 양자컴퓨터와 센서, 통신 등 관련 기술을 지역 산업에 적용하는 사례를 발굴할 계획이다.
신약 분야에서는 AI가 설계한 후보물질을 AI와 로봇으로 신속하게 검증하는 자율실험 인프라를 구축한다. 2027년 암에 특화된 AI 모델 개발에 착수해 2028년 말 초기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다.
후보물질 탐색과 검증 과정에서 반복되는 실험을 자동화해 신약 개발 기간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뇌 신호로 컴퓨터나 기기를 제어하는 BCI 개발도 추진한다. 정부는 2030년 사지마비 환자용 제품 실증을 목표로 오는 8월 산·학·연·병 협의체를 출범한다. 내년부터는 뇌와 컴퓨터 사이의 신호를 해석하고 전달하는 AI 원천기술 개발에 착수한다.
AI 확산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용융염원자로와 초소형모듈원자로 등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전략을 발표한다.
내년에는 SMR을 탑재한 원자력 추진선 건조를 위한 민관 합작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핵융합 분야에서는 2030년대 전력 생산을 목표로 실증로를 설계하고, 2035년 준공을 위해 내년부터 특수목적법인(SPC) 등 민관협력 모델을 마련한다.
실패해도 후속지원…정부가 신기술 기업에 투자
도전적인 연구를 뒷받침하기 위한 R&D 제도도 바꾼다. 정부는 이달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시행령을 개정해 연구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연구 과정이 우수하면 후속 연구를 지원하는 '실패의 자산화'를 도입한다.
성과 달성 여부만으로 연구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지 않고 연구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과 데이터, 시행착오도 다음 도전을 위한 자산으로 인정하겠다는 취지다.
과기정통부는 우선 한계에 도전하는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이 제도를 적용한다. 내년에는 연구 실패 이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별도의 재도전 트랙을 마련할 계획이다. 적용 사업과 평가 기준, 지원 규모 등은 추가로 구체화한다.
민간 투자를 받기 어려운 신기술 기업에는 정부가 출연금 대신 투자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투자형 R&D'도 도입한다.
전문기관이 정부를 대신해 기업을 선정하고 지분 투자와 투자금 회수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성공하면 기업가치를 산정해 투자 수익을 회수하고 이를 다른 연구개발에 다시 투입한다.
실패할 경우 정부가 투자 위험을 부담한다. 기업가치 산정과 회수 방법 등 구체적인 기준은 하반기 중 마련해 고시로 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올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2027년 시범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홍순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성과평가정책국장이 1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정부R&D 제도개선 성과보고회'에서 '연구자 중심 제도 시스템 개선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7.1 © 뉴스1
출연연 공통행정 통합…연구지원 시스템 하나로
연구자의 행정 부담도 줄인다. 연구기관 자체 시스템과 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IRIS)을 연계하고 연구과제, 연구비, 성과 관리로 나뉜 연구지원 시스템을 2028년까지 통합한다.
오는 9월에는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를 개통해 연구자에게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제공한다. 평가위원 선정과 연구비 모니터링, 연구행정 규정 해석 등 R&D 관리 과정에도 AI를 도입한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연구과제중심제도(PBS)의 단계적 폐지에 맞춰 연내 기관별 고유 임무를 정립한다. 감사와 채용, 홍보 등을 포함한 4개 공통 행정 분야의 기능도 통합할 계획이다.
다만 분야별 인력 규모와 통합 시점은 출연연과 추가로 협의한다. 통합 조직의 인력은 특정 기관 직원을 일괄 이동시키는 대신 공개채용 방식으로 충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대학에는 연구인력과 인프라에 자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블록펀딩 방식을 도입한다. 과학기술원 내 창업원은 현재 1곳에서 4곳으로 늘리고 연내 500개 이상의 딥테크 창업팀을 발굴한다.
과기원 부설 영재학교를 확대하고 연구비와 비자, 정주 여건 등을 지원해 연내 해외 인재 600여 명을 국내로 유치한다. 해외 인재 유치 실적은 6월 말 기준 약 380명이다.
지역 자율 R&D는 2027년 전년 대비 약 3배 규모로 확대하고 지역 신진 연구자를 위한 별도의 기초연구 트랙도 신설한다.
kxmxs410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