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카이스트·국방연, 스스로 판단해 뛰는 사족로봇 개발

IT/과학

이데일리,

2026년 7월 16일, 오후 04:20

연구진들. (왼쪽부터)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박재현 박사과정생, 박해원 교수, 고려대 기계공학부 겸 스마트모빌리티학부 홍승우 교수(흰색 옷), 강준길 연구원(연구 당시 국방과학연구소). (고려대 제공)
연구진들. (왼쪽부터)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박재현 박사과정생, 박해원 교수, 고려대 기계공학부 겸 스마트모빌리티학부 홍승우 교수(흰색 옷), 강준길 연구원(연구 당시 국방과학연구소). (고려대 제공)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국내 연구진이 복잡한 장애물이 있는 야외 험지에서 스스로 판단해 걷고, 달리고, 뛰어넘을 수 있는 똑똑한 사족 보행 로봇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 하나의 제어기로 다양한 보행 방식을 자연스럽게 전환하며 최고 초속 6m로 달리는 등 로봇의 실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려대는 홍승우 기계공학부 겸 스마트모빌리티학부 교수 연구팀이 카이스트(KAIST) 기계공학과 박해원 교수 연구팀, 국방과학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통해 주변 환경에 맞춰 보행 방식을 자유롭게 전환하며 험지를 안정적으로 이동하는 사족 보행 로봇 제어 기술을 구현했다고 16일 밝혔다.

기존의 사족 보행 로봇은 평탄한 바닥을 빠르게 달리거나 단일 장애물을 넘는 수준에 머물렀다. 계단이나 틈 같은 복잡한 야외 환경에서는 걷기, 달리기, 뛰어넘기 등 개별 보행 기술을 별도로 설계해야 했기에 상황에 따른 매끄러운 동작 전환이 어려웠고, 이는 로봇의 이동 속도와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한계로 지적돼 왔다.

공동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 사전학습 기반 트랜스포머 강화학습(APT-RL)’ 제어 기술을 새롭게 개발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대규모의 고품질 운동 데이터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데 있다. 기존에는 실제 동물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측해 데이터를 수집해야 했지만, 연구팀은 로봇 동역학과 궤적 최적화를 활용해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데이터 자동 생성을 가능하게 했다. 이를 통해 실제 15.5시간 분량에 달하는 고품질 운동 데이터를 단 8분 만에 만들어내며, 학습 데이터 구축 시간을 기존보다 크게 줄였다.

사이언스 로보틱스 논문 표지 이미지. (고려대 제공)
사이언스 로보틱스 논문 표지 이미지. (고려대 제공)
또한 로봇이 복잡한 3차원 지형을 스스로 판단해 극복할 수 있도록 강화학습을 수행했다. 로봇에 깊이 카메라와 라이다를 탑재해 실시간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현재 지형에 가장 적합한 최적의 보행 전략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했다.

특히 이 제어 기술은 하나의 제어기로 걷기·달리기·뛰어넘기 등 서로 다른 보행 기술을 통합 제어한다. 별도의 모드 전환 없이 상황에 맞춰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선택하고 전환해 실제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제어 기술을 사족 보행 로봇에 적용해 실내외 환경에서 검증한 결과, 계단과 잔디 등 도심 환경은 물론 쓰러진 나무와 낙엽길이 있는 자연 지형에서도 안정적인 이동 능력을 보였다. 장애물이 흩어져 있는 실제 험지 환경에서는 순간 최고 초속 6미터의 빠른 속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홍승우 고려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로봇 동역학과 궤적 최적화 등 모델 기반 방법론을 강화학습과 결합해 학습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성과”라며 “향후 국방이나 재난 구조 등 예측하기 힘든 험지 환경에서 로봇 실용화를 앞당기는 차세대 이동 로봇의 핵심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로봇 분야 최고 권위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 온라인판에 7월 16일 게재됐으며, 우수성을 인정받아 해당 학술지의 7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의 연구비 지원, 그리고 국방과학연구소 미래도전국방기술 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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